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X라는 장르의 대표를 넘어 시대를 대표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자리매김한 시드마이어의 문명. 문명 시리즈의 신작인 문명7은 전작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러 출시되는 만큼 높은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한 기대만큼이나 큰 변화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게임 중간 문명의 변화가 어떤 차이를 가져올지, 시리즈에는 없었던 시스템 도입이 가져올 파급력도 큰 상황이기도 하다.
게임의 출시 전, 싱가포르에서 문명7의 프리뷰 이벤트가 진행됐다. 게임 출시 전 개발진이 직접 설명하는 문명7만의 특징, 변화의 이유, 그리고 게임플레이까지. 다양한 이야기와 게임의 실제 모습을 듣고, 확인할 수 있었다.
문명7이 그리는 변화와 이유는 무엇일까? 브리핑 내용과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더해 문명7의 이야기를 구성했다.
하나의 지도자, 세 개의 시대, 세 번의 문명 일찌감치 공개된 시대의 변화는 과거 문명5에서 정사각형의 그리드 타일에서 육각형 헥사곤 타일로 변경된 수준의 변화로 예고됐다.
시대 시스템의 핵심은 세 개의 각기 독립된 챕터로 게임을 분리, 플레이어가 새로운 문명과 자원을 선택하는 것이다. 각 시대는 해당 문명의 전성기를 강조하는 유닛, 건물, 자원이 제공되며 시대가 끝날 때마다 플레이어는 새로운 문명을 선택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게임의 시대는 고대 시대, 대항해시대, 현대 시대 세 시대로 나뉘고 시대 말미에는 위기를 마주하게 된다. 위기는 단순히 약간의 지역에 패널티를 주는 데 그치던 재난과 달리 모든 플레이어가 극복해야 할 일종의 거대한 시대 사건이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 게임 종반부까지 긴장감과 함께 전략적 선택을 요구하고 이를 통해 제국의 쇠퇴, 혹은 위기를 극복하고 다음 시대에 더 유리한 조건으로 제국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시대 전환' 역시 기존 문명과 유산을 유지하거나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한다. 새 시대가 도래하면 플레이어는 다음 시대에 사용할 문명을 선택하고, 이전 시대의 성과에 따라 새로운 유산을 확보한다.

시대 전환의 핵심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운 전략적 가능성을 제공하는 데 있다. 지도자는 시대가 바뀌어도 동일하게 유지되며, 전통 정책과 일부 건물, 유닛 등도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 시스템은 게임의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실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각 시대는 건물이나 유닛의 외형 외에도 역사적 몰입감 강화, 플레이어만의 독특한 문명 성장을 목표로 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33%가 언급됐다. 새로운 시스템, 기존 시스템 개선, 그리고 유지되는 요소들이 각각 1/3씩 차지한 게임으로 정체성과 새로움을 모두 제공하는 식이다.
이 시대 시스템을 통해 가장 개선하고자 한 점은 '눈덩이 현상'이다. ‘눈덩이 현상’은 초반의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게임 후반부 경쟁의 재미를 감소시켰다. 또, 제국이 커져가며 플레이어의 관리 요소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지루함이 더해진다.

지도자와 문명이 완성하는 역사의 기록 문명7에는 여전히 다양한 문명과 거대한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존재한다.
이번에는 문명이 시대에 따라 변하는 만큼 지도자가 가진 고유의 문명이 달라지는 모습이 그려진다. 지도자는 시대를 넘어 플레이어와 함께 하지만, 문명은 지도자와 분리되어 각 시대에 새로운 문명을 조합하게 된다.
이른바 믹스 앤 매치다. 이를 통해 목표로 한 점은 역사적 특징을 반영하는 동시에 만들 수 있는 고유한 플레이 스타일에 있다. 이러한 믹스 앤 매치는 시대별로 지도자를 교체하는 아이디어와 시대별 인도를 마우리아-촐라-무굴의 스택 방식으로 설계하는 아이디어의 단점을 보완하는 형태에서 발전했다. 지도자를 중심으로 제국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문명을 변경하며 역사적인 길을 그려나가며 반복 플레이의 가치를 제공하고자 했다.

