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이 유럽 국가들만으로 구성된 별도 안보 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러시아발 도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유럽만을 위한 나토 같은 별도 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에 대한 "긴급한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 주 동안 유럽 곳곳에서 드론 침입과 사보타주 정황이 잇따라 포착된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드론, 방화, 그리고 감시"
독일과 덴마크, 폴란드 당국은 러시아가 드론 침입과 사보타주, 방화, 방위 시설 감시에 관여했다고 비난해 왔다. 폭발물을 실은 드론으로 공항을 공격하려는 계획이 있었다는 발표도 나왔다. 군사 공격과 비군사 수단을 섞는 이른바 하이브리드전의 전형적 양상이다. 전쟁과 평화의 경계를 흐리는 방식이다.

"왜 나토가 아니라 별도 기구인가"
나토는 북대서양조약 5조로 집단방위를 규정하고 있다. 다만 5조 발동에는 회원국 전체의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고, 하이브리드 도발이 발동 요건을 충족하는지부터 논란이 된다. 유럽 내부에서는 미국의 개입 의지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기돼 왔다. 유럽 자체 대응 틀을 갖추자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이다.

"합의까지 남은 거리"
별도 기구 구상은 재원과 지휘 구조, 나토와의 역할 분담이라는 난제를 안고 있다. EU는 이미 상설구조적협력(PESCO)과 유럽방위기금 같은 틀을 운영 중이지만 집단방위 기능은 갖추지 않았다. 회원국마다 위협 인식과 국방 예산 여력이 다르다는 점도 변수다. "긴급한 합의"라는 표현은 이 간극을 의식한 것으로 읽힌다.

유럽은 오랫동안 안보의 상당 부분을 대서양 건너편에 기대 왔다. 그 전제를 다시 계산하겠다는 말이 집행위원장 입에서 나왔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이미지 검색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