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내놓은 분석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러시아군이 현재의 속도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면 전쟁은 무려 108년이 걸릴 것이라는 것이다.
2022년 2월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가 새로 확보한 영토는 전체의 0.4%에 불과하며, 그 대가로 최대 140만 명에 달하는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이 수치는 푸틴 정권의 전략적 실패와 전쟁 장기화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러시아의 군사적 한계와 경제적 부담이 이미 임계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

4개 점령지 장악에도 2030년 걸릴 속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러시아의 진격 속도는 지난 3년 동안 사실상 멈춰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가 병합을 선언한 루한스크·도네츠크·자포리자·헤르손 등 4개 주를 완전히 장악하려면 최소 2030년 6월까지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하루 평균 전진 거리가 수백 미터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 전역을 완전히 점령하려면 100년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전쟁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과거 제국주의적 사고에 매몰된 결과라는 비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0.4%의 영토, 140만 명의 사상자
보고서는 러시아의 희생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고 밝혔다. 2022년 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러시아군 사상자는 98만~143만 명, 이 가운데 최대 48만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러시아 남성 인구(60세 미만)의 1%가 전사한 셈으로, 현대 전쟁사에서도 유례없는 손실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확보한 영토는 전체의 0.4%에 불과하며, 주요 도시 점령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우크라이나 역시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서방의 군사 지원 덕분에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전쟁 방식은 이미 20세기식 물량전의 한계에 부딪혔다”고 평가한다.

대규모 전진은 자살행위…드론·위성의 벽에 막혀
이코노미스트는 “감시 위성, 드론, 정밀타격 무기의 발전으로 인해 대규모 병력 이동은 곧 표적이 된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전통적인 포병 중심의 전술을 고수하고 있지만, 현대전에서는 소규모 정찰·드론 유도 작전이 중심이 되고 있다.
장거리 타격과 전자전 능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러시아군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서방식 전장 기술에 대응할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전선은 고착화되고, 병력은 점점 소모된다. 결국 전투는 전술이 아닌 ‘지속력’의 싸움으로 바뀌었고, 이는 러시아의 경제와 사회 전반을 압박하고 있다.

전쟁경제의 붕괴가 먼저 올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푸틴의 가장 큰 적은 우크라이나군이 아니라 자국의 경제 시스템”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올해 국방비를 GDP의 8%까지 끌어올렸고, 이는 구소련 붕괴 직전의 수치를 넘어선다.
그러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이 겹치며 전쟁 유지 능력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계약병 모집 보너스가 대폭 삭감됐다. 사마라주의 경우 6300만 원에 달하던 일시금이 700만 원 수준으로 줄었다. 이는 전쟁 자금이 고갈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전선이 아닌 경제에서 먼저 무너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푸틴의 마지막 도박, 정치적 종전 프레임
군사적 진전이 막힌 푸틴 대통령은 외교적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푸틴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도네츠크 일부 포기를 조건으로 종전을 협상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는 토마호크 미사일 지원 방침을 유보하며 태도를 바꿨다. 서방에서는 “푸틴이 교착된 전황을 정치적 흥정으로 바꾸려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미 전쟁은 러시아의 손을 떠났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승리’는 전장보다 국내 정치용 상징으로 변질됐다”고 평가했다.

108년의 전쟁, 러시아의 미래는 어디로 가는가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은 전쟁의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준다. 푸틴이 고집하는 침공 전략은 더 이상 실질적 이익을 가져오지 못하며, 장기화될수록 러시아 내부의 붕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전쟁이 108년 이어진다는 계산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사실상 러시아 체제의 지속 불가능성을 상징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푸틴이 전쟁을 멈추지 않는 한, 패배는 전장에서가 아니라 러시아 내부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금의 러시아는 더 이상 과거의 초강대국이 아니다. 전장은 멈췄지만, 러시아의 시간은 이미 거꾸로 흐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