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창원 NC파크 연장 10회초, 1사 2·3루에서 비거리 120m짜리 스리런 홈런이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4회에 이어 한 경기 두 번째 홈런이었고, 3안타 4타점의 인생 경기였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김호령이 지금 가장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KIA 팬들이 불안에 떠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한 경기 2홈런, 298일 만에 또

KIA는 0-3으로 뒤진 상황에서 4회 김호령의 솔로홈런으로 추격의 불씨를 살렸고, 5회 한준수·박민의 백투백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든 뒤 연장까지 끌고 갔다.

연장 10회 박재현의 역전 적시 2루타로 포문이 열린 뒤 타석에 들어선 김호령이 스리런 홈런을 꽂아 넣으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지난해 7월 이후 298일 만에 나온 멀티 홈런이었다.

김도영도 8-4 상황에서 시즌 10호 솔로포를 추가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KIA는 9-4로 연장 대역전극을 완성하며 13승 13패로 5할 승률 복귀와 동독 5위 탈환에 성공했다.
11년 누적 연봉 9억, 이제 대박 찬스

김호령은 안산 출신으로 프로 데뷔 11년차가 되도록 총 누적 연봉이 9억 원에 불과했다. 올해 2억 5천만 원으로 파격 인상됐지만, 그 전까지 10년 동안 6억 5천만 원을 받은 선수다.

수비에서는 오래전부터 리그 최정상급 중견수라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정작 연봉은 그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 올 시즌 타격까지 눈을 뜨면서 드디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대박 FA 찬스가 왔고, 지금 누구보다 불타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 있다.
KIA 입장에서 이 선수 놓치면 답 없다

문제는 KIA 입장이다. 최원준이 KT로 떠나면서 KIA 외야진에서 검증된 수비 자원이 김호령 한 명이 됐다. 이 선수가 빠지면 중견수 자리에 박재현급 자원으로 메워야 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팬들 사이에서 "대안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거기다 김호령은 FA B등급으로 보상 선수 부담도 적어 타 구단이 달려들 모든 조건을 갖췄다. 35세에 65억을 받은 박해민의 선례를 생각하면, 장타 능력까지 갖춘 30대 초반 공수 겸장 중견수 김호령이 최소 80억 선에서 복수 구단의 경쟁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은 충분하다.

KIA는 최원준을 보낼 때도, 박찬호 오퍼를 포기할 때도 재정적 이유로 결단을 내린 구단이다. 팬들이 "오버페이 안 하는 구단"이라며 불신을 드러내는 것도 그 경험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김호령만큼은 다르다는 게 팬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수비 공백이 수치로 드러나는 오늘날 야구에서, 리그 최정상급 중견수를 원소속팀 할인도 없이 잃는다는 건 단순히 한 선수를 놓치는 문제가 아니다. KIA가 이 선수를 붙잡을 의지가 있는지,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그 답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