화재·모비스 자회사 매각 반발·임협까지…현대차그룹 덮친 리스크

김수지 2026. 5. 1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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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사업부 매각 반발에 현대IHL 파업 장기화
본사 임협도 변수…성과급·정년 연장 쟁점 부상
안전공업 화재 여파로 팰리세이드·그랜저 등 생산 차질
현대차그룹 양재 사옥 전경.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상반기 생산 현장의 부품망·노사 악재로 흔들리고 있다. 최근 현대모비스 램프사업부 매각에 반발한 자회사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다, 본사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도 본격화됐다. 앞서 지난 3월에는 대전 안전공업 화재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며 팰리세이드와 그랜저 등 일부 차종 생산이 지연된 바 있어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부품망·노사 리스크가 상반기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현대모비스 자회사 파업 장기화…램프사업부 매각이 도화선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현대IHL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지난달 27일부터 전면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추진 중인 램프사업부 매각에 반발하는 차원이다.

갈등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현대모비스의 램프사업부 매각 추진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1월 프랑스 자동차 부품업체 OP모빌리티와 램프사업부 거래를 위한 MOU를 체결하고, 올 상반기 매각 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전동화·자율주행·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
반면 노조는 매각 추진 과정과 고용 안정 문제를 두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주지부 현대IHL지회와 모트라스지회, 사무연구직지회 등은 지난 13일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서 램프사업부 매각을 규탄하는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현대IHL은 램프를, 모트라스는 자동차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모비스 부품 생산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사업부 매각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산업이 전동화·자율주행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내연기관 관련 사업 축소와 인력 재배치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본사 임단협도 시작…성과급·정년 연장 쟁점

지난해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 본사 노사관계도 변수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6일 상견례를 갖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 들어갔다. 최근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에서 성과급 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섭력이 강한 현대차 노조의 요구안에도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 앞서 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완전 월급제 시행, 상여금 750%에서 800%로 인상 등을 사측에 요구했다. 여기에 노동 강도 강화 없는 노동시간 단축, 국민연금 수급 시기와 연동한 정년 연장, 신규 인원 충원 등 고용 안정 관련 요구도 포함됐다.

안전공업 화재에 주력 차종 생산 차질

지난 3월 21일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올해 첫 변수는 부품 수급에서 시작됐다. 지난 3월 대전에 위치한 부품사 ‘안전공업’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현대차 일부 차종 생산에도 영향이 불가피했다. 해당 공장은 현대차 주요 차종에 들어가는 부품을 공급해온 곳으로, 화재 이후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며 팰리세이드와 그랜저 등 일부 차종 생산이 지연됐다.

완성차 생산은 수만 개 부품이 정해진 순서에 맞춰 투입돼야 하는 구조다. 특정 부품 공급이 막히면 생산라인 전체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팰리세이드와 그랜저처럼 판매 비중이 큰 차종의 생산이 밀릴 경우, 단순 공장 가동 문제를 넘어 회사의 매출 및 판매 대수에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현대차 관계자는 4월 판매 실적과 관련해 “지난달 협력사 부품 수급 차질로 인해 팰리세이드, G80 등 주력 판매차종의 생산량 감소와 더불어 신차 대기 수요로 판매실적이 줄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생산 안정성 측면에서 보면 현대차가 전체적으로 노조에 많이 끌려다니는 모습”이라며 “ESG 경영에 대한 준비 부족도 안전공업 사태로 이어진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갈등 완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는 동시에 달성하기 쉽지 않은 과제”라며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을 고려하면 고용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노사관계는 유지하되 자연 감소분에 대해서는 로봇을 도입하는 방식으로 가야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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