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rk] 성심당 월세 4억 논란... 배경은?

대전 대표 빵집은 ‘성심당’은 대전 중구 은행동 본점만큼이나 대전역사점의 인기가 높습니다. 대전을 찾는 관광객들이 항상 들러 빵을 구매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대전역 안에 있는 물품 보관소는 성심당의 빵을 보관하는 창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가 상당합니다.

헌데, 성심당 대전역사점이 지난 4월 폐점 위기를 맞았습니다. 역사 내 판매시설을 운영하는 코레일유통 측에서 임대계약 종료를 앞두고 향후 월 수수료를 기존 대비 4배 이상 올린 4억원대로 책정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성심당 측은 월세가 너무 높다고 반발하며 현 수준인 1억원을 고수하며 갈등을 빚게 된 것이죠.

이후 코레일유통은 성심당 대전역사점 자리를 경쟁 입찰에 부쳤습니다. 1차 입찰 시 월 수수료는 4억4100만원이었는데요. 해당 입찰이 계속 유찰되자, 코레일유통에서는 최근 운영자 모집을 위한 입찰 기준을 변경해 신규로 운영 제휴업체 모집 공고를 내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신규 공고에서 수수료가 1차 공고 당시보다 3억원 이상 낮아지면서 성심당 측에서 최종 응찰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Remark] 코레일유통이 3억 낮춘 이유는?

코레일유통 측이 이렇게 월 입점 수수료를 대폭 낮춘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선 성심당 자리에 들어올 만한 사업자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코레일유통이 입찰공고를 진행한 결과 적격자가 없어 5차례나 연거푸 유찰됐습니다. 지난 4월 성심당과 계약 만료 후 9월까지 새 임차인을 찾지 못한 것이 월 수수료를 내린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됩니다.

고액 월세 여론도 코레일유통 측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코레일유통이 월 수수료를 4억원 이상으로 올린다는 내용이 기사로 보도되면서 일반 시민들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고액 월세를 질타하자 코레일유통이 한발 물러선 행보를 보인 셈입니다.

또한, 코레일유통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감사원에 사전컨설팅을 의뢰했습니다. ‘감사원 사전컨설팅’이란 공공 이익을 위한 행정 추진 중 법령과 현실과의 괴리나 불명확한

규제 등으로 인해 의사 결정에 어려움을 겪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해당 기관이 사전에 관련 규정 해석 등에 관한 의견을 구하고, 이에 감사원이 의견을 제시하는 제도입니다. 코레일유통은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활용해 수수료를 대폭 낮춰 재공고할 수 있었고, 결국 성심당과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게 됐죠.

[Remark] 성심당 월세가 4억원 이상까지 오른 이유는?

그렇다면 성심당에서 내야 하는 월 수수료가 4억원이 넘게 책정된 근거는 무엇이었을까요? 성심당 대전역사점의 월세가 정액제가 아닌 정률제를 채택한 매장이기 때문입니다. 정액제는 매달 내야 하는 금액이 ‘월 100만원’처럼 일정하게 정해진 계약인 반면, 정률제는 수수료율에 따른 계약으로 임대료를 지불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는 방식으로, 매출이 오를수록 월세를 더 내야 하는 구조인 것입니다.

코레일유통 내부 규정에 따르면, 역사 내 점포 임대료는 월 매출액의 17~49.9% 사이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데일리 등이 밝힌 성심당 대전역사점의 월 매출은 약 26억원으로 알려졌는데요. 코레일유통은 이에 따라 월 수수료 최저 비율인 17%를 적용해 4억4100만원을 성심당 측에 제시한 것입니다. 당시 코레일유통은 최저 비율을 적용한 만큼 절대 폭리가 아니며, 역사 내 다른 매장에도 정률제를 적용해 운영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하지만, 성심당 역시 억울한 측면이 있는데요. 2012년 11월, 코레일은 역사 활성화를 위한 코레일의 요청에 대전역에 처음으로 입점한 뒤, 2016년에는 정액제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체결했는데요. 당시 사장까지 나서 입점을 강력하게 설득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허나 이후 대전 운영 주체가 모회사인 코레일에서 코레일유통으로 바뀐 뒤, 감사원 지적에 따라 2021년 4월에는 수수료 기준이 정률제로 바뀌었는데요. 당시 수수료율은 매출액의 약 5%인 1억원선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재계약을 앞두고 큰 폭으로 상승한 수수료율에 성심당 측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Remark] 타 입점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는 지속될 듯

사실 성심당의 월 수수료는 여러 번 도마 위에 올랐었습니다. 지난 2021년 감사원이 성심당만 고정 월세를 받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지적함에 따라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바뀐 것인데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특정 업체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에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내부 규정에 따라 월 수수료율을 기존 대비 대폭 높여 제시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결국 감사원 사전 컨설팅을 통해 월 수수료를 1억3300만원으로 대폭 낮춰 재계약하며 논란이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타 입점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지속되리라 보이는데요. 삼진어묵의 경우, 부산역 지점의 월 수수료율이 월 매출의 25%이었습니다. 삼진어묵 측은 수수료율을 깎아 달라 요청했지만, 코레일유통 측이 거절해 월 약 3억원, 2년 8개월 동안 낸 총 수수료만 100억원이 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코레일유통의 수수료 관련 내부 규정이 변경될 때까지 이러한 논란은 계속되리라 전망됩니다.

지금까지 성심당 대전역사점을 둘러싼 월 수수료율 관련 논란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번 갈등은 코레일유통이나 성심당은 물론, 대전역에서 성심당을 이용했던 고객에게도 불편을 초래할 수 있는 이슈였는데요. 다행히 양측 간 갈등이 원만하게 해소돼 향후 대전역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맛있는 빵을 계속해서 먹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향후 타 업체와의 형평성 문제가 지속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보완도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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