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를 알고 계신가요? 1만 기 이상의 위성으로 전 세계 1000만 명에게 위성 인터넷을 제공하는 스타링크를 운영하고, 올해 초엔 인공지능(AI) 기업 xAI까지 합병한 회사예요.
지난해 매출만 약 150억 달러(약 22조 원)에 달하는 이 회사, 아직 증권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기업이에요. 최근 이 회사가 미국 증시에 상장한다는 소식이 뜨거워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미 일반투자자들이 스페이스X에 투자하는 방법이 생겼어요. 바로 ETF(상장지수펀드)를 통해서요. 일부 ETF는 이미 스페이스X 지분을 포트폴리오에 직접 담고 있어요. 상장도 안 한 회사를,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는 ETF 구성 종목 안에 넣은 거예요.
즉, 개인 투자자들이 상장 전 스페이스X 주식을 직접 못 사더라도 해당 ETF를 산다면, 스페이스X 주식을 가진 효과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거에요.
ETF 상품을 만드는 국내 자산 운용사들도 우주 시장에 대비해 움직이고 있어요. 우주 테마 ETF 상품이 줄줄이 상장됐고, 대부분 스페이스X가 6월 상장될 경우 즉시 편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마련해 뒀어요.
오늘의 디깅에서는 이렇게 주목받는 주식이라면 뭐든지 다 담을 수 있는 ETF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게요.
ETF가 뭐길래
ETF는 '상장지수펀드'예요. 쉽게 말하면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는 펀드예요. 펀드는 여러 자산을 모아 운용하는 금융 상품이고요.
개별 주식과 뭐가 다르냐고요? 개별 주식은 한 기업 주식에 집중해 투자하는 거예요. 그 기업이 잘 되면 투자자도 이득이고, 주가가 흔들리면 투자자도 직격탄을 맞아요.
하지만 ETF는 달라요. 여러 종목을 바구니에 담아서 한 번에 투자하는 구조예요. 삼성전자 하나만 사는 게 아니라,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네이버가 들어있는 바구니를 통째로 사는 거예요. 한 종목이 흔들려도 나머지가 버텨줄 수 있죠. 그래서 개별 주식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에요.

바로 이 안정성 때문에 ETF가 최근에는 '국민 재테크'로 불릴 정도예요. 지난 4일 기준 국내 ETF 순자산은 439조 원, 상품 수는 1099개에 달해요. ETF 순자산이란 ETF가 보유한 주식·채권 등 자산의 현재 시장 가치 합계예요. 2020년 말 52조 원에서 5년여 만에 약 9배 커진 거예요. 수백조 원어치 자산이 ETF 시장에서 굴러가고 있는 거죠.
패시브? 액티브? 뭐가 달라?
ETF 안에도 종류가 있어요. 크게 ‘패시브’와 ‘액티브’로 나뉘어요.
먼저 패시브(수동형) ETF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요. ‘KODEX 200’이 대표적인 예예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형주 200개로 구성된 ‘코스피200’ 주가지수에 담긴 종목들을 비중대로 그냥 담아두는 방식이에요. 펀드 매니저가 따로 종목을 고르거나 판단하지 않아 수수료가 낮아요.
액티브(능동형) ETF는 달라요. 펀드 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요. ‘지수보다 더 잘 벌겠다’는 목표로 운용하는 거예요. 예를 들어 코스피가 10% 올랐을 때 12% 벌겠다는 거예요. 시장 평균을 그냥 따라가는 게 아니라, 매니저가 유망한 종목을 직접 골라서 시장을 이기겠다는 전략이에요. ¹KODEX AI전력핵심설비, TIGER 미국우주테크 같은 테마형 ETF들이 대표적인 액티브 ETF예요.

¹ETF 상품명의 구조: ETF에는 운용사 브랜드와 구성 종목을 고려한 이름이 붙어요. 예를 들어 'KODEX 코스피'는 KODEX 브랜드를 쓰는 삼성자산운용이 코스피 주가지수에 투자한다는 뜻이에요. 'TIGER 반도체'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반도체 회사들로 구성한 ETF예요. 레버리지 등 특별한 투자 방식을 쓰는 경우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처럼 이름 뒤에 투자 방식이 추가될 수도 있어요.
특히 최근엔 이 액티브 상품이 쏟아지고 있어요. 올해 상장된 ETF 48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3개가 액티브였어요. 최근 5년 평균(27.8%)을 훌쩍 넘는 비중이에요. AI, 우주, 로봇, 은 현물까지... AI 이후의 유망한 테마를 먼저 담으려는 경쟁이 ETF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예요.
AI 다음은 우주?
최근 미국 주식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오는 6월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하면서, 우주 테마 ETF가 한꺼번에 쏟아졌어요.
특히 미국 ETF 중 XOVR과 RONB, NASA는 스페이스X 지분을 직접 담고 있어요. 원래 ETF는 상장된 주식만 편입할 수 있어서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는 건 불가능했어요.
그런데 XOVR은 ‘특수목적법인(SPV)’이라는 별도 법인을 만들어 그 법인이 스페이스X 주식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이 벽을 넘었어요. RONB는 스페이스X 주식을 사모 시장(공개 거래소 밖에서 이루어지는 비공개 거래 시장)에서 직접 사들여 보유하는 방식이고요.
지난 3월 상장된 NASA도 같은 SPV 방식이에요. ‘스페이스X 없는 우주 ETF는 엔비디아 없는 반도체 ETF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불완전하다’는 철학을 내세우며 스페이스X를 핵심 보유 종목으로 선점한 거예요.

