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 할아버지 고맙다"는 말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 대표적인 친일 인물 이완용의 증손자가 서울 도심의 금싸라기 땅 700평을 팔아 30억 원을 현금화하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난 사실이 알려져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역사적 논쟁을 넘어섭니다. '친일'이라는 과거의 행위가 어떻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막대한 '경제적 이익'으로 환생했으며, 그 가치가 현재 수조 원대로 폭발했는지 보여주는 뼈아픈 사례입니다.
법의 보호를 받은 700평의 '친일 자산'

문제의 땅은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545번지 일대 712평. 해방 이후 국가가 환수했던 이 토지를 증손자 이윤형 씨는 1997년 '토지 반환청구 소송'을 통해 되찾았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민족정서나 정의감만으로 국가가 재산권을 제약할 순 없다"며 "법치국가에선 명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판결로 이씨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치국가에서 재산권 보호 원칙이 역사적 정의보다 우선한다는 판결이었습니다.
30억 현금화, 그리고 캐나다 이주

이씨는 승소 직후 이 노른자위 땅을 재개발 업자 2명에게 평당 약 450만 원, 총액 30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676만 평에 달했던 이완용의 막대한 재산 중 극히 일부였지만, 이 700평은 그에게 완벽한 '엑시트'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는 이 30억 원을 들고 캐나다로 이주했으며,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논란이 증폭됐습니다. 국가가 환수해야 할 '부정 축재'가, 법의 보호 아래 완벽한 '사유재산'으로 세탁되어 해외로 유출된 순간입니다.
30억이 '3조'가 된 재개발의 마법

진짜 문제는 이 땅의 현재 가치입니다. 이씨가 30억 원에 팔아넘긴 이 부지는, 현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사업지로 지정되어 천지개벽을 앞두고 있습니다.
삼성물산과 DL이앤씨가 시공하는 2,320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미 입주를 마친 인근의 'e편한세상 신촌' 84㎡(국민평형)가 17억 7천만 원에, '힐스테이트 신촌'이 15억 5천만 원에 거래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700평의 현재 사업적 가치는 30억 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천억 원에서 최대 3조 원에 육박하는 '황금알'이 되었습니다.

이완용은 전국에 676만 평의 땅을 가졌으나, 국가가 최종 환수한 토지는 고작 0.05%인 3,300평에 불과했습니다.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환수에 실패한 역사는, 결국 친일파의 후손들이 그 '피 묻은 땅'을 딛고 오늘날 대한민국의 가장 뜨거운 '자산 증식'의 과실까지 따먹게 되는 기막힌 결과를 낳았습니다. 역사 청산의 실패가 곧 경제 정의의 실패로 이어진, 가장 상징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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