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퇴직연금 30조 돌파…'질적 성장 '로드맵은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점 전경/사진 제공=우리금융

우리은행이 퇴직연금 적립금 30조원을 돌파하며 양적 확대를 넘어 수익률과 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운 질적 성장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패스트 팔로워'를 넘어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거래 편의성을 증권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을 빠르게 개선하며 성과로 전략의 유효성을 입증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휴먼 터치'를 병행해 은행만의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강화함으로써 장기 고객 확보와 적립금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퇴직연금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경쟁력 기반 수익률 제고 △고객 편의성 중심 디지털 혁신 △전 직원 역량 강화 △개인형퇴직연금(IRP) 수수료 감면을 축으로 적립금 성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그룹 차원에서 동양·ABL생명 인수에 역량을 집중하며 상대적으로 영업활동에 제약이 있었음에도, 퇴직연금 적립금이 31조297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 증가했다. 이는 은행권 평균 증가율(15.4%)을 웃도는 성과다.

이 같은 성장세는 확정기여형(DC)과 IRP 부문의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 개선이 뒷받침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우리은행의 DC·IRP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 1년 수익률은 각각 2.84%, 3.24%로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렀지만, 지난해 4분기에는 각각 2위로 반등했다. DC는 신한은행(19.84%)에 이어 19.64%를, IRP는 국민은행(19.43%) 다음으로 17.78%를 기록했다.

수익률 제고의 핵심은 상품 경쟁력 강화다. 우리은행은 AI·휴머노이드, 전력·에너지, 친환경, 바이오 등 미래 성장 섹터를 중심으로 펀드와 ETF 라인업을 연중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ETF 라인업은 191개로 잔고는 2조955억원이다. 하반기에는 채권, 조기상환형 파생결합사채(ELB), 신종자본증권 등 신규 상품군을 대거 편입해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로 했다.

우리은행 퇴직연금 적립금 추이/ 그래픽=류수재 기자

ETF 거래 환경도 전면 개편한다. 하반기 중 ETF 제휴 증권사를 확대하고 전용 거래 시스템을 신설해 체결 지연 시간을 단축하고 예약 매수 기능과 종목 기반 상품 검색 기능을 도입해 증권사에 필적하는 거래 편의성을 구현한다는 목표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도 우리은행은 사람의 역할을 강조한다. 비대면 중심의 확장 속에서도 상담과 관리에 진정성을 담은 '휴먼 터치' 전략을 병행해, 은행만의 '밀착 고객관리'라는 차별성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비대면 전담 고객 관리 기준을 기존 연금 자산 1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추고, 1대 1 상담 서비스 대상을 지난해보다 3만2000명 늘어난 7만6000명까지 확대한다.

전문 상담 조직인 '수익률관리팀'은 비원리금 상품 고유 고객을 별도의 자산관리 대상군으로 편입해 연금자산 특성에 맞춘 맞춤형 상담과 사후관리를 강화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는 높이고 이탈은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디지털 혁신의 정점에는 생성형 AI가 있다. 우리은행은 하반기 중 'AI 연금봇'을 도입해 24시간 상품 신규·변경과 수익률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직원용으로는 사내 포털 내 '퇴직연금 GPT'를 고도화해 상담 역량의 표준화와 전문성 강화를 추진한다.

아울러 개발 중인 'NEW 퇴직연금 시스템'이 하반기 가동되면 확정급여형(DB)과 DC 전 과정의 비대면 계약이 가능해지는 등 고객 서비스의 품질도 한 단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MY 퇴직연금' 개인화 서비스 강화 등 자산관리 중심의 신속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도 함께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퇴직연금 수익률과 고객 경험을 동시에 혁신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상품·플랫폼·직원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객의 노후 자산 성장을 책임지는 연금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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