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이사회 평가 제도’ 도입…지배구조 개선 관건

동국제강그룹 본사인 페럼타워 전경 /사진=동국홀딩스

동국제강이 올해 처음으로 이사회 평가 제도를 도입한다. 이사회 평가를 통해 지배구조 리스크를 관리하고 전문성을 제고할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올 8월부터 이사회 평가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사회 평가 제도는 이사회의 기여도와 경영성과를 제고하기 위한 핵심적인 지배구조 리스크 관리 활동이다. ESG 모범규준에 따라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 운영의 실효성, 위원회 활동 성과, 이사 간 협력 및 견제 기능 등을 정량적·정성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항목을 설계했다. 자가 진단 방식의 평가를 통해 익명성과 객관성을 보장한다.

동국제강 이사회는 최삼영 대표이사, 최우일 영업실장, 곽진수 기획실장 등 3인의 사내이사와 민동준, 남동국, 남태연, 김한철 등 4인의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했다.

이사회 산하에는 △감사위원회 △ESG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 등이 있다. 감사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해 경영진에 대한 독립적인 감사 및 감독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ESG위원회는 지속가능경영 이슈에 대한 전략적 대응과 ESG 리스크 관리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회 구성의 객관성과 다양성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이번에 도입하는 이사회 평가 제도는 사외이사 개별 평가제도는 아니다. 이사회에 대한 평가 제도이며 이사회 참석자 전원이 자가 진단하는 방식이다. 이사회의 운영 현안에 대해 연 1회 평가하며 올해 첫 도입 이후 평가는 작년 이사회 성과에 대한 평가가 될 예정이다.

사외이사 개별 평가가 아니기 때문에 보수나 재선임 여부와는 연동되지 않는다. 올해 이사회 평가는 단순한 진단을 넘어 이사회 운영의 지속적인 개선과 전문성 향상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사회 평가 제도 확대 여부는 추후 검토할 예정이다.

동국제강이 이사회 평가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자가 평가로 이뤄지는 만큼 진단의 성격이 강해 기업 자체적으로 이사회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동국제강의 이사회는 비교적 준수하게 운영되는 모습이다. 장세주 회장, 장세욱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동국홀딩스에 재직중으로 동국제강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오너 4세 장선익 동국제강 구매실장은 미등기 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정기 이사회와 임시 이사회는 각각 13회씩 열렸으며 출석률도 각각 96%, 98% 등 활발하게 운영됐다.

다만 동국제강의 이사회 구성에서 미흡한 부분은 여전히 남아있다. 동국제강은 최삼영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지 않았다. 사외이사 비율이 57%로 경영진과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어 이사회의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사내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보다는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에 오르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로 평가되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가진다.

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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