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쓰라는 구독형 '시트 열선' 그냥 덥혀 쓰세요...다치아, 보온팩 무상 제공

전 세계가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강력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일반 가정과 건물은 난방에 비상이 걸렸고 추위에 유독 약해 주행 거리가 크게 줄어든 전기차가 운행을 포기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대부분 폐열로 실내 온도를 높이는 난방 장치와 함께 시트와 운전대 열선 기능으로 추위에 대비한다.

시트와 운전대 열선은 엔진 예열로 실내 온도를 끌어올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비교적 길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용하는 편의 사양이다. 국내에서는 대부분 모델에 기본 적용하는 사양이지만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는 선택 품목 또는 구독 서비스로 운영하는 브랜드가 제법 있다.

겨울철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지역일수록 선택 품목으로 운용되는 편의 사양이다. 시트 열선(Heated Seat)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BMW다. BMW는 지난해 열선 시트와 커넥티드 드라이브를 사용 기간에 따라 요금을 내야 사용할 수 있는 구독 서비스를 도입했다.

시트 열선을 구독서비스로 제공하는 행태(?)를 르노 계열 다치아(Dacia)가 은근히 꼬집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다치아는 차량에 열선 시트 기능이 적용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구독료를 내지 않아 사용하지 못하는 차량 운전자를 위해 보온팩을 무상제공한다고 최근 밝혔다.

뜨거운 물을 담아 차가운 시트를 덥힐 수 있는 보온팩은 시트 열선을 선택품목 또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는 경쟁 브랜드를 다분히 겨냥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치아 보온팩은 영국에 있는 단 3곳의 전시장에서 각각 25개, 총 75개만 선착순으로 제공될 뿐이다.

보온팩 기능도 뜨거운 물을 담아 시트에 올려놓고 덥히는 것에 그친다. 다치아는 깔고 앉거나 등에 대고 압력을 가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러면서 다치아의 주요 모델에는 열선 시트가 기본 적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다치아는 "신차의 기본 가격은 운전자와 안전 운전을 위한 기본 기능을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열선 시트 따위를 월정액을 내고 사용하는 구독 서비스가 '치졸한 장사'로 비난을 받기도 하지만 필요한 기능을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합리적이라는 주장도 있기는 하다.

그럼에도 자동차 업계는 열선 시트와 같은 편의 사양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안전 사양, 안전운전보조시스템을 포함한 자율주행 그리고 메르세데스 벤츠와 같이 퍼포먼스 부문까지 구독 서비스 분야를 확장하려 하고 있다. 따라서 기본 사양과 선택 품목 경계에서 다치아와 비슷한 방식의 마케팅도 자주 등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