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주방을 ’이렇게‘ 활용했다고?! 정말 기발하네…
안녕하세요. 투이홈 @two.ii_home입니다. 지난번 저희 부부의 신혼집 집들이에 이어, 이번에는 두 아이와 함께 하는 새로운 집을 소개 드릴까 해요.
신혼 생활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두 아이와 함께 네 식구가 되었어요. ('이'자가 들어가는 두 형제라 투이홈이라 지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아보았어요.)
저는 공간 디자이너로서 공간을 꾸미는 일은 항상 업무였지만, 저희 가족의 새로운 집을 변화시키는 건 너무 설레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이러한 행복한 시간과 기록들을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소개해드릴 집은 2022년 여름, 둘째가 태어나며 이사한 집이에요. 출산 후, 보름 정도 지났을 때부터 진행한 공사라 주변에서는 걱정이 많았지만, 힘들었던 만큼 과정 하나하나가 더욱 또렷이 기억나는 것 같아요.
셀프 인테리어로 진행하여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신경을 썼어야 했고, 출산 직후 진행한 공사라 힘든 점도 있었지만 남편과 함께 무사히 끝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투이홈의 새 보금자리 이야기 시작해 볼게요!
1. 📝 반셀프 인테리어 과정
둘째 출산 후 산후조리는 마치고 이사를 하려 했었는데, 이사 일정이 급하게 잡혀 조리원에서부터 인테리어 진행을 시작했어요. 디자인에서 시공, 감리까지 전부 직접 진행하였죠.
출산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부터 부지런히 1. 공사 일정을 짜고, 2. 도면/3D를 그리면서, 3. 마감재 셀렉을 진행했어요.
1) 공사 일정
시공 기간 : 2주 반 시공 일정 : 철거/설비 - 전기 - 샤시(새시) - 목공 - 타일 - 필름 - 마루 - 가구 - 도기 셋팅 - 전기
처음 계획보다 이것저것 추가가 되어, 정해진 일정 안에 전체 공정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함께 할 수 있는 공정들은 동시에 진행을 했는데, 지금 생각해도 빽빽한 일정을 이해해 주신 시공업자분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시공 시 여러 가지 변수가 발생했기에 다음 번 인테리어를 진행한다면 최대한 일정을 여유롭게 잡아야 할 것 같아요.
2) 도면/3D
BEFORE : 기존 아파트 도면
저는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서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했어요. 40년이나 된 구축 아파트를 한 번 더 공사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죠. (1편에는 신혼집 인테리어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AFTER : 강강약약 ! 최소한의 예산으로 최대 인테리어 효과 내기
인테리어 공사를 어디까지 할지 많은 고민을 하였어요. 재건축도 진행되고 있어 도배 및 마루 정도의 기본만 할까도 생각했지만, 공사를 계획하면서 예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 범위가 점점 늘어나게 되었어요.
결국에는 올 수리로 방향을 잡았지만 공사 기간과 예산 문제로, 강조하고 싶은 메인 공간에 좀 더 신경을 써 보았어요. 메인 공간에는 조금 더 디테일을 살리고, 서브 공간은 기본만 진행하며, 최소한의 예산 내에서 최대 효과를 내보기로 한 거죠.
3) 마감재 셀렉
마감재는 첫째와 함께 다니며(둘째는 배속에🤰) 틈틈이 비교해 보고, 원하는 후보 샘플들을 챙겨 조리원에서 최종으로 결정하였어요.
엄마 아빠 따라 마감재를 골라 보기도 하고 비교도 하면서, 준비 과정에 늘 함께 했던 아이 덕분에 마감재 고르는 과정 하나하나가 더 기억에 남고 즐거웠어요.
2. 복도 Before
기존에 있던 패턴 벽지와 벽면의 조명, 스위치, 몰딩들은 제거했으며 체리톤의 걸레받이도 깔끔한 화이트 컬러로 교체해 주었어요.
복도 After
우리 집 메인, 포인트 공간 만들기
아트월은 집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공간인 만큼 저희 집의 시그니처 같은 공간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깔끔한 화이트 베이스 인테리어에 채도가 높은 블루 컬러 가구를 두어 공간에 포인트를 주었어요. 블루 컬러의 시스템 가구를 둔 탓에 집안 곳곳에도 미드 센추리 모던 가구들로 꾸며 보았어요.
둘째 아이는 종종 가구 밑에 들어가 숨바꼭질 놀이를 하기도 해요.
3. 주방 Before
주방 공간은 생각보다 작아 답답했는데, 발코니를 확장하면 훨씬 넓게 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한 싱크대 맞은편에 냉장고장이 있어 더욱 답답한 구조였는데, 발코니 확장과 함께 싱크대 위치 변경은 꼭 필요하다 생각했어요.
주방 After
그레이지한 느낌의 차분한 주방
1. 식탁이 있는 공간 (아이들이 있어서 bar 체어 공간 X)
2. 홈카페가 있는 공간
주방은 기존의 발코니 부분을 확장하였고 확장 영역으로 싱크대를 옮겨보았습니다. 그레이지한 컬러의 600각 타일을 이용해 전체적으로 아늑하고 차분한 느낌이 나면서도 좀 더 넓게 보이도록 변경해 보았어요.
