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자사주 2500억 소각·첫 중간배당'…주주환원 강도 높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LG트윈타워 전경

㈜LG가 대규모 자사주 소각과 첫 중간배당을 병행하며 주주환원 정책의 강도를 높였다. 지주사로서 안정적 지배구조 강화, 자회사 수익성과의 선순환, 장기적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라는 전략이 맞물려 있다.

국내 대기업 지주사 상당수가 여전히 소극적 배당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LG의 행보는 '주주가치 제고'라는 선언적 구호를 구체적 실행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잔여 자사주도 2026년 내 '전량 소각' 예정

㈜LG는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 취득한 자기주식 보통주 가운데 302만9580주를 소각 결정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주당 평균취득단가 8만2520원을 적용하면 약 2500억원에 해당한다. 소각일은 9월4일로 확정됐다.

자사주 소각은 이미 보유한 자기주식을 영구적으로 소멸시키는 것으로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힌다. ㈜LG의 이번 소각은 보유 중인 자기주식의 절반가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LG는 현재 보유 중인 자기주식 보통주 302만9581주도 2026년까지 모두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지주사는 자기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필요할 때 경영권 방어카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소각 일정을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을 줄이고 향후 변화에 대한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를 낳는다.

앞서 ㈜LG는 ㈜LX홀딩스와의 분할 과정에서 발생한 단주 물량을 자사주로 취득한 뒤 올해 4월 보통주 4만9828주와 우선주 1만421주 등 총 6만249주를 소각했다.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지주사의 주주가치 제고 원칙을 분명히 하는 신호탄 성격이 있었다.

배당 정례화·자회사 지분 확대…'ROE 개선' 가속

배당 정책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LG는 이번에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보통주·우선주에 각각 1주당 1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총 배당금 규모는 약 1542억원이다. 기준일은 9월12일, 지급일은 9월26일로 확정됐다.

이로써 ㈜LG는 정기배당에 이어 중간배당까지 병행하게 되면서 배당 정례화를 통한 일관된 환원 기조가 뚜렷해졌다. 실제로 ㈜LG는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발표하면서 △배당성향 하향선 50%→60% 이상 상향 △중간배당 도입 △자사주 소각 확대 등을 약속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순이익이 줄었는데도 전년과 같은 수준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3100원, 우선주 1주당 3150원을 지급했으며 배당성향은 76%에 이르렀다. 순이익 변동과 무관하게 배당을 유지·강화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에 보낸 것이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자회사 지분율 확대가 병행됐다. ㈜LG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LG전자와 LG화학 주식을 약 5000억원 규모로 사들였다. 그 결과 LG화학 지분율은 30.06%에서 31.52%로, LG전자는 30.47%에서 31.76%로 높아졌다. 지분율 확대는 곧 배당금 수익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모회사의 배당 재원으로 활용돼 주주에게 환원된다. '자회사 배당 확대→지주사 수익 증대→주주 배당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구체화되는 셈이다.

㈜LG는 장기적으로 연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를 2027년까지 8∼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자기자본이익률은 당기순이익을 자본총계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 자본을 통해 얼마만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올해 6월 말 기준 ㈜LG의 ROE는 2.84%로 국내 증시 ROE의 평균치인 5.2%에 크게 못 미친다.

㈜LG 관계자는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점 찍은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 투자하며 LG의 미래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최지원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