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을 때는 사람이 많은 것이 잘 사는 인생처럼 느껴진다. 주말마다 약속이 있어야 안심되고 혼자 밥을 먹으면 괜히 외로운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오히려 혼자 있는 시간이 편해졌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이 싫어진 것이 아니라 이제야 어떤 관계가 나를 힘들게 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젊을 때는 미움받는 것이 두려워 싫은 부탁도 받아주고 불편한 자리에도 억지로 참석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아무리 잘해줘도 나를 싫어할 사람은 있고, 애쓰지 않아도 곁에 남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인정받으려고 썼던 에너지를 내려놓으면 인간관계는 줄어들 수 있다. 대신 마음은 훨씬 가벼워진다.

말보다 살아온 모습을 보게 되어서
차인표는 사람의 진정성을 판단하려면 그 사람이 하는 말만 볼 것이 아니라 살아온 삶을 봐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해왔다. 나이가 들면 이 말이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좋은 말을 하는 사람보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 필요할 때만 찾는 사람보다 별일 없어도 안부를 묻는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그래서 사람을 많이 만나는 것보다 믿을 만한 몇 사람을 남기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

외로움보다 불편한 관계가 더 힘들다는 걸 알아서
젊을 때는 혼자가 되는 것이 무서워 맞지 않는 관계도 붙잡는다. 만나고 돌아오면 마음이 무겁고 매번 눈치를 봐야 하는데도 친구가 없어질까 두려워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혼자 보내는 하루는 생각보다 견딜 만하지만 나를 계속 소모시키는 관계는 생각보다 훨씬 힘들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 약속 없는 주말이 싫지 않고 혼자 밥을 먹거나 산책하는 시간도 편안해진다. 외로워진 것이 아니라 아무하고나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을 만큼 자기 자신과 지내는 법을 배운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줄어드는 것을 반드시 실패한 인간관계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억지로 이어가던 관계가 정리되고 정말 편안한 사람 몇 명만 남는 과정일 수도 있다.
혼자가 편해졌다는 것은 사람이 필요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누구와 함께해야 행복한지 알게 되었고,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자 있는 순간에도 자신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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