또한, 한나라의 사대부는 기존 위인 시스템의 소규모 버전으로 각 사대부가 다른 보상을 제공하지만,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위인 효과의 사대부와 달리 재규어 학살자는 초반 정찰병을 대체해 초목 타일에 보이지 않는 함정을 설치해 적 유닛에 피해를 준다.
문명의 선택에 따라 단순히 유닛 종류만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 방식까지 달라지는 셈이다. 이렇게 각기 강점을 가진 문화가 쌓이고, 변화하며 플레이어에게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지도자 역시 특유의 능력과 성향으로 게임 플레이를 바꾼다. 특히 문명7에 추가된 속성 시스템이 있는데 지도자를 문화, 외교, 경제, 팽창주의, 군사 중심, 과학 중심의 6가지 범주로 나누고 특화할 수 있도록 만든다. 속성과 그 보너스는 시대에 걸쳐 지속된다.

간단하고, 더 깊게, 문명7의 제국 관리 시대의 변화 만큼이나 제국의 관리 부분 역시 큰 변화를 겪은 부분 중 하나다. 특히 직전 타이틀인 문명6와 비교해도 시스템 정비와 변화로 완전히 새로운 성장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
그 중 대표적인 부분이 건설자 제거와 특수지구의 개편이다. 건설자가 사라지며 도시 타일의 개발은 인구가 늘어날 때마다 자동으로 1개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도시의 인구 성장과 개발이 자연스럽게 묶이고, 방대해진 제국 곳곳으로 돌아다니며 건설자를 조작하는 번거로움도 덜고자 했다.

마을은 도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행복도, 자원 생산량 등의 변경에 마을과 달리 직접 생산 등을 관리해야 한다. 즉, 마을은 별도의 복잡한 관리 없이 확장과 도시의 성장을 돕고, 도시는 실질적인 생산/발전 거점으로 플레이어의 집중 관리를 받는 셈이다.
또한, 정착지 수의 한도도 도입된다.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는 소규모의 정착지를 가질 수 있다. 게임 시작 시에는 5개도 채 되지 않는 정착지 한도가 있다. 물론 제한 숫자 이상으로 정착지를 건설하고, 정복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도를 넘어서면 마을의 행복도가 감소해 관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행복도는 지역 생산량, 세계 생산량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무분별한 확장이 도리어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식이다.
이와 함께 특수지구는 아예 방식이 변경됐다. 시장, 항만, 성지 등 도시별로 복잡하게 관리해야 했던 특수지구는 훨씬 간소화됐다. 도시에 건물을 지으면 자동으로 특수지구가 형성되고 다시 도입된 전문가 시스템으로 전문가를 배치, 인접 보너스를 높일 수도 있다.

이처럼 개발진은 새로운 제국 관리 시스템을 간소화와 전략적 깊이 강화 목표로 그려냈다. 하나의 도시에 집중할지, 영토를 확장하며 플레이할지, 이 둘의 조화를 그릴지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식이다.
문명의 성장과 확장, 외교 & 전투 다른 문명과의 교류와 충돌은 문명 시리즈에서 영토를 확장하고, 제국을 관리하는 데 필수적으로 겪어야 할 일들이다. 문명7은 앞선 주요 변화의 방향처럼 간소화와 깊은 플레이라는 방향성을 모두 만족하고자 하는 변화를 추구했다.
과거 문명의 전투는 하나의 타일에 대규모 군대가 밀집해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전략적 획일화를 불러온 '파멸의 스택'이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문명5부터 헥사곤 타일을 도입하고 하나의 타일에 한 유닛만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게임 후반이 되면 너무 많은 유닛이 맵 전체를 뒤덮는 '파멸의 카페트' 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유닛들을 최대 6기까지 담아 빠르게 전장으로 이동하는 능력도 있다. 전선까지 6기의 유닛을 따로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령관에 담아 더 높은 이동속도로 올리고, 전선에서는 스택을 해제해 다시 맵 위에 6기 병력을 꺼내 전투를 펼칠 수 있다.
레벨업도 사령관 주변의 유닛이 전투를 펼치면 사령관이 경험치를 얻고, 사령관이 직접 레벨업하게 된다. 특히 사령관 레벨업 시 공격, 이동, 지원 등 5개의 스킬 트리에 투자할 포인트를 얻고, 한 유형의 최종 스킬을 얻으면 추가적인 보너스를 제공하는 훈장을 하나씩 선택해 얻게 된다. 또 먼 거리에서 지원군이 사령관에 합류하는 시스템을 추가해 전장에서 발생한 병력 손실을 복잡한 이동 고민 없이 채울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다.