처음에는 대면형 주방으로 여러 안을 잡아 보았으나, 가로 공간이 좁은 주방 공간이라는 구축의 한계가 있었어요. 아쉽지만 대면형 주방은 포기하고 실사용 환경을 고려하여 실용적인 주방 공간으로 꾸며 보았어요.
'ㄱ' 자의 긴 구조는 조리 공간도 확보되어 주방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기존의 발코니 창가 쪽으로 배치한 싱크대 덕분에 단지 구경하며 재밌게 설거지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발코니를 확장했기 때문에 세탁기를 둘 공간이 없어져서 꽤 오랫동안 고민하였는데, 기존의 주방 벽면 넓이에 맞춰 세탁기장을 설치했고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평소에는 보이지 않게 두었습니다.
냉장고는 세탁기장 바로 옆에 두었고, 냉장고 옆에는 홈바 공간을 마련해 보았어요. 냉장고와 홈바 앞에는 식탁을 두어 동선도 편리하게 설계해 보았습니다.
주방의 좁고 긴 구조가 아쉬웠지만, 오히려 우리 집 주방장인 남편의 니즈가 반영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어 만족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저 또한 짧은 동선으로 많은 활동이 가능한 점이 마음에 들어요.
4. 📸 홈바 HOME BAR
5. 📸 다이닝 공간 DINING R.
다이닝 공간은 타원형 테이블에 조명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육아템으로 빠질 수 없는 스토케가 모던한 가구에 포인트가 되어주어 믹스매치라고 생각하며 만족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모습이에요, 정말 사랑스럽죠?ㅎㅎ
6. 거실 Before
거실 확장은 되어 있었지만 양옆 날개벽 부분은 그대로 남아 있어, 공간이 애매하게 분리되어 있었어요.
천정에는 우물 천정 몰딩과 중앙에 펜던트 등이 달려 있었는데 모두 철거하여 새롭게 디자인해 보았어요.
거실 After
톤온톤 컬러 배치로 아늑한 거실 만들기
거실은 깔끔한 마감을 위해서, 먼저 확장부 날개벽을 최대한 정리해 주었어요.
벽면은 깔끔한 화이트, 바닥과 가구는 연한 그레이지톤으로 맞춰 톤온톤의 편안하면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해 보았어요.
거실은 아이들의 놀이가 주로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 활동이 많은 아이들을 위해 가구는 최소한으로 두었어요.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부분이라 타일 바닥을 하고 싶었지만 예산을 감안해 광폭 마루를 사용했는데, 타일 느낌도 나고 나름 만족합니다.
거실 조명은 매입 조명으로 교체하고 간접 조명을 추가하였어요. 천정 한쪽에는 블랙 라인 조명을 설치하여 포인트도 주어 보았습니다.
거실 중앙에는 두껍고 사이즈가 큰 러그를 깔아 층간 소음에도 신경을 썼어요.
멀리서 보면 이런 느낌이랍니다. 소파는 국민템, 까사미아 캄포에요. 다들 아시겠지만 모듈 소파라서 어떻게 매치해도 이질적이지 않고 나름대로 공간감이 형성되어서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소파랍니다.
7. 안방 Before
안방은 평수 대비 넓은 구조를 가지고 있었어요. 한쪽 벽면에는 붙박이장이 설치되어있었고, 커다란 침대를 둔 침실 공간으로만 쓰이고 있었어요. 안방 샤시는 나무 틀로 된 오래된 샤시여서 교체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안방 After
가구를 사용한 공간 분리, 침실과 드레스룸
안방은 여유 공간이 많아 드레스룸과 침실 두 공간으로 나누어 보았어요. 드레스룸 공간을 만들 때는 따로 가벽을 세우지 않고, 붙박이장을 제작하면서 파티션 서랍을 추가하여 꾸며보았어요.
파티션 서랍이 공간을 분리시켜주는 가벽 역할도 하면서, 동시에 넉넉한 수납 공간을 만들어 주었죠.
신축의 드레스룸 느낌과는 다르지만, 무엇보다 탁 트인 공간에 드레스룸과 침실이 분리된 점이 마음에 들어요.
안방 전체 분위기는 깔끔한 화이트 컨셉에 이전에 신혼집에서 사용하던 오크톤 침대를 두어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어요. 기존에는 침대 양쪽에 사이드 테이블을 두고 사용했지만, 이번에는 사이드 테이블을 한쪽으로 몰아서 배치해 보았어요. 파티션 서랍장에 침대가 붙는 구조라 좀 더 안정감이 생겼어요.
드레스룸 공간에는 화장대도 만들어보았어요. 화장실 바로 앞의 동선이라 너무 편리해요. 화장대 거울은 라이팅 거울을 선택하여 조명이 있는 예쁜 공간이 되었어요.
