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고성능 자동차의 기준”..BMW M3 컴페티션 M xDrive Lci
[데일리카 김경현 기자] BMW의 자존심이자 자신감을 대변하는 3시리즈의 고성능 모델 M3는 고유명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브랜드를 불문하고 고성능 신차가 등장할 때면, “그래서 M3보다 빠른가?”라는 반문이 곳곳에서 들려오는 탓이다.
이러한 아성은 G80 M3 컴페티션 M xDrive Lci(부분변경)를 통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전작 대비 20마력이 높아진 최고 출력은 물론이다. 신형 OS인 ID 8.5를 적용했으며, 신형 LED 헤드라이트와 카본으로 감싼 신형 D컷 핸들도 탑재됐다. 아울러 후륜구동과 사륜구동을 임의로 전환할 수 있는 M xDrive와 새롭게 적용된 M 스텝트로닉 스포츠 자동 8단 변속기, M 컴파운드 브레이크 시스템도 장착됐다. 다만 약해진 변속 충격과 날 것의 느낌, 내부 소재의 마감은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 적수 없는 독보적인 파워트레인..전작대비 20마력 증가
G80 M3 Competion M xDrive Lci의 파워트레인은 배기량 3000cc 6기통 터보 엔진과 ZF사의 8단 미션이 장착됐는데 전작과 동일하다. 그러나 ECU 튠업 과정을 거쳐 최고 출력은 20마력 증가한 530마력, 최대 토크는 66.3kg.m를 발휘한다. 덕분에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데 단 3.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엔진의 전반적인 느낌은 매우 부드럽다. 데일리카로서 사용하기에 손색없을 정도며,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도 그 이점을 놓치지 않는 점은 매우 칭찬할 만하다. 액셀러레이터의 답력은 꽤 무거운 편이다. 덕분에 전개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530마력의 출력을 세밀하게 분출해 낼 수 있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M 스텝트로닉 스포츠 변속기도 매끄러웠다. DCT가 장착된 이전 세대 ‘F82’의 단점으로 ‘저속 구간 울컥거림’도 완벽하게 해결된 모습이다. 똑똑한 로직은 기본 덕목.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다양한 변속 모드를 마련한 BMW의 세심한 배려도 매력 포인트다.
가속력은 의심할 필요가 없다. 터보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RPM과는 무관하게 즉각적인 발진 능력을 뽐낸다. 리스폰스(반응)가 워낙 뛰어나 자연 흡기 차를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다. 출력의 부족함을 느끼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장점만큼 단점도 명확했다. 전작 대비 너무 부드럽고 고급스러워졌다. 날것을 원하는 자동차 마니아에게는 아쉬움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 이전 세대 대비, 부드러운 엔진음과 정제된 배기음 탓이다. 순정 가변 배기 플랩이 열리는 4000rpm 이상으로 주행해 봐도 속 시원한 사운드는 연출되지 않았으며 답답함 마저 느껴졌다.
애프터마켓의 배기 시스템을 장착하면 충분히 해결되겠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특히 고 RPM에서의 강력한 변속 충격도 이젠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 날카로운 주행 감각은 그대로..독보적인 하체 성능
어댑티브 M 서스펜션의 완성도는 상당했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변화의 폭이 큰 편인데, 컴포트 모드에서의 승차감은 고성능 차량임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꽤 부드러웠다. 반면 스포츠 모드에서는 꽤 단단했으나, 그 강도가 F바디 보다는 덜 했다.
코너 주파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타이어의 온도를 충분히 올린 후 외곽지역으로 향했다. 코너에 돌입하기 위해 브레이크 밟자, 속도계는 0에 수렴하는 듯 연신 바쁘게 움직였다. 하중 이동으로 인해 불가피한 피칭 동작조차 고급스러운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이내 코너에 돌입하자 운전자가 원하는 이상적인 거동을 보이며 ‘레일 위의 기차’와 같은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나갔다. 4륜의 특성상 액셀러레이터 개입 시의 오버스티어는 불가피했지만, 운전자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2% 부족했다. 4륜 구동 시스템이 장착된 탓에, 똑똑한 차체 제어장치가 운전을 돕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이내 후륜과 사륜구동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M xDrive 기능을 활용해 다시 한번 내달렸다.
