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 통닭 시키신 분?”…숨가쁜 아버지 도와줘서 고마움 전해요

소방서에 배달된 통닭.[사진 제공 = 온라인 커뮤티니 갈무리]

소방관들에게 도움을 받은 한 시민이 감사한 마음을 담아 통닭 5마리를 소방서로 배달했다는 사연이 전해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저녁 시간 소방서에 통닭이 배달됐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소방 공무원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저녁 즈음 배달 오토바이 한 대가 소방서 주차장에 들어섰는데, 배달 기사님이 통닭이 담긴 비닐봉지 몇 개를 사무실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말도 없이 자리를 뜨려 했다”고 전했다.

당시 해당 소방서에선 아무도 통닭을 주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가 기사를 불러 세워봤지만 기사는 “맛있게 드시라”는 말만 남기고 떠났다고.

A씨는 “누가 통닭을 시켰는지 잠시 고민하던 찰나 낮에 다녀온 고속도로 출동 건이 떠올랐다”며 “아버지를 요양원에서 집으로 모셔가는 중에 갑자기 숨이 가쁘다는 신고가 걸려 왔었다”고 앞뒤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이후 환자를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가고 있는데, 보호자가 대뜸 ‘통닭 좋아하세요’라고 물었던 게 떠올랐다”며 “그것 말고는 눈앞에 놓인 통닭 잔치를 설명할 길이 없었다”고 했다.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A씨는 구급대 전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살펴 앞서 만난 보호자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했다. 통닭을 보낸 사람이 그 보호자라고 생각해 전화를 건 것.

A씨에 따르면 보호자는 통닭이 잘 도착했냐고 묻더니, 고맙다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A씨는 “덕분에 그날 밤샘 작업도 거뜬했다”며 미처 전화로 말하지 못한 고마움을 전하며 훈훈하게 글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