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홍명보는 손흥민을 내려쓰지 않는다…“32강은 1차 목표” 월드컵 해법은 위치다

홍명보 감독, 최종 명단 발표서 북중미월드컵 변수 강조“직접 보고 확인했다” 손흥민 LAFC 위치 문제 언급

대표팀의 승부수는 손흥민을 다시 골문 가까이 세우는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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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의 출사표는 낮은 목표가 아니었다. 출발선을 다시 설명한 말이었다.

홍 감독은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2026 북중미월드컵 최종 명단 26명을 발표했다. 그는 “32강 목표 언급은 1차 목표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대표팀을 거쳐 간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고,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한 선수들의 땀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의례적인 말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러나 홍 감독의 시선은 분명했다. 이번 월드컵은 변수가 많다. 참가국은 늘었고, 이동 거리는 길어졌다. 기후, 시차, 고지대, 경기 운영 방식까지 한국이 넘어야 할 조건이 한둘이 아니다.

홍 감독은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늘 도전자였다고 했다. 변수가 많은 이번 대회가 이변을 만들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변”이라는 단어가 아니다. 이변을 만들려면 한국이 가진 가장 확실한 무기를 어디에 놓을 것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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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답은 손흥민의 위치에서 시작된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LAFC 상황을 직접 언급했다. 미국에서 눈으로 확인했고, 손흥민이 대표팀에서와 달리 낮은 위치에서 뛰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득점 기회가 많이 오지 않았다고 봤다.

이 발언을 LAFC를 향한 우회적 비판으로만 읽으면 핵심을 놓친다. 더 중요한 건 대표팀 감독의 선언이다. 홍명보호에서 손흥민은 낮은 곳의 연결고리가 아니라 골문 가까이 서야 할 공격수다.

손흥민은 내려와 공을 받을 수 있다. 패스도 하고, 동료를 살리고, 공격 방향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손흥민의 진짜 힘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의 가치는 마지막 20m에서 가장 크게 나온다.

수비 뒤를 찌르는 움직임. 슈팅 각도를 여는 첫 터치. 한순간에 골문을 보는 판단. 이 장점은 중원에서 오래 공을 만질 때보다 페널티박스 주변에서 더 선명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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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은 손흥민에게 공을 운반시키는 무대가 아니다. 손흥민이 마지막 장면에 도착해야 하는 무대다.

한국이 본선에서 만날 상대들은 느슨하지 않다. 압박은 빠르고, 전환은 거칠다. 피지컬 싸움도 피할 수 없다. 공을 오래 가진다고 찬스가 보장되지 않는다. 한 번의 역습, 한 번의 뒷공간 침투, 한 번의 결정력이 경기를 바꾼다.

그런 무대에서 손흥민이 낮은 곳까지 내려와 공격을 정리하면 한국은 가장 날카로운 무기를 무딘 위치에 놓는 셈이 된다. 홍 감독이 손흥민을 공격수로 분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손흥민을 앞에 세운다고 모든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더 중요한 건 팀의 구조다.

이강인, 황인범, 이재성은 손흥민이 내려오지 않아도 공을 전진시켜야 한다. 황희찬과 측면 자원들은 손흥민에게 수비가 몰릴 때 반대편을 찢어야 한다. 풀백과 윙백은 폭과 깊이를 만들어 손흥민이 고립되지 않게 해야 한다.

손흥민 개인에게만 해결을 요구하는 축구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대표팀이 해야 할 일은 손흥민을 마지막 장면까지 데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홍 감독의 출사표는 단순한 각오가 아니다. 월드컵의 변수를 현실로 받아들이면서도, 그 변수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을 꺼낸 것이다. 손흥민을 다시 골문 가까이 세우는 일이다.

손흥민의 득점 흐름을 나이 문제로만 보는 건 쉽다. 그러나 더 정확한 질문은 따로 있다. 손흥민이 골을 넣을 위치에 있었는가. 슈팅할 장면을 충분히 받았는가. 대표팀은 그를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지 않고 경기를 풀 준비가 되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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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은 이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직접 보고 확인했다고 했다. 이제 남은 건 말이 아니라 설계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도전자다. 홍 감독의 말처럼 변수가 많은 대회는 위험이자 기회다. 다만 이변은 구호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가장 강한 선수를 가장 강한 위치에 세우는 것에서 시작된다.

홍명보호의 월드컵은 명단 발표로 끝나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손흥민을 어디까지 올려 세우느냐의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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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탠딩아웃(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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