고속 주행 시의 안정성도 뛰어났으며, 불필요한 거동은 철저히 배제됐다. 급격한 차선 변경 시에도 수평 이동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으며, 조향도 매우 직관적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정확히 이동한다.
이따금 롤링이 느껴지긴 했지만, 불안함은 느낄 수 없었다. 다만 교각의 이음새와 노면에 파여있는 홈을 지날 경우 불쾌한 진동과 소음의 폭이 크다. M3의 지향점을 생각해 보면 납득은 가지만, 다소 아쉬운 것은 부정할 수 없겠다.
예술이다.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방향을 바꿀 경우, 차량의 머리가 안쪽으로 기운다. 이내 가속할 경우 뒷바퀴가 흐르는데, 그 짜릿함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90년대를 장식했던 퓨어 스포츠카들과 비교해 봐도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카운터 스티어링을 통해 차체를 충분히 바로잡을 수 있을 정도로만 뒷바퀴를 흘려준다. BMW의 기술력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이를 맹신하게 된다면 곧바로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에 필히 주의해야 한다.
■ “난 뒤태가 더 예뻐”..호불호 강한 전면 디자인
디자인은 개인의 취향 차이이므로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겠다. 일각에서는 G바디의 전면부 디자인이 다소 과하다는 의견을, 다른 한편에서는 역대 M3 중 가장 멋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는 보닛 상단의 과감한 캐릭터라인을 필두로, 5각형으로 이뤄진 수평 형태의 큼지막한 헤드라이트와 거대한 키드니 그릴 탓이다. 다소 조화롭지 못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보면 나름 매력이 느껴진다.
반면 후면부 디자인의 경우,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 호감을 느낄만하다. 수평적인 디자인을 연출해 단아하고 차분한 인상을 보여주면서도, 곳곳에 각진 포인트를 적용한 덕분에 날렵함까지 느껴진다. 특히 리어 디퓨저에 자리 잡은 4개의 배기구 덕분에, 누가 봐도 고성능 차량임을 짐작할 수 있는 점은 '‘덤’다.
앞 19인치, 뒤 20인치 M 단조 휠의 디자인도 세련됐다. 애프터마켓의 제품을 굳이 장착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특히 휠 뒤로 보이는 푸른색 M 캘리퍼의 디자인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다. 다만, 스포크(바큇살)이 무려 20개에 달하는 만큼, 세차 시에는 다른 차량 대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내의 디자인도 꽤 독보적이다. 사실상 눈에 보이는 실내 트림은 전부 카본으로 감싸져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카본으로 감싼 신형 D컷 핸들과 패들시프트, M 모델에만 적용되는 기어 시프터도 탑재된 만큼, 자동차 마니아들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
M의 로고를 은은하게 비추는 라이팅 시스템이 적용된 신형 일체형 스포츠 시트도 칭찬할 만하다. 착좌감도 뛰어났으며, 극한의 주행 시 몸을 잡아주는 홀딩력도 뛰어나다. 특히 열선 시트와 통풍 기능도 적용된 만큼 일상 주행 시에도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다만, 토끼의 이빨을 연상케 하는 송풍구 디자인은 아직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또 가죽의 적용 범위 역시 분명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뛰어난 색감을 뽑아냈음에도 도어의 트림이 블랙 원톤으로 마감됐다는 점. 아울러 대시보드도 우레탄으로 적용된 부분도 개선의 필요성이 돋보인다.
■ 총평
사실상 뚜렷한 선택지가 없다. 영원한 숙적으로 꼽히던 벤츠의 C63 AMG도 배기량 2000cc 4기통 엔진을 품어버린 덕분이다. 덕분에 M3는 내연기관의 황혼기를 장식하는 차량으로 자리매김했다. 차세대 파워트레인의 강세 속에서도 이렇게 낭만 넘치는 차량이 또 있을까.
BMW가 선보이는 마지막 순수 내연기관 M3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품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으로 보인다. 구매를 염두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시일 내 시승해보길 적극 추천한다.
BMW M3 컴페티션 M xDrive Lci의 국내 출시 가격은 1억 35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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