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민간 자격증… 필라테스 1300개, 요가 1000개

최근 서울의 한 필라테스 센터에 등록한 주부 임모씨는 3개월 치 PT(개인 수업)를 끊었다가 2주일 만에 환불을 요구했다. 상담 때와 달리 원장인 강사가 근육 부위, 운동 자세를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고, 온라인에서 검색한 내용을 물어보기라도 하면 어물쩡 넘어가는 게 반복됐기 때문이다. 원장이 보유했다는 자격증을 검색해보니 개인이 발급한 자격증이었고 취득한 사람도 2명에 불과했다. 임씨는 “전문가한테 배우려고 수업 한 번에 8만원씩 냈는데 속은 기분”이라고 했다.
최근 필라테스, 요가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관련 민간 자격증 숫자가 수천 개에 이를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28일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필라테스 민간 자격증 수는 1300여 개, 요가 관련 자격증은 1000여 개에 달한다.
자격증이 우후죽순 늘어나는 건 민간 자격 제도가 사실상 요건이 전무한 등록제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은 “민간 자격 제도는 자율에 기반해 운영되며 국방 등 금지 분야만 아니면 승인이 난다”고 했다. 필라테스의 경우 ‘지도자’ ‘운동 지도자’ ‘모던’ ‘스포츠’ 등 갖가지 수식어를 붙인 자격증이 매해 생겨난다. 올해만 100개가량이 새로 추가됐다.
일각에선 이런 자격증이 전문성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취득할 수 있는 곳이 많으니 탈락자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필라테스 자격증 중 올해 응시자가 가장 많은 A 자격증의 경우 189명이 지원해 전원이 자격을 취득했고 B, C 자격증도 98명, 94명이 지원해 전부 합격했다. 응시자가 1~2명인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자격증을 따는 건 필라테스, 요가 등이 ‘자유업’이어서 민간 자격증만으로도 지도자가 돼 운동 센터를 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분야엔 국가 공인 자격증이 없는 데다, 운동을 배우러 온 사람들이 자격증을 검증할 수단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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