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없어도 ‘눈 야구 + 허슬플레이’로 밥값… 이래서 최정, 최정하는 겁니다

유새슬 기자 2026. 4. 2.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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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최정이 지난달 31일 인천 키움전에서 안타를 친 뒤 전력질주 하고 있다. SSG랜더스 제공
볼넷 골라 타선 받치고
적극적 주루 플레이까지
“이게 원팀…보기 좋더라”
최정 묵직한 리더십에 사령탑도 엄지척

최정(39·SSG)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 캠프에서 “꼭 장타가 아니더라도, 안타를 치거나 누상에 살아나가서 후속 타선에 기회를 연결해주는 게 제일 큰 목표”라고 말했다. 리그 최고 홈런 타자의 시즌 목표로는 소박하지 않나 싶었지만 최정은 실제로 그라운드에서 그 목표에 충실하며 팀 승리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시범 경기에서 홈런포를 가동했던 최정은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진행된 세 경기에서는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했다. 그래도 3번 타자로서의 존재감은 컸다. 최정이 여전히 팀 타선의 핵이라는 건 단순히 홈런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점이 또 한 번 증명됐다.

SSG는 시즌 첫 경기인 3월28일 KIA전에서 7회까지 3-6으로 뒤지다가 9회 대역전극을 이뤘다. 9회말 1사 후 6-6으로 따라잡은 직후 주자 1·2루에서 최정이 타석에 섰다. 홈런 한 방이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최정은 제구가 흔들리던 상대 투수를 상대로 배트를 한 차례도 휘두르지 않았다. 스트라이크존에 꽂힌 1구도 지켜본 최정은 이내 4번째 볼을 골라내는 순간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다음 김재환의 타석에서 상대 폭투로 경기가 7-6으로 끝났다.

그 모습을 본 이숭용 SSG 감독도 미소를 지었다. 이 감독은 “간판선수가 그런 상황에서도 볼넷으로 걸어 나가서 뒤 타선에 연결해주려고, 어떻게든 이기려고 하는 모습을 보고 팀이 더 탄탄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인이 해결하려고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다음 타석에 김재환이 있으니까 일단 출루를 한 것이다. 참 보기 좋았다”고 돌아봤다.

지난 시즌과 달리 올해는 건강하다는 점을 한껏 과시하듯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도 눈에 띄었다. 최정은 31일 키움전 2-2로 팽팽하던 6회 2루타를 쳐서 출루했다. 한유섬이 2루수 앞 땅볼을 치자 2루에 있던 역전 주자 최정은, 잠시라도 주춤했다면 아웃됐을 타이밍에 상대 야수들의 움직임을 체크하며 전력으로 홈까지 무사히 들어갔다. 4-2로 이기던 7회에도 유격수 앞 땅볼 타구를 치고 전력 질주해 1루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는 김재환의 3점 쐐기 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전 경기 수비 출장을 목표로 삼은 최정의 수비력도 여전하다. 2루와 3루 베이스 사이로 빠르게 날아가는 타구를 잡고 러닝스로우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장면은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내가 건강만 하다면 홈런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던 최정의 말대로 홈런 타자의 목표는 더이상 홈런이 아니다. 최정은 때론 백 마디 말보다 행동 하나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는 점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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