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대 규모의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5'가 20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공식 개막했다. 지난해에 글로벌 거물급 인사들이 대거 참가해 화제를 모은 이번 행사에는 올해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책임자(CEO)를 비롯해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립부 탄 인텔 CEO 등이 총출동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AI 패권을 두고 미중 갈등이 본격화 되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에서 AI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글로벌 공급망에서 대만이 차지하는 위상을 엿볼 수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타이트라(대만무역발전협회)와 타이베이컴퓨터연합(TCA) 주관으로 열린 컴퓨텍스는 이날부터 나흘간 타이베이 난강 전시홀에서 '인공지능(AI) 넥스트'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29개국, 약 1400개 기업이 참가해 4800개 가량의 부스를 꾸렸다.
개막 행사에 참가한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축사를 통해 "AI 세계에서 대만이 중심이 되길 바란다"며 "이 곳에는 반도체·통신·AI 등 산업 체인은 매우 완전하게 구축돼 있어 글로벌 기업들이 어떤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대만을 산업의 중심지로 삼기를 희망한다" 말했다.
이어 "정부는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세계 기업들이 이 곳에 투자하고 글로벌 운영의 중심지로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운영 센터를 타이베이에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구글, 인텔, MS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만 투자 사례를 언급했다.

젠슨 황 CEO는 전날 열린 개막 기조연설에서 타이베이 베이터우 스린 과학 단지 부지에 글로벌 센터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 컴퓨텍스 2024에서 "향후 5년 내 대만에 대규모 연구개발(R&D)·디자인 센터를 건립해 1000여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번 행사에서 구체적인 부지를 공개한 것이다.
이번에 짓게 될 신규 거점은 대만 내 AI 인프라, 슈퍼컴퓨팅 생태계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칩 설계 외에도 로보틱스와 양자 컴퓨팅 등 핵심 기술 개발 연구소가 포함된 만큼 미국 실리콘밸리 본사(약 1만5000평 규모)에 맞먹을 수준으로 설립될 전망이다.
축사 이후 라이 총통은 에이서, MSI, 미디어텍 등 기업들의 전시 부스도 살폈다. 특히 미디어텍 부스에서는 차이밍 카이 회장이 직접 자사의 차량용 반도체칩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품 전시 부스를 꾸렸다. 부스에는 지난 3월 엔비디아 'GTC 2025'에서 처음 공개한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를 비롯해 차세대 AI 서버용 메모리 표준 소캠 등 다양한 메모리 제품이 전시됐다.
또한 부스에는 SK하이닉스의 HBM이 적용된 엔비디아 블랙웰 GB200를 나란히 전시돼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전날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황 CEO의 기조연설에 참석하기도 했다.

올해 처음 컴퓨텍스에 참가한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태블릿·모니터 등 다양한 IT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포트폴리오를 전시한 고객사 대상의 프라이빗(비공개) 부스를 꾸렸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 차세대 기술인 울트라씬 원을 최초로 공개하는 한편 IT 기기에 최적화된 다양한 저소비전력 솔루션을 소개할 계획이다.
울트라씬 원은 IT OLED 패널 최초로 1㎐ 가변 주사율이 가능한 차세대 저전력 기술로 기존 패널 대비 소비전력을 30% 더 줄일 수 있다. 또 초박형 구조의 OLED는 유리기판 2장을 사용하는 기존 제품과 달리 유리기판(하부), 유·무기물(상부) 박막을 적용해 기존 제품보다 30% 더 얇고, 30% 더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종혁 삼성디스플레이 대형사업부장 겸 IT사업팀장(부사장)은 "현재 IT 시장은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며 "그 변화를 현장에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디스플레이는 다양한 IT 솔루션으로 고객의 기술적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용삼 기자=타이베이(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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