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 위협하는 이상기후] 기후플레이션의 습격… "이젠 과일도 사치"

① 기상재해 몸살앓는 과수산업
사진=연합뉴스 자료
지난달 사과·배값 상승률 90% 육박
이상기후에 병해충피해 등 극심 탓

‘기후플레이션’이 국민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 과일’인 사과와 배 가격의 3월 한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0%에 육박했다.

이는 국산 과일 값이 크게 오른 것은 지난해 이상기후로 인한 저온피해(냉해·冷害)와 병·해충피해가 극심했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사과와 배의 개화시기는 2022년보다 일주일정도 빨랐고, 여기에 3월말~4월초에 영하 5도~영하 2도로 기온이 낮아지는 저온현상도 나타났다.

꽃이 빨리 필 경우 나무의 면역력이 약해져 병충해 피해가 많아지고, 꽃이 피어날 때 발생하는 저온 현상은 수분을 어렵게 해 착과량 자체가 줄어드는 피해로 이어진다.

지난해 경기도 내에서는 전체 사과·배 재배 면적 1천966㏊ 중 63.6%에 해당하는 1천252㏊에서 냉해 피해가 발생했다.

냉해 뿐만 아니라 여름철 고온과 잦은 강우 등 이상 기후가 과수농가들을 괴롭혔다.

여름철 고온은 과일이 정상적으로 생육하기 어렵게 만들고, 잦은 비는 각종 병해를 불러온다.

경기도 사과농가의 경우 지난 여름철 고온으로 일소 및 엽소피해(과다한 일조량으로 잎과 열매가 마르거나 타들어가는 현상)가 크게 늘었고, 탄저병과 겹무늬썩음병 발생도 늘어 생산량이 약 25%정도 줄어들었다.

세균이 잠복해 있다가 일정 온도가 되면 증상이 나타나는 과수화상병은 과수계의 ‘코로나’로 불릴 정도로 전파력이 강해 과수농가의 경계대상 1호 질병으로 꼽힌다.

특히 발병이 확인될 경우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과수원 전체를 매몰, 폐원에 이르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긴다.

작년 도 재배면적 63.6% 냉해 발생
여름철엔 과수화상병 등으로 시름
사과농가 생산량 25% 줄어들기도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8개 시군의 사과·배 농가 60여곳(25㏊)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농가들을 긴장시켰다.

올해에는 현재까지 냉해피해가 보고되지 않는 등 과수 생육에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지만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에 농가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경기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해가 갈수록 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기후 예측이 쉽지 않다"며 "농가 교육 및 신속한 정보제공을 통해 대응능력을 키우는 등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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