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 쏟아붓더니 대박”… 韓 출시 요청 쏟아진 이 車, 대체 뭐길래?
현대차 HB20, 브라질 국민차 등극
FFV 기술로 현지화 전략 성공
남미 전역으로 수출 확대 중
브라질 도로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자동차는 무엇일까? 작은 차체에 세련된 디자인, 그리고 에탄올과 가솔린을 혼합해 사용하는 독특한 연료 시스템을 가진 현대자동차의 HB20이다.
지난 6월, 브라질에서만 1만 3519대가 판매되며 폭스바겐 폴로를 제치고 판매 1위를 기록한 이 차는 이젠 “브라질 국민차”로 당당히 자리 잡았다.
동급 초월 옵션, 자부심을 주는 HB20
HB20은 현대차가 2012년 브라질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전략 모델이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사탕수수 생산국으로 에탄올 기반 연료 사용이 일반적이다.
이를 반영한 FFV(Flexible Fuel Vehicle) 기술과 함께, 비포장도로가 많은 환경을 고려해 차체 높이를 기존 모델보다 10~18% 높였다.
현대차는 HB20을 통해 “저렴하지만 고급스럽고 실용적”이라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디자인은 브라질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인 “센슈어스 스포트니스”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외관을 갖췄고, 경쟁 모델보다 뛰어난 옵션으로 차별화했다.
예를 들어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블루링크 기능, 차로유지보조 시스템 등은 동급 차량에서는 보기 드문 사양이다. HB20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자부심을 주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현대차, 2032년까지 11억 달러 투자
HB20의 성공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 덕분이다. 현대차는 상파울루 근교에 약 7억 달러(약 1조 158억 원)를 투자해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차량 연구, 테스트, 생산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져 빠른 생산과 품질 관리가 가능하다.
이를 기반으로 HB20은 브라질뿐만 아니라 파라과이, 우루과이, 콜롬비아 등 주변국으로도 수출되며 남미 전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출시 초기부터 HB20은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8년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했으며, 2024년 상반기까지 판매량 5만 6779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현대차는 2032년까지 11억 달러(약 1조 5,964억 원)를 추가 투자해 전기차와 같은 신차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HB20을 한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을까”라는 기대가 나오지만, 현대차는 “HB20은 브라질 시장에 특화된 모델”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 성공 사례는 현대차가 지역 특성을 반영해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방식을 잘 보여준다. HB20은 현대차 현지화 전략의 정점을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 잡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