다만 한국은 사정이 달라요. 국내법상 비상장 기업을 ETF에 직접 편입하기 어렵거든요. 대신 KODEX 미국우주항공, TIGER 미국우주테크 같은 상품들은 스페이스X가 상장되는 순간 즉각 편입할 수 있도록 조건을 미리 마련해 뒀어요. 지금은 로켓랩, 플래닛랩스 같은 순수 우주 기업들을 담고 있고요.
레버리지 ETF, 2배 수익의 함정
ETF를 이야기할 때, 꼭 짚어야 할 상품이 있어요. 바로 레버리지 ETF예요.
레버리지 ETF는 기초 지수나 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2~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에요. 예를 들어 2배 레버리지인 경우 10% 오르면 20% 수익, 10% 내리면 20% 손실이에요. 여기까지는 다들 들어보셨을 거예요.
진짜 함정은 다음에 있어요. 레버리지 ETF는 하루 단위로 수익률을 계산해요. 매일 전날 종가를 기준으로 새로 시작하는 이른바 '데일리 리셋' 구조예요. 이 때문에 장기 보유하면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예를 들어볼게요. 100만 원을 투자했는데 기초 지수가 10% 올랐어요. 이 지수를 추종하는 일반 ETF는 110만 원이 됐고, 레버리지 ETF는 2배인 20% 수익으로 120만 원이 됐죠. 다음 날 기초 지수가 10% 내렸어요. 일반 ETF는 99만 원(-1%), 레버리지 ETF는 20% 손실로 120만 원의 20%, 24만 원이 빠져 96만 원(-4%)이 됐어요. 즉 레버리지가 손실이 더 커요.

지수의 등락이 반복될수록 레버리지 ETF를 장기 보유하면 이 오차가 눈덩이처럼 쌓여요. 예를 들어 한 달 동안 지수가 거의 변화하지 않고 제자리인, 소위 횡보장에서도 레버리지 ETF는 손해를 보는 상황이 생겨요. 즉, 레버리지 ETF는 하루하루 단기 방향에 베팅하는 상품이지, 몇 달씩 들고 있는 상품이 아니에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 이달 출시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뜨거운 뉴스가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이달 22일 한국 주식시장에 상장될 예정이라는 거예요.
삼성·미래에셋·한국투자·KB·신한·한화·키움·하나자산운용, 무려 8개 자산운용사가 동시에 출사표를 던졌어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에요.
AI 시장 확대와 코스피가 '불장'인 지금, 반응이 뜨겁지 않을 이유가 없죠. 지난달 28일 투자 전 의무 사전교육 과정이 개설되자 일주일 만에 1만 2412명이 수강 신청했어요.
실제로 지금까지 홍콩 증시에서 거래 가능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ETF는 최근 6개월간 270~298%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어요. 불장에서 레버리지는 강력한 무기예요. 하지만 방향이 바뀌면 그 손실도 2배예요.

앞서 설명한 데일리 리셋 구조를 기억하시나요? 이 상품도 똑같아요. 하루하루 2배로 계산되는 구조예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계속 오른다면 수익도 2배로 커지지만, 등락이 반복되는 순간 수익률 왜곡이 시작돼요.
레버리지 ETF 투자 경험이 없다면 총 2시간, 경험자라면 1시간의 사전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기본예탁금 1000만 원도 증권사에 맡겨야 해요. 고위험 상품에 무분별하게 뛰어드는 걸 막기 위한 허들이에요. 관심은 뜨겁지만, 진입 문턱도 그만큼 높은 상품이에요.
ETF, 아는 만큼 잘 쓸 수 있어요
코스피가 사상 처음 7000선을 돌파한 지난 5월 6일, ETF 시장도 함께 들썩였어요. 2023년 6월 처음 100조 원을 넘긴 순자산이 올해 4월 400조 원을 돌파하더니, 지금은 450조 원을 눈앞에 두고 있어요. 400조 원에서 450조 원까지 걸린 시간이 고작 20일이에요. 5대 증권사 기준 20세 미만 ETF 투자자도 30만 2669명으로, 용돈을 ETF에 넣는 시대가 온 거예요.
ETF는 분명 강력한 도구예요. 돈 잘 버는 회사는 물론, 은 현물, 심지어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까지 담을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살펴봤듯이, 같은 ‘ETF’라는 이름 아래 패시브와 액티브, 일반형과 레버리지는 구조가 완전히 달라요. 패시브는 지수를 그대로 따라가고, 액티브는 매니저가 직접 고르고, 레버리지는 수익률이 하루 단위로 리셋되는 전혀 다른 상품이에요.
삼전·닉스 레버리지 ETF가 상장되는 이달, ETF 시장에 또 한 번 관심이 쏠릴 수 있어요. 뜨거운 관심만큼 상품 구조를 오해하고 뛰어드는 경우도 많아요. ETF 투자에 관심이 많은 분이라면, 내가 사려는 ETF가 어떤 구조인지 한 번 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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