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 기다린 복귀전, 69초 만에 끝났다
코너 맥그리거의 UFC 복귀전이 1라운드 1분 9초 만에 종료됐다. 상대 맥스 할로웨이의 TKO 승리였다.
12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9 메인이벤트에서 나온 결과다. 맥그리거는 2021년 더스틴 포이리에와의 3차전에서 다리 골절을 당한 뒤 약 5년간 옥타곤을 떠나 있었다.
이번 대회는 UFC 역사상 최고 입장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장 수익만 약 2800만 달러, 한화로 420억 원 규모다.
맥그리거의 기본 대전료는 1500만 달러, 약 225억 원 수준으로 전망됐다. 할로웨이 역시 400만 달러, 약 60억 원 안팎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보도됐다.
경기가 60초 남짓으로 끝난 점을 감안하면, 초당 환산 수익 규모가 UFC 역대급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결과에 대한 실망과는 별개로 흥행 자체는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맥그리거와 할로웨이의 인연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페더급 체급에서 맞붙었던 두 사람이 13년 만에 다시 케이지에서 만난 것이다.
그사이 맥그리거의 커리어는 뚜렷한 내리막을 그렸다. 그는 이번 패배로 최근 3연패에 빠졌고, 무승 행진은 6년을 넘겼다.
전성기였던 2015~2018년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시절과 비교하면 체급도, 기량도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경기는 웰터급에서 치러졌는데, 할로웨이가 원래 체급인 페더급에서 웰터급까지 체중을 끌어올려 맞춰준 대결이었다.
할로웨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 부분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위해 체급까지 바꿔가며 준비했다는 취지로 아쉬움을 드러냈다.

UFC 최고경영자 데이나 화이트는 경기 직후 맥그리거의 부상을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공식 진단이 아닌 추정 단계지만, 사실이라면 회복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중상이다.
맥그리거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10초 안에 할로웨이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자신감 넘치는 발언과 실제 결과 사이의 간극이 이번 논란을 키운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같은 체급을 오가며 활동한 UFC 스타들의 사례와 비교하면 이번 공백 기간이 얼마나 이례적인지 드러난다. 격투기 선수가 5년간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고도 메인이벤트 자리를 유지한 경우는 UFC 역사에서도 손에 꼽힌다.
이는 맥그리거가 경기력이 아닌 화제성과 상업적 가치만으로 카드 최상단을 지켜왔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 대회의 입장 수익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그의 이름값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경기는 시작과 동시에 맥그리거의 저돌적인 공격으로 출발했다. 그는 점프 헤드킥을 시도했지만 착지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에 이상이 발생했다.
무릎이 체중을 버티지 못하고 꺾이면서 맥그리거는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이후 두 차례 더 다리가 풀리는 장면이 반복됐다.
할로웨이는 이 상황에서 무리한 추격 대신 심판을 바라보며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다. 짧은 그래플링 공방 끝에 할로웨이가 상위 포지션에서 파운딩을 시도했다.
맥그리거는 일어나 싸우자는 할로웨이의 손짓에도 쉽게 몸을 일으키지 못했다. 간신히 일어난 후에도 오른발에 체중을 싣지 못한 채 절뚝거렸다.
결국 무릎이 다시 꺾이자 맥그리거는 양손을 들어 경기 속행이 불가능하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주심은 즉시 경기를 중단시켰고, 할로웨이의 1라운드 TKO 승리가 선언됐다.
경기 종료 시점은 1분 9초, 초 단위로는 69초였다. 관중석에서는 곧바로 야유가 터져 나왔다.
경기 전 워밍업 구역에서 촬영된 영상도 뒤늦게 주목받았다. 맥그리거가 신발을 벗다가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는 장면과 하이킥을 찬 뒤 뒤로 밀리는 장면이 각각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전 준비 구역 영상과 실제 부상 부위가 같은 오른쪽 다리라는 점은 우연으로 넘기기 어려운 지점이다. 다만 데이나 화이트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경기 전 대면 영상의 조회수가 8000만 회에 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만큼 많은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기존 부상이 있었다면 누군가는 알아챘을 것이라는 논리다.
숫자로 보면 이 반박에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격투기에서 경기 전 컨디션 저하와 실제 파열 부상은 별개의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무릎이 완전히 파열되기 직전 단계에서는 워밍업 중 미세한 불안정성만 나타나고, 실제 파열은 첫 강한 충격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 스포츠 의학계의 일반적인 설명이다. 이 경우 워밍업 영상 속 비틀거림과 경기 중 무릎 파열이 인과관계 없이 동시에 존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흥행 수치 역시 논란을 키운 요인으로 풀이된다. 420억 원대 입장 수익과 맥그리거 개인 225억 원대 대전료라는 숫자가 먼저 알려지면서, 결과와 무관하게 이미 막대한 금액이 오갔다는 사실 자체가 공정성 논란과 맞물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할로웨이가 곧바로 3차전을 공개 요구한 점도 흐름상 자연스럽다. 1분여 만에 끝난 승부로는 실력을 온전히 증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맥그리거의 향후 거취는 부상 정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39세를 앞둔 나이와 3연패라는 최근 성적을 감안하면 은퇴 수순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격투기 커뮤니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69초짜리 경기가 남긴 것은 승패보다 많은 물음표다. 할로웨이는 3차전을 원하고 있고, 맥그리거의 무릎 상태는 아직 정밀 진단 전이다.
이 경기가 조작이었다는 팬들의 격한 반응과, 순수한 부상이라는 UFC 측 설명 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할까. 정밀 검진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이 논쟁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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