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란드가 한국산 K2 흑표 전차를 추가로 도입하면서 동유럽의 군사적 균형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일 방위사업청 발표에 따르면, 폴란드 정부는 현대로템과 K2 전차 2차 도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번에 도입되는 물량은 180대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단순한 무기 거래를 넘어서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폴란드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국경의 긴장이 높아지자 '유럽 최강 군대'를 만들어 서방 안보의 기틀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바로 우리나라의 K2 흑표 전차가 있습니다.
동서남북 완벽 배치, 폴란드의 전략적 계산
흥미로운 점은 폴란드가 전차 배치에서 보여주는 전략적 사고입니다.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동부 우크라이나 국경에는 미국산 M1A2 에이브럼스 전차를, 북동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 국경에는 한국산 K2 흑표 전차를 배치할 계획입니다.

특히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가 유럽을 침공할 때 전초기지로 쓸 가능성이 매우 큰 곳으로 지목되는 요충지죠.
이 지역에 K2 전차가 배치된다는 것은 한국산 무기가 사실상 대러시아 최전선 방어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국산 전차가 유럽 최전방을 지키는 상징적 역할을 하게 된 셈이죠.
1000대 대규모 도입, 유럽 최강 기갑전력 꿈꾸는 폴란드
폴란드의 K2 전차 도입 규모는 정말 놀라운 수준입니다.

2022년 한국 방산업체들과 맺은 총괄 계약에는 K2 전차 1000대를 도입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미 1차 계약으로 180대를 도입하기로 했고, 이번 2차 계약으로 180대를 추가 도입하게 됩니다.
방사청은 2차 계약에 현지 생산 거점 구축이 포함된 점을 들어 "총괄 계약에 포함된 1000대 물량에 대한 후속 계약의 이행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해외 군사 매체 전망에 따르면, 폴란드는 장기적으로 소련제와 폴란드제, 독일제 전차를 모두 퇴역시키고 K2와 M1A2 두 첨단 전차만 최대 1300대 운용할 예정입니다.
독일도 넘어서는 기갑전력, 전통 강국의 위상 변화
이 전망대로라면 폴란드는 전통적인 기갑 강국 독일과 비교해도 상당한 우위를 점하게 됩니다.
독일이 2033년까지 레오파르트2 A5~A8 전차를 약 433대 보유할 계획인 반면, 폴란드는 그 세 배에 달하는 첨단 전차를 보유하게 되죠.

이는 유럽 내 군사력 균형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폴란드가 K2 전차를 필두로 '유럽 최강 기갑전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것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과거 독일이나 프랑스 등 서유럽 강국들이 주도하던 유럽 군사력의 중심축이 동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는 셈이죠.
벨라루스 대통령의 격한 반응, "세계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
폴란드의 대규모 군비 증강에 대해 벨라루스의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외신에서는 지난 7월 3일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은 폴란드가 전쟁을 준비한다면서 "세계지도에서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폴란드가 미국 등 외국에서 빌린 돈으로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며, 이는 동유럽을 군사화하려는 서방 측 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폴란드와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러시아와 동맹국에 맞선 서방 강대국들의 대리전쟁에 동원될 위험이 있다고 말했죠.
특히 "그들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지기로 작정하면 그건 그들의 선택"이라며 "이 나라들에 서방이 필요로 하거나 서방의 관심을 끌 만한 다른 역할은 없다"고 독설을 퍼부었습니다.
1994년부터 32년째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며, 러시아와 연합국가를 추진할 만큼 맹방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동유럽 군사적 균형의 새로운 국면
폴란드의 K2 전차 도입과 벨라루스의 강력한 반발은 동유럽 지역의 군사적 균형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산 K2 흑표 전차가 단순한 수출 무기를 넘어서 유럽 안보 체계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우리나라 방산업계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폴란드·리투아니아·라트비아와 국경을 맞댄 벨라루스는 러시아의 든든한 동맹국으로, 이들의 반발은 예상된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폴란드의 의지는 확고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위협을 실감한 폴란드가 서방 안보의 보루 역할을 자처하며 대규모 군비 증강에 나선 것이죠.
앞으로 K2 전차가 유럽 최전선에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그리고 이것이 동유럽 지역의 군사적 균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됩니다.
분명한 것은 한국산 무기가 이제 유럽 안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