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 이란 탓이라더니 이게 뭐야”… 앞뒤 안 맞는 트럼프, 이란 폭격의 ‘진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의 한 여자초등학교에서 최소 175명이 폭격으로 숨졌다. 그로부터 8일 뒤인 8일, 이란 반관영 메르 통신이 공개한 72초 분량의 영상은 국제 사회에 충격을 던졌다.

영상 속에는 길다란 원통형 미사일이 공중을 가르며 날아가 지면에 충돌하는 순간이 선명하게 담겨 있었다. 문제는 이 미사일이 현재 이란 전쟁에 참여하는 세력 중 미군만이 보유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의뢰한 탄약무기 전문가 8명 전원이 영상 속 미사일을 토마호크로 지목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란이 한 짓”이라고 단언한 발언, 그리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민간인을 목표로 삼는 유일한 쪽은 이란”이라고 주장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 영상에 대한 논평과 토마호크 발사 여부 질문에 일체 답변을 거부했다.

폭격 대상은 샤자라 타이이바 여자초등학교와 인접한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기지였다.

WP의 위성사진 분석 결과 해당 지역에서 최소 11곳이 타격을 받았으며, 영상은 학교 남쪽에서 촬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학교 옆 샤헤에드 압살람 특수클리닉의 간판과 IRGC 기지 구석의 소형 탑이 영상에서 식별됐다.

전문가들이 토마호크로 단정한 기술적 근거

미나브 여자초등학교 공습 / 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이 토마호크를 지목한 근거는 명확했다. 영상 속 미사일은 길다란 직선형 원통 모양에 앞부분이 뾰족하게 경사진 형태, 그리고 특징적인 날개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무기 분석 전문 컨설팅 업체 ARES의 N.R. 젠젠-존스 소장은 “크기와 형태, 폭발 양상을 종합할 때 토마호크가 확실하다”고 밝혔다. 토마호크는 해군 함정이나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알려진 정밀타격 무기다.

대학교수 전문가 2명은 WP의 요청으로 영상을 검토한 결과 조작이나 날조 흔적이 없다고 실명으로 확인했다.

영상에는 미사일이 공중을 가르는 소리를 내며 날아가다 지면에 충돌해 폭발하는 순간, 검은 연기가 솟구치며 비명 소리가 들리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충돌 지점은 나무에 부분적으로 가려져 정확히 보이지 않지만, 카메라 각도와 위성사진 비교를 통해 IRGC 기지 내 건물에 명중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작전구역 분담과 책임 소재의 모순

미나브 여자초등학교 폭격 희생자 장례식 / 출처 : 연합뉴스

젠젠-존스 소장은 “전투 작전 구역이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에 명확히 구분돼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토마호크가 나온 것은 이 지역의 모든 폭격이 미국에 의해 수행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란 전쟁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작전구역을 분담하고 있으며, 호르모즈간주는 미국의 작전구역으로 분류된다. 특히 IRGC 해군 기지는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는 이란의 핵심 해상 전력 거점이다.

토마호크는 미군의 독점 무기체계다. 이란은 물론 이 지역에서 작전 중인 어떤 세력도 토마호크를 보유하지 않았다.

미 중부사령부의 침묵과 트럼프 행정부의 책임 회피는 이 딜레마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국제사회는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진실 규명은 요원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