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26 라이브] HL그룹, 車 부품 넘어 '일상의 AI 기업' 도약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 조성된 HL그룹 전시부스 /사진=최지원 기자

HL그룹이 자동차부품 기업에서 '인공지능(AI)·로보틱스 전문'으로 체질 개선을 공식화했다. HL그룹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모빌리티 기술을 주거 및 산업 안전 영역까지 확장하며 다변화된 기술 포트폴리오를 선보였다.

창사 이래 처음으로 그룹 통합 부스를 꾸린 HL그룹 전시관은 마치 거대한 미래 도시의 축소판을 방불케 했다. 현장 부스는 도로와 주거 공간, 산업 현장 등을 실제와 같이 구현해 관람객들이 HL그룹의 기술이 적용된 미래 일상을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휴머노이드 핵심 부품 '액추에이터' 공개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HL만도가 처음으로 공개한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Actuator)'다. 액추에이터는 모터, 감속기, 센서, 제어기가 집약된 구동 장치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결정짓는 핵심 부품이다.

은색 크롬 도금으로 마감된 헤드와 매끄러운 흰색 바디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 모형이 역동적인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앞에 대형 디스플레이에는 액추에이터 내부 구조가 3D 분해도로 실시간 구현됐다. HL만도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규격의 원통형 액추에이터 모듈을 전시하며 로봇 관절용 라인업을 선보였다.

HL만도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 전시부스에서 로봇 관절 액추에이터를 공개했다. /사진=최지원 기자

HL만도는 지난 60여 년간 자동차 제동·조향 시스템에서 축적한 전자식 정밀 제어 역량을 이 액추에이터 기술에 고스란히 이식했다. 자동차 산업의 엄격한 안전 표준에 기반한 설계와 검증 프로세스를 적용해 사람과 공존할 수 있는 안전한 로봇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HL만도는 이번 CES 기간 중 주요 고객사를 초청해 로봇 신사업 로드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로봇 부품 시장의 핵심 공급자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존 주력 사업인 차량용 소프트웨어 '마이코사 하이퍼프레딕션'도 함께 소개됐다. 이 기술은 별도의 물리 센서 없이 차량 주행 데이터만으로 블랙아이스나 타이어 미끄러짐 등 노면 위험 요소를 감지한다. 타이어 바퀴의 미세한 회전 속도 차이나 차체 진동 등 차량이 이미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를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하드웨어 없이도 마치 센서가 있는 것처럼 정밀하게 상태를 진단한다. 이를 통해 차량과 보행자를 포함한 도로 이용자의 주행 안전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일상 파고든 '생활 밀착형' 기술

자율주행 솔루션 계열사 HL클레무브는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적용 범위를 자동차 밖으로 확장했다. 부스 한편에 마련된 휴대용 안전 센서 '시루(SEERU)'가 대표적이다.

시루는 차량용 레이더 센서를 개인형 이동수단(PM)에 맞게 소형화한 제품으로, 전동 휠체어 후방에 장착해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이나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사용자에게 경고한다. HL클레무브는 이를 통해 차량 중심의 안전 기술을 보행자와 교통 약자 영역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올해 CES 혁신상 수상작인 AI 하우스도 시연됐다. 현장에서 가상의 연기를 발생시키자 별도의 조작 없이도 AI 후드가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작동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단순한 주방 배기를 넘어선 공기질 통합 솔루션에 있다. AI 후드는 주방을 넘어 세대 내 전체 환기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동되어 거실과 침실의 공기까지 제어한다. 휘발성 유기화합물(TVOC), 이산화탄소, 미세먼지 농도 등 복합적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공기질이 쾌적 구간에 진입하면 스스로 작동을 멈춘다. 사용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도 가장 이상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하는 제로터치 스마트홈을 구현한 셈이다.

HL그룹 관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AI 후드 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지원 기자

이 밖에도 HL그룹은 저상형 자율주행 물류 로봇 '캐리', 골프장 디봇 수리 로봇 '디봇픽스' 등 다양한 산업용 로봇 라인업을 선보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과시했다. 이번 CES를 통해 HL그룹은 전통적인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어 움직이는 모든 사물에 지능을 부여하는 미래 모빌리티 핵심 플레이어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HL그룹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기술들은 단순한 콘셉트가 아니라 이미 양산 검토가 완료됐거나 상용화 단계에 진입한 기술들"이라며 "HL의 기술이 모빌리티를 넘어 인류의 일상을 얼마나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꿀 수 있는지 증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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