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댁에 가기 싫다고 하면 흔히 시어머니와 사이가 나빠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꼭 큰 갈등이 있어야 불편한 것은 아니다.
아무도 화내지 않고 겉으로는 웃으며 식사해도 며느리 혼자 계속 눈치를 봐야 하는 분위기가 반복되면 시댁 방문 자체가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1. 갈 때마다 평가받는 기분이 든다
"살이 좀 쪘네.", "요즘도 그렇게 바빠?", "애 공부는 잘하고 있니?"처럼 가볍게 던진 질문이 반복된다.
시부모에게는 관심일 수 있지만 며느리 입장에서는 외모부터 직장생활, 육아까지 계속 점검받는 기분이 들 수 있다. 관심과 평가는 말 한마디 차이로 달라진다.

2. 남편은 쉬는데 자신만 계속 움직인다
시댁에 도착하자마자 남편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는데 며느리는 자연스럽게 부엌으로 들어간다. 식사 준비부터 설거지, 과일 깎기까지 도우면서도 누구도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친정에 가면 손님처럼 쉬던 남편의 모습까지 떠오르면 불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3. 아무도 뭐라고 안 하는데 '며느리 역할'을 계속 해야 한다
가장 힘든 것은 대놓고 구박받는 상황만이 아니다. 어른보다 먼저 일어나야 할 것 같고, 밥을 먹은 뒤에는 설거지를 해야 할 것 같으며, 피곤해도 먼저 눕기는 어렵다. 누구도 직접 시키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분위기 때문에 스스로 계속 행동을 검열하게 되는 것이다.
남편은 자기 부모 집이라 가장 편안한데 아내에게는 계속 긴장해야 하는 공간이라면 같은 방문을 전혀 다르게 경험하게 된다. 며느리가 시댁을 힘들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부모가 싫어서가 아니라 그곳에 가는 순간 평소의 ‘나’가 아니라 끊임없이 눈치 보는 ‘며느리’가 되어야 한다고 느끼기 때문일 수 있다.

시댁에 가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며느리가 편하게 찾아오는 집을 만들고 싶다면 대단한 대접보다 역할을 줄여주는 것이 먼저다. 아들도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설거지하며, 며느리가 소파에 앉아 있어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결국 자식 부부가 자주 찾아오는 집은 잘 차려주는 집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눈치 보이지 않는 집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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