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가 7년 만에 공개한 8세대 ES가 국내 프리미엄 세단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지난 4월 상하이 모터쇼에서 베일을 벗은 신형 ES300h는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완전한 세대 교체로, 제네시스 G80과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라는 두 강자의 아성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국내 수입차 하이브리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ES가 이번 풀체인지를 통해 가져온 충격적인 변화와 그로 인해 경쟁 모델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파헤쳐본다.

렉서스 ES300h 8세대 / 사진=렉서스
완전히 새로워진 디자인, 과거와의 결별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디자인이다. 렉서스의 상징이었던 스핀들 그릴을 과감히 버리고 일체형 수평 디자인을 채택했다. 이는 렉서스가 새롭게 제시한 ‘Clean Tech × Elegance’ 디자인 철학의 결과물이다. 전장 5,140mm, 전폭 1,920mm로 기존 모델보다 각각 165mm, 55mm씩 커진 차체는 대형차에 가까운 존재감을 과시한다. 휠베이스 역시 2,950mm로 80mm나 늘어나면서 뒷좌석 공간이 벤츠 E클래스를 능가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얇아진 LED 헤드램프와 낮아진 루프라인은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측면에서 바라본 패스트백 실루엣은 기존 ES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완전히 탈피했다. 차체 하부를 블랙으로 처리한 투톤 디자인은 현대적 감각을 더하며, 리어램프 역시 가로로 길게 뻗은 형태로 변경되어 후면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였다.

렉서스 ES300h 실내 / 사진=렉서스
테크놀로지 대폭 강화, 독일차 수준 뛰어넘다
실내는 더욱 극적으로 변했다. 14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센터페시아를 지배하며, 디지털 계기판과 함께 듀얼 디스플레이 구성을 이룬다. 기존 렉서스가 고집했던 물리 버튼 중심의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완전히 디지털화된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AI 기반 음성인식을 지원하며,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도 기본 탑재된다.
세계 최초로 적용된 ‘반응형 히든 스위치’는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터치 방식으로, 평소에는 깔끔한 실내 디자인을 유지하다가 손이 가까이 오면 자동으로 버튼이 나타난다. 렉서스 최초의 ‘센서리 콘시어지’ 기능은 운전자의 상태를 감지해 조명, 온도, 시트 마사지 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며 개인화된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
운전석 12시 방향의 스티어링 휠에는 터치 방식의 컨트롤이 배치되어 주행 중에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증강현실(AR) 기술을 적용해 내비게이션 정보를 도로 위에 직접 투사한다. 마크 레빈슨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17개의 스피커로 콘서트홀 같은 음향을 구현한다.

제네시스 G80 / 사진=제네시스
하이브리드 성능 한 단계 업그레이드, G80 위협한다
파워트레인도 진화했다. 기본 모델인 ES300h는 2.5리터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최대 출력 197.1마력을 발휘한다. 공인 연비는 리터당 17.2km로, 제네시스 G80 2.5 터보(9.8km/L)나 벤츠 E클래스 디젤 모델(12.4km/L)과 비교해도 압도적인 효율을 자랑한다.
상위 모델인 ES350h는 더욱 강력하다. 동일한 2.5리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이지만 최대 출력 247.4마력을 발생시키며, 0-100km/h 가속은 7.8초로 준대형 세단으로서는 준수한 성능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복합 연비는 리터당 16.5km를 유지한다. e-CVT 변속기는 부드러운 변속감을 제공하며, 전기모터만으로도 시속 50km까지 주행이 가능해 도심에서의 정숙성이 뛰어나다.
새로운 플랫폼은 하이브리드(HEV)뿐만 아니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순수 전기차(BEV)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렉서스는 향후 ES350e라는 이름의 PHEV 모델과 최고 성능 모델인 ES500e 순수 전기차도 라인업에 추가할 계획이다. ES500e는 최대 출력 342.6마력, 0-100km/h 가속 5.9초, 1회 충전 주행거리 약 610km를 자랑하며, 150kW 급속충전 시 외기온도 25℃에서 10-80% 충전에 약 30분이 소요된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사진=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주행감도 업그레이드, 사륜구동 시스템 추가
7세대까지 ES는 편안함에만 집중했다. 하지만 8세대는 다르다. 신형 TNGA GA-K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차체 강성을 30% 이상 높였고, 서스펜션 튜닝도 전면 재설계했다. 프론트는 맥퍼슨 스트럿, 리어는 멀티링크 방식을 유지하되, 댐퍼와 스프링을 새로 개발해 승차감과 핸들링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륜구동 시스템의 추가다. 그동안 ES는 전륜구동만 제공했지만, 이번에 4WD 옵션이 새롭게 생겼다. 후륜에 배치된 전기모터가 노면 상황에 따라 동력을 배분하며, 눈길이나 빗길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킨다. 벤츠 E클래스의 4MATIC과 정면 대결을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해외 매체들의 시승 평가도 긍정적이다. 미국 모터트렌드는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차를 타는 느낌”이라며 “벤츠 E클래스급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했다. 전기모드에서의 정숙성, 엔진 전환 시의 자연스러움, 렉서스 특유의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은 여전히 ES의 강점으로 남아 있다.
가격 경쟁력까지, 벤츠보다 1,000만 원 저렴
가격도 전략적이다. 현행 ES300h가 6,690만 원부터 시작하는데, 신형 모델도 비슷한 6,400~7,200만 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풀옵션 모델은 8,000만 원대까지 형성될 수 있지만, 같은 급 벤츠 E클래스가 9,000만 원을 훌쩍 넘고, 제네시스 G80이 5,899만~8,149만 원인 것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훨씬 뛰어나다. 게다가 렉서스의 압도적인 내구성과 낮은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실질적인 총 소유 비용은 훨씬 더 낮다.
렉서스는 각종 품질 조사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차지한다. 2025년 상반기에만 국내에서 3,292대가 판매되며 수입 하이브리드 부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ES의 상품성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최근 독일차들은 품질 문제가 자주 거론되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흔들리고 있다. 복잡한 전자장비로 인한 고장률 증가, 높은 수리비용은 소비자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2026년 상반기 국내 출시, 예약 문의 벌써 쇄도
국내 출시는 2026년 상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일본에서는 2026년 봄부터 판매가 시작되며, 유럽과 북미도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다. 렉서스코리아는 공식 출시일과 가격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예약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현재 ES를 타고 있는 오너들도 신형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형 ES의 전망을 밝게 본다.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소비자들도 연비와 친환경성을 중요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 기술에서 렉서스는 독일차들을 압도한다. 20년 넘게 쌓아온 하이브리드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앞으로 추가될 PHEV와 BEV 모델까지 고려하면 ES 라인업만으로도 모든 파워트레인을 커버할 수 있다.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드디어 렉서스가 제대로 칼을 빼들었다”, “이제 벤츠 E클래스 살 이유가 없어졌다”, “G80도 하이브리드 안 내놓으면 위험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는 더 좋은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브랜드 이미지와 주행 성능을 중시한다면 벤츠 E클래스가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고,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제네시스 G80이, 경제성과 신뢰성을 우선시한다면 렉서스 ES가 더 나은 선택이 될 것이다. 준대형 세단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7년 만에 돌아온 렉서스 ES의 역습, 그 결과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