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순이 덜 울었을 텐데"…'폭싹' 관식이 앓던 병, 2025년엔 장기생존?

최근 큰 인기를 끄는 넷플릭스 화제작 '폭싹 속았수다'에서 주인공 '양관식'(1950년생)이 다발골수종으로 사망하며 시청자들을 눈시울을 붉혔다. 건강검진에서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이 병을 우연히 발견했지만 여러 차례의 항암치료에도 불구하고 향년 56세이던 2006년 11월 '관식'은 세상을 떠나고 만다. 의사들은 "관식이 2025년에 진단받았다면 살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한다. '관식'을 데려간 다발골수종은 과연 무슨 병일까.
다발골수종은 림프종·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꼽힌다. 다발골수종은 우리나라에서 림프종 다음으로 많이 생기는 혈액암으로, 생각보다 흔한 병이다. 2022년 기준으로 약 2000명이 다발골수종으로 새롭게 진단됐다. 치료 중이거나 장기 생존한 환자를 합하면 9000명 이상이 다발골수종 인구에 해당한다.
다발골수종은 골수 안에 있는 형질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어 증식하는 혈액암이다. 형질세포는 바이러스·세균 등 항원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항체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다발골수종은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화·증식하면서 항체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단백질인 'M단백'을 많이 만들어 여러 장기를 망가뜨리고 환자를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다.

안타깝게도 다발골수종의 정확한 발병 원인이 알려지지 않아, 예방법은 없다. 다만, 무증상 단계에서 건강검진 시 M단백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는데, 일찍만 발견하면 치료 예후가 훨씬 좋은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악화를 막는 최선의 예방책이 될 수 있다. 혈액·소변 검사에서 M단백이 발견되면 골수검사 등 추가 검사들을 통해 다발골수종으로 확진하고, 전신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 등 검사로 골 침범 병변이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병이 진행하는 동안 환자들은 고칼슘혈증으로 인한 졸음, 의식 저하, 오심, 구토 등 위장관 증상, 빈혈과 콩팥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 숨찬 증상, 부종, 골 병변으로 인한 허리, 관절 통증, 압박골절, 하지마비 등 신경학적 증상 등을 겪는다. 환자의 70% 정도에선 뼈 통증, 골절 등 정형외과적 문제로 병원을 방문했다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받고, 환자의 20% 정도는 콩팥 기능 저하, 빈혈 등으로 병원을 찾는다.
가천대 길병원 혈액내과 이재훈 교수는 "극 중 주인공 '관식'이 앓았던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골수종의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이 다발골수종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류마티스 관절염과 다발골수종이 환자의 정상적인 면역 체계 이상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관관계를 찾을 수는 있겠다"고 말했다.
다발골수종은 완치가 어렵다. 그렇지만 지난 20년간 항암치료 성과가 가장 발전한 질환이 다발골수종이기도 하다. 2000년대 초반보다 20여년 만에 수많은 신약이 상용화했고, 치료 성적도 크게 높아졌다.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환자들의 평균 생존 기간이 '3년'에 불과했지만, 최근에는 '10년 이상' 장기 생존하는 환자도 늘었다. 이재훈 교수는 "드라마 속 주인공 '관식'이 투병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치료가 어려웠다"면서도 "'관식'이 2025년 현재의 인물이었다면 삶의 질을 좀 더 높이면서 장기 생존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계에서 다발골수종 치료는 항암치료 등으로 다발골수종을 관리하면서, 나이가 들어 다른 질환으로 사망할 때까지 장기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현재 개발에 속도를 내는 신약들, 다음 세대 치료제로 여겨지는 이중항체 치료제 임상시험, CAR-T세포 치료 등이 성과를 거둔다면, 더 이상의 치료제가 없던 환자들이 생존해 있는 시점에, 다음 치료에 대한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크게 약물·주사 등 항암치료를 주로 시행하며, 조혈모세포 이식, 방사선 치료 등 보조요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항암치료는 여러 기전을 가진 다양한 항암제를 사용해 4~6차례 시행하면서 조혈모세포 이식, 재발 여부 등에 따라 2·3차 항암치료 등을 시행하게 된다.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 골수에서 조혈모세포를 채취한 뒤, 고용량의 항암제를 투여한 후 암세포를 제거하고, 확보해둔 조혈모세포를 이식하는 원리다. 환자의 신체 활력 상태를 고려해 보통 70세 이하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지만, 최근에는 고령 환자에게서도 신체 상태에 따라 이식을 고려하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이 50대 이상, 고령 환자가 많고, 당뇨병·고혈압·만성 콩팥병 등 기저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항암제 사용 시 여러 한계가 있다. 하지만 적절한 관리와 장기 레이스에서의 환자·보호자·의료진과의 소통 등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발골수종은 인구의 고령화로 많이 증가하지만, 치료 성과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재훈 교수는 "우리나라의 치료 성적은 미국 등과 비교했을 때 세계적 수준에 근접했고, 세계적 임상시험도 국내에서 많이 진행되고 있다"며 "항암제 부작용도 과거보다 크게 개선돼, 치료를 포기하지 말고 의료진과 상의하며 여러 선택지를 통해 병을 이겨내길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재훈 교수는 한국다발성골수종연구회 초대 회장(2006~2011년)과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회장(2016~2017년)을 역임했으며, 국제 골수종연구그룹(IMWG) 정회원이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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