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게 글쓰기란?…"지난 30년, 전류 흐르듯 생생하게 느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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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한강 작가(54)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담담한 일상에서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며, 삶의 30년은 금방 지나갔으나 글을 쓰며 보낸 지난 30년은 여전히 길고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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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한강 작가(54)가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담담한 일상에서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며, 삶의 30년은 금방 지나갔으나 글을 쓰며 보낸 지난 30년은 여전히 길고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그가 얼마나 촘촘하고 밀도 있게 글을 구상하고 쓰는지 알 수 있는 표현이다.
한강 작가는 17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1층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 직후 밝힌 수상 소감에서 "1994년 1월에 첫 소설을 발표했으니, 올해는 그렇게 글을 써온 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며 "이상한 일은, 지난 30년 동안 나름으로 성실히 살아내려 애썼던 현실의 삶을 돌아보면 마치 한 줌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짧게 느껴지는 반면,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30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쓰는 작업에 대해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제가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소설에 대해 막상 쓰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설 때 스스로 놀라게도 되지만, 먼 길을 우회해 마침내 완성을 위해 나아갈 때의 기쁨은 크다고 설명했다.
한강 작가는 "약 한 달 뒤면 만 54세가 된다"며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다,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그렇게 쓰다 보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그 6년 동안 다른 쓰고 싶은 책들이 생각나, 어쩌면 살아 있는 한 언제까지나 세 권씩 앞에 밀려 있는 상상 속 책들을 생각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면서도 "다만 그 과정에서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있다, 동시에 일상의 삶을 침착하게 보살피는 균형을 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한강 및 포니정재단 설립자인 정몽규 이사장, 고 정세영 HDC그룹(전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의 부인 박영자 여사 등이 참석했다. 한강은 이날 시상식을 통해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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