8. 안방 화장실 Before
너무 오래된 느낌의 기존의 화장실은 모두 변경해 보았어요.
안방 화장실 After
호텔 욕실 분위기로 꾸며본 안방 욕실
안방 화장실의 컨셉은 '호텔'이였어요. 이전 신혼집 화장실이 너무 트렌디해서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화장실로 꾸며 보고 싶었어요.
진한 그레이톤 컬러에 텍스처가 강한 타일을 사용해 멋스러운 느낌을 표현해봤어요.
처음에는 욕조를 없앨 계획이었는데, 아이들한테 욕조가 필요할 것 같아 추가했어요. 욕조에서 너무나도 잘 노는 두 아이를 보며 늘 만족하고 있답니다.
9. 아이방 Before
아이 방은 확장이 되지 않은 상태라 확장도 고려했지만, 비용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최소한의 공사만 진행해 보았어요.
아이방 After
수면에 집중! 아늑한 아이들방
거실에서 주로 놀이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아이 방은 수면에 집중할 수 있는 방으로 꾸며보았어요.
한쪽 벽면에는 침대를 두고, 다른 벽면에는 잠들기 전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책장을 배치해 보았어요. 잘 때마다 침대에서 장난치며 넘어지고 부딪히는 모습을 보니 패브릭 침대로 선택하길 잘 했다고 생각해요.
10. 드레스룸/서재 Before
집에서 가장 작은 방이에요. 작은방은 이전부터 확장 공사가 되어있어 구조 변경 없이 손상된 벽면의 합판 교체와 도배/마루 시공으로 마무리하였어요.
드레스룸/서재 After
좁은 공간도 알차게! 신혼집 가구를 활용해 만든 작은방
작은방에 있는 가구는 책상을 제외하고 전부 신혼집에서 쓰던 가구를 그대로 사용해서 꾸며보았어요. 신혼집 드레스룸에서 있던 시스템 행거를 한쪽 벽면에 설치해 드레스룸 공간을 만들고, 나머지 공간은 서재로 활용해 보았어요.
드레스룸 행거에는 시즌에 맞춰 주로 입는 옷들을 걸어두고, 안방에 붙박이장에는 안 입는 옷들을 걸어놓았어요.
서재는 남편이 꼭 원했던 공간이었는데, 서랍장 가구 뒤쪽에 책상을 배치해 만들어 보았어요.
방 전체를 온전히 서재 공간으로 만들지는 못했지만, 남편은 아늑한 작업 공간이 생겼다며 좋아해 주었어요.
아직 미처 완성되지 못한 공간이지만, 최대한 깔끔하게 블랙 앤 화이트로 꾸몄어요. 이대로 잘 유지하면서 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11. 공용 화장실 Before
현관 입구 바로 옆에 위치한 공용 화장실이에요. 1평 남짓의 공간에 도기, 욕실 수납장과 액세서리, 라디에이터 전부 들어가 공간을 꽉 채우고 있었던 상태였습니다.
공용 화장실 After
좁은 공간일수록 심플, 담백하게!
공용 욕실은 너무 협소에서 기존에 있던 라디에이터와 불필요한 수도관, 욕실 수납장을 제거해 공간을 최대한 심플하고 담백하게 풀어보기 위해 노력하였어요.
좁은 공간이라 600각 타일로 개방감을 주고, 심플한 느낌이 나도록 작은 도트 패턴의 그레이톤 타일을 선택해 봤습니다. 타일 선택시에도 마음에 쏙 들었는데, 시공 후에도 처음 본 느낌 그대로라 너무 만족합니다. 그래서인지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욕실 벽면에는 수납장 대신 수건걸이를 설치하여 포인트를 주어 보았어요. 시간이 지나도 항상 깔끔하게 유지되고 있는 공간이에요.
12. 현관 Before
현관 After
들어오는 입구는 밝고 화사하게!
현관은 평수에 비해 굉장히 협소하였어요. 그래서 밝은 컬러의 마감재를 사용하여 좀 더 크게 보이고, 화사한 분위기로 꾸미려고 했어요.
바닥은 주방과 동일한 600각으로 그레이 타일로 통일감을 주었어요. 신발장은 화이트 컬러를 사용하여 벽체와 통일시키고 현관문은 아이보리 색으로 마감하여 밝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어요. 신발장 하단에는 간접 등을 넣어 화사한 분위기를 더하여 주었답니다.
신혼집과 마찬가지로 거울은 신발장 안에 두었어요. 전신거울로 활용할 수 있고 공간도 차지하지 않아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요.
마치며
첫 번째 신혼집은 '나만의 취향을 담은 공간', '나'를 중심으로 꾸며 보고자 하였다면, 이번 집은 '나와, 남편, 아이들을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공간'으로 꾸며 본 공간이에요.
공사 과정부터 함께했던 아이들과의 좋은 추억이 깃든 이 곳에서, 앞으로도 계속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한 공간'으로 차곡차곡 꾸며 나갈 계획이니, 투이홈(@two.ii_home) 많이 구경하러 오세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