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TV+의 오리지널 시리즈 파친코 시즌 2가 글로벌 방송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시상식으로 꼽히는 제77회 프라임타임 에미상(Primetime Emmy Awards)에서 2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 이번 글로벌 프로젝트는 시상식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다시 한번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TV예술과학아카데미(ATAS)가 발표한 최종 후보 명단에 따르면 파친코 시즌 2는 기술적 완성도를 인정받아 촬영상(러닝타임 1시간 이상 시리즈 부문)과 프로덕션 디자인상(내러티브 판타지 프로그램 부문) 후보로 각각 지명됐다.

반면 지난 시즌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며 에미상을 휩쓸었던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은 이번 후보 명단 주요 부문에서 제외되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번 공개된 시즌 2의 후보 지명 관측이 우세했으나, 최종적으로 이정재의 남우주연상이나 황동혁 감독의 감독상 노미네이트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출연 소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배우 최승현 역시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지난달 말 공개된 시즌 3의 경우 이번 에미상의 심사 대상 기간을 벗어난 시점에 발표되었기 때문에, 내년 시상식에서의 재도전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는 상태다.

올해 에미상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에는 글로벌 OTT 플랫폼들의 핵심 텐트폴 주자들이 대거 포진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애플TV+의 세브란스: 단절 시즌 2를 비롯해 HBO의 인기 시리즈 화이트 로투스 시즌 3와 더 라스트 오브 어스 시즌 2 등이 전면에 나섰다.
이처럼 글로벌 제작사들의 대작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된 구도 속에서, 한국적인 정서와 역사적 배경을 담아낸 파친코가 기술 부문 후보에 안착했다는 점은 플랫폼 경쟁력 측면에서도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둔 파친코 시즌 2는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의 장대한 시간을 교차하며 선자가족들의 이주 역사를 정교하게 담아냈다.
작중 젊은 선자(김민하 분)는 이방인으로서 겪는 고통을 인내하며 생존을 도모하고, 노년의 선자(윤여정 분)는 손자 솔로몬(진하 분)과의 교감을 통해 역사적 기억을 계승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에 모자수(소지 아라이 분)의 일본 내 파친코 사업 확장 과정과 야쿠자와의 대립 갈등, 그리고 고한수(이민호 분)의 과거 무기밀매업 시절 서사 등이 유기적으로 엮였다.
특히 나가사키 원폭 투하 직전의 상황을 표현한 5화의 경우, 과감한 흑백 화면 연출과 날짜 삽입 기법을 시도해 시청자들에게 깊은 시각적 인상을 남겼다.

해외 비평가들은 이번 시즌에 대해 직접적인 전투 묘사 없이도 전쟁이 개인에게 미치는 참혹한 영향력을 밀도 있게 그려냈다고 평가했다.
여러 세대의 죽음을 마주하는 선자의 심리적 변화를 섬세하게 포착해 이민자 서사의 깊이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989년 현재 시점의 이야기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전작에 비해 극적인 서사적 전환점이 다소 부족해 전반적인 전개 속도가 다소 지루해졌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또한 세대를 연기한 배우들 간의 이미지 간극과 일부 출연진의 연기력 아쉬움에 대한 비판적 의견도 공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친코 시즌 2가 에미상 기술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은 시각적 연출과 고증의 완성도를 전문가 집단으로부터 공식 인정받았음을 의미한다.
시대를 고스란히 재현한 세트 디자인과 감정의 선을 극대화한 촬영 기법은 작품이 가진 고유의 메시지를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이번 노미네이트 성과가 향후 시상식 본 행사의 최종 수상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전 세계 미디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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