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자회사 통해 일진머티 인수하는 '롯데케미칼'

김보라 2022. 11. 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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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 PICK] 11월 22일 출근길에 살펴보는 주요 기업공시
롯데케미칼 유증, 씨앤투스성진 자사주취득, 바이오인프라 상장철회

공시줍줍 에디터들이 직접 선별(PICK)한 기업공시를 평일 아침 7시에 전해드리는[공시줍줍 PICK]!

오늘 공시PICK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롯데케미칼, 자사주취득결과보고서를 공시한 씨앤투스성진, 코스닥시장 상장 철회를 발표한 바이오인프라 이야기를 가져왔어요. 

일진머티 인수위한 유상증자

지난주 18일이었죠. 오후에 롯데케미칼이 유상증자 결정공시를 발표했어요. 850만주의 신주를 발행하고 이를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배정하겠다고 한 것. 이번 유상증자는 기존 총 발행주식수의 무려 25%에 달하는 규모예요. 

유상증자 신주의 예정발행가격은 1주당 13만원. 유상증자 신주가격은 추후 주가흐름을 반영해 1차, 2차발행가격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최종 확정가격으로 정할 예정이에요. 현재 롯데케미칼 주가보다 낮은 금액이지만 증자 규모자체가 크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도 상당한 자금출혈을 감당하거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지분율 하락을 감내해야 하는데요. 

롯데케미칼은 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1조1050억원(예정발행가격 기준) 중 5000억원은 운영자금과 나머지 6050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에 사용한다고 밝혔어요. 구체적으로 운영자금은 석유화학산업 기초원료인 납사의 매입대금을 지불하는데 사용할 예정.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은 세계4위의 동박기업인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분 취득에 사용할 계획이에요. 

동박사업은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2차전지 사업의 핵심 소재인데요. 전기화학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전자를 모으고 전기화학반응에 필요한 전자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요. 2차전지를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재료죠. 이 동박을 생산하는 업체 세계 순위는 SK넥실리스가 1위, 2위는 중국 왓슨, 3위는 대만 창춘이 이어 일진머티리얼즈가 4위를 차지하고 있어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 단숨에 동박생산기업 4위에 이름을 올리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일진머티리얼즈의 인수주체. 유상증자 공시만 보면 롯데케미칼이 직접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롯데케미칼의 미국법인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는 건데요. 

일진머티리얼즈의 정확한 인수주체는 롯데케미칼의 자회사인 롯데배터리머티리얼즈 USA(LOTTE Battery Materials USA Corporation)예요. 롯데케미칼은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을 다시 미국 자회사 유상증자 참여자금으로 사용함으로써 자회사에 자금을 대주는 연결고리를 만들 예정. 즉 롯데케미칼은 이번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을 일진머티리얼즈 직접 인수에 사용하는 것이 아닌 셈이죠. 

물론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은 미국자회사 재무제표에 반영하고 이는 롯데케미칼 연결회계기준으로도 잡힐 예정. 다만 일진머티리얼즈의 직접 인수주체가 롯데케미칼이 아님에도 인수를 위한 자금 상당부분을 롯데케미칼 주주들에게 얻으려 한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요. 

자회사를 통한 인수에 대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이 전기차 소재 시장에서 급증하는 시장인 만큼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자회사를 통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노릴 계획"이라고 밝혔어요. 
 
미국 자회사는 롯데케미칼로 받은 자금으로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의 지분 53.3%와 일진머티리얼즈의 자회사인 아이엠지테크놀로지(일진머티리얼즈의 투자법인, 지분율 86.21%)의 신주인수권(허재명 대표 등이 보유)을 매수하는데 사용할 계획이에요.

이번 미국 자회사의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는 유상증자 자금 6050억원뿐만 아니라 미국 자회사가 자체 보유한 현금(3950억원) 및 은행차입금(1조7000억원)이 들어갈 예정이에요. 롯데케미칼 및 미국 자회사 입장에서 기업운명에 중요한 변곡점일 수 있는 투자를 감행한 셈. 기존 롯데케미칼 주주들은 이번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로 인해 기업이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주주로서 성장의 과실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잘 파악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어요. 

그 밖에 간추려본 기업공시

-코스닥시장 상장사 씨앤투스성진이 지난 10월 5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직접 취득하겠다고 공시한 뒤 이번에 자사주취득 결과보고서를 발표했어요. 씨앤투스성진이 취득한 총 자사주 수량은 104만6517주. 10월 자사주취득결정 공시를 발표했을 때 목표한 수량은 119만4743주인데요. 애초 목표수량보다 14만8226주 덜 취득한 것이죠. 씨앤투스성진은 '주가변동에 따른 호가 내 거래미체결' 때문에 취득예정수량과 실제 취득수량 간의 차이가 발생했다고 밝혔어요. 

자사주직접 취득은 자사주취득 신탁계약과 달리 회사가 취득하겠다고 약속한 수량을 전부 취득해야 해요. 다만 씨앤투스성진처럼 회사가 시장에서 사겠다고 부른 가격과 실제 팔겠다고 한 투자자의 가격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에는 약속한 수량을 전부 취득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씨앤투스성진 주주들은 앞으로 회사가 보다 명확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확보한 자사주를 소각할지 여부를 지켜봐야겠죠. 

-코스닥시장 상장에 도전하려던 바이오인프라가 상장을 철회했어요. 이 회사는 제1상 임상시험을 위탁받아 연구하는 기관으로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의뢰를 받아 연구개발을 대행하는 위탁연구기관이에요. 오는 22일~23일 이틀 간 공모주 청약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적절한 회사의 가치를 평가 받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어요. 보통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는 경우는 대외적인 시장여건이 좋지 않거나 기관투자자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아 기업이 원하는 공모가보다 더 낮은 공모가로 상장을 할 때 제출한다는 점.

[오늘 읽어본 공시(공시발표 시각)]
-롯데케미칼, 주요사항보고서(유상증자결정)(11월 18일 16:25)
-씨앤투스성진, 자기주식취득결과보고서(09:20)
-바이오인프라, 철회신고서(13:29)

*공시줍줍의 모든 내용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분석일 뿐 투자 권유 또는 주식가치 상승 및 하락을 보장하는 의미를 담고 있지 않습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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