플레이어는 다른 문명과의 외교 단계에서 서로 이득이 되는 요소, 동맹이나 전쟁, 제재를 가하는 요소 등 네 개의 유형으로 관계를 바꿔나갈 수 있다.
연구 협력을 통해 양측 모두 이익을 가져다주거나 별도의 스파이 유닛 없이 연구 기술을 빼내는 것도 외교창에서 가능해졌다. 특히 여러 외교 행동은 상대방이 지지, 수락, 거절을 선택할 수 있다.
연구 협력을 보면 상대방이 지지 시 양쪽 모두 높은 수준의 과학이 올라가지만, 수락 시에는 제안 측만 중간, 제안을 받은 측은 소량만 얻게 된다. 반대로 거절로 상대방에게 이익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만 보면 함께 성장할 경우 지지, 상대 성장을 억제하려면 반대를 선택하는 게 무조건 이득일 것 같지만, 실제로는 수락 역시 자주 쓰이는 옵션이다. 바로 영향력이라는 자원 때문이다.

특히 이번 작품은 야만족이 없는 대신 독립 세력이 늘어났다. 근처 독립 세력들이 적대적 세력이라면 한 시대 내내 공격만 막아내다 끝날지 모른다. 이때 그들의 종주국이 되는 방법이 바로 영향력을 써 우호 관계를 맺는 방법이다. 그래서 영향력은 굉장히 중요한 자원 중 하나가 됐다.
다만, 영향력은 다른 자원에 비해 소모 수치가 낮아 자주 사용하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영향력을 쌓아두기보다는 빠르게 소모해 원하는 방향의 플레이를 그리고 성장 속도, 세력 확장 속도를 높이는 게 나은 셈이다.
플레이어의 이야기와 문명의 이야기 단순한 반복 메커니즘을 줄이고 플레이어의 전략적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한 전체적인 게임 방향성에 맞게 문명7은 다양한 이야기 생성을 중요하게 내세웠다.
창발적 서사로 규정된 이번 작품의 내러티브 이벤트는 전투, 기술 발전, 플레이어의 중요한 성과 등을 추적하고 이에 맞는 이벤트를 생성한다. 예를 들어 고대 시대에 전쟁광이었지만, 이후 평화주의자로 쭉 지낸 플레이어의 이야기. 그걸 추적하는 내러티브 태그로 새로운 이벤트가 트리거된다.

발견물 역시 단순히 발견과 동시에 보상이 주어지는 형태가 아니라, 보상이 왜 주어지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른 보상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플레이어의 선택, 선택의 이유와 그걸 결정하게 하는 정보. 이러한 체계적인 이벤트는 단순히 사이드바 미니 알림을 넘어 제국의 이야기로서 가치를 가지게 만드는 게 이번 작품 내러티브의 목표다.
그리고 이러한 내러티브의 방향이 문명7이 그리는 전략, 게임 플레이와 어떻게 엮일지는 실제 게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현재 파이락시스 개발진이 어떻게 각각의 변화를 추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지는 대니스 셔크 수석 프로듀서, 에드워드 장 시니어 게임 디자이너의 인터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