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공습' 테슬라, 모델3 `4199만원` 출시…현대차·기아 `초비상`

테슬라가 주력 모델인 '모델3'의 가격을 4199만원으로 책정하며 국내 전기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현대자동차, 기아는 가격과 성능 경쟁력에서 테슬라에 밀릴 위기에 처했고,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BYD 등 중국 업체들도 가격 책정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7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중형 전기 세단 '모델3'의 스탠다드 후륜구동(RWD) 모델 가격을 4199만원, 롱레인지 RWD 모델을 5299만원으로 확정해 발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된 모델3 스탠다드 RWD는 국고 보조금 168만원과 지자체 보조금을 더할 경우 서울 기준 실구매가 4014만원, 보조금이 많은 지역에서는 3950만원에 구매가 가능하다.

업계는 테슬라의 이번 가격 파괴가 현대차와 기아의 내수 점유율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6 롱레인지 익스클루시브 트림의 시작가는 5515만원으로 보조금을 적용한 실구매가는 약 4715만원 수준이다. 

또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RWD는 551km의 주행거리와 320마력의 출력을 갖추고도 실구매가가 4699만원(지방 기준)에서 4836만원(서울 기준)으로 책정돼 아이오닉6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거나 대등한 수준을 확보했다.

특히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라인업인 EV3와 EV4의 가격 전략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아 EV4 롱레인지 어스 트림에 필수 옵션을 넣은 가격은 약 5177만원, 실구매가는 4400만원대로 추산된다.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 RWD와 실구매가 차이가 300만원 안팎으로 좁혀지면서, 테슬라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층의 이탈도 현대차그룹의 고민거리다. 쏘나타 하이브리드 익스클루시브 모델 가격은 3674만원으로 모델3 스탠다드 RWD의 실구매가와 격차가 3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유지비와 성능을 고려하면 내연기관 파생 모델보다 전용 전기차인 모델3의 상품성이 돋보일 수 있어, 하이브리드 시장 수요까지 테슬라가 흡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의 공세는 수입 전기차 시장의 진입장벽도 무너뜨리고 있다. BMW iX1, 메르세데스-벤츠 EQA, 폴스타2 등 5000만원대 이상의 수입 엔트리 전기차들은 모델3 대비 가격은 비싸지만 주행거리와 성능 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다. 테슬라가 가격을 낮추며 판매량을 BMW나 벤츠 수준인 연간 7만대 규모로 키울 경우, 기존 수입차 브랜드들의 '프리미엄' 전략도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 공략을 시작한 중국 BYD 역시 샌드위치 신세가 될 처지에 놓였다. BYD는 소형 SUV 아토3를 실구매가 3000만원 초반대에 내놓으며 저가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가 압도적인 테슬라가 3000만원대 후반까지 가격을 내리면서, 소비자들이 중국 브랜드 전기차를 선택할 유인이 줄어들었다.

테슬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위해 상품성을 낮췄다. 1열 통풍시트, 2열 열선시트, 엠비언트 라이트 등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옵션을 대거 삭제했다. 또 스티어링 휠을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고 라디오 튜너까지 뺀 점은 감성 품질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들에게 진입장벽이 될 수 있다.

서비스 인프라 부족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테슬라의 전국 서비스 센터는 15곳에 불과해 판매량이 급증할 경우 정비 대란이 우려된다. 사고 수리 시 부품 수급 등으로 인해 수개월을 대기해야 하는 현재의 서비스 품질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판매량 확대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 효율성을 바탕으로 가격 치킨게임을 시작했다"며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전기차 시장 특성상 3000만원대 후반이라는 상징적인 가격은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테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