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스센스:시티투어', 매운맛서 순한맛으로 갈아탄 환승예능 [예능 뜯어보기]

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2025. 2. 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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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최영균(칼럼니스트)

사진=tvN

유재석의 인기 레퍼토리  tvN 예능 '식스센스'가 돌아왔다. 

'식스센스'는 유재석을 메인 MC로 오나라 전소민 제시 이미주 여성 4인방이 함께 첫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이상엽이 합류하는 등 작은 변화를 거쳐 시즌3까지 이 멤버의 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포맷을 꽤 변경해 '식스센스:시티투어'(이하 '식센 투어')라는 스핀오프 시리즈로 돌아왔다.

'식센 투어'에서는 유재석은 그대로되 개그맨 송은이와 배우 고경표 그리고 아이돌 오마이걸의 미미로 멤버가 크게 바뀌었다. 3곳의 업소들 중 실제 존재하는 곳과 프로그램 제작진이 가짜로 만든 곳을 구분하는, 기존 '식스센스'의 형식은 이어가지만 핫플 트렌드와 연계된 도시 탐방이 새로운 재미 장치로 추가돼 여행 예능이나 관찰 예능적 성격이 강화됐다.

'식센 투어' 1, 2회 방송분을 보면 방송 톤이 기존 '식스센스' 시즌들과 상당히 다르다. '식스센스'는 오나라 전소민 제시 이미주라는 '돌아이' 캐릭터의 여성 4인방이 막말과 엉뚱한 행동으로 대환장 파티를 벌여 큰 관심을 모았다. 

사진=tvN

저세상 텐션의 여성 멤버들이 차량 이동 중 토크 또는 게임을 통해 자극적이고 돌발적인 멘트와 좌충우돌 행동으로 유재석과 이상엽을 당황하게 만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재미는 가짜 업소를 찾는 포맷 상의 흥미 유발 요소와 함께 프로그램의 주요 예능 동력이 됐다. 반면 '식센 투어'는 훨씬 정돈돼 있다.

늘 유쾌한 송은이나 독특한 개성의 배우 고경표, tvN '뿅뿅 지구오락실'을 통해 예능 유망주로 급부상한 미미도 텐션이 적지는 않다. 하지만 '식센 투어'는 이전과 달리 시청자들이 차분한 분위기에서 새 멤버들의 적당한 텐션을 즐길 수 있도록 흘러간다.
심지어 2회에는 조혜련과 허경환이라는 흥 많은 예능인들이 게스트로 함께 했지만 특별히 과거 '식스센스' 같은 고강도 텐션을 담아내지 않았다. 이런 변화에 대해 정철민 PD는 '기존 '식스센스'는 핫하다면 이번은 겨울에 가깝다. 도파민 터지는 소재와 무해한 멤버들이 함께 편안하게 어우러지는 키워드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호르몬을 빌어 설명하자면 기존의 '식스센스'는 아드레날린 예능이라면 이번 '식센 투어'는 도파민 예능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하다. '식스센스'는 자극적이고 매콤한 재미로 텐션과 에너지를 높이기에 아드레날린을 연상시킨다면 '식센 투어'는 편안함과 행복감이 함께 하는 기분 좋은 재미를 추구하니 도파민스럽다는 뜻이다. 

사실 최근 흐름은 도파민 예능이 대세다. '라디오스타' 류의 막말과 물어뜯기가 난무하는 토크쇼나, 추격전 게임 등 시청자의 집중력을 불타오르게 하는 '무한도전' 계열의 버라이어티 등이 예능 권좌를 내려놓은 지 꽤 시간이 지났다. 그 자리를 채운 것은 잔잔한 재미와 편안한 행복감을 전하는 '나혼자 산다'나 '삼시세끼' 같은 관찰, 여행 예능 류의 프로그램들이다.

도파민 예능이 종종 지루함으로 흐르는 단점을 방지하기 위해 '식센 투어'는 '킥'도 준비해 놨다. '뿅뿅 지구오락실'에서 빛을 발한 미미의 황당 어록은 '식센 투어' 시작부터 거침없이 터지고 있다. 

이전에는 촬영 날만 운영했던 가짜 업소를 '식센 투어'에서는 몇 달 전부터 실존하는 곳처럼 장사를 해 멤버들의 진위 구별이 더 어렵도록 노력한 것도 돋보인다. 가짜 메뉴의 매력을 높이고, 방송 후 프로그램 출연 업소 주인들이 실제 영업에서 그 가짜 메뉴를 계속 운영해 장사에 도움이 되도록 유명 셰프가 개발하고 컨설팅하는 레시피도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진=tvN

'식센 투어'가 스핀오프를 통해 도파민 예능으로 환승을 시도한 것은 정체된 국면의 전환을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기존의 '식스센스'는 방송 속 막장 에피소드들이 뜨거운 화제는 불러 일으켰지만 시청률 측면에서는 2~3%대의 박스권에 갇혀 아쉬움이 있었다. 

'식스센스'가 좀 더 젊은 층 취향의 톤을 지녔다면 '식센 투어'는 가족 예능적 성격이 강하다. 더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면 이전 '식스센스'때 부족했던 시청률 상승 동력이 채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식센 투어'의 도파민 예능 시도는 성공을 거둬도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식센 투어'가 잘돼 앞으로의 시즌은 이 도파민 포맷으로 간다면 기존의 '식스센스'가 가진 가치를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식스센스'의 아드레날린 예능은 과거 강렬하고 화끈한 웃음을 그리워하는 일군의 예능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줬다. 방송가의 도파민 예능 쏠림 현상을 줄이고 다양성을 방송가에 확보해주기도 했다. 가능하다면 '식센 투어'가 잘돼 스핀오프도 도파민 예능으로 시즌을 이어가고 '식스센스' 시즌4도 함께 편성돼 아드레날린 예능도 명맥이 유지되는 윈윈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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