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언론, 독일산 전차 우크라서 무용지물 "K2 전차엔 기회"

레오파드2 전차

"게임체인저가 오고 있다!" 2023년 초, 우크라이나에 레오파드2 전차가 도착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서방 언론들은 이렇게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은 생각보다 냉정했습니다.

화려한 스펙과 명성을 가진 이 독일산 전차는 실전에서 '종이호랑이'로 전락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가 최근 보도한 내용을 보면, 독일 국방부조차 자국의 자랑이었던 레오파드2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고 인정했으니까요.

안방에서는 영웅, 전장에서는 낙오자


1970년대에 개발된 레오파드2 전차는 일종의 '전설'이었습니다.

120mm 활강포를 장착하고 최대 시속 70km로 질주하는 이 강철 야수는 유럽 13개국에서 2,000대 이상 운용될 정도로 신뢰받는 전차여서 유럽의 표준전차라고도 불렸습니다.

특히 유지보수 비용이 낮다는 점은 군수 물자가 부족한 우크라이나에게 천군만마와 같은 존재가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실전을 경험하지 않았던 레오파드2 전차는 실전에 금세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드론의 시대, 전차의 종말?


전쟁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1,000만 원짜리 드론이 수십억 원짜리 전차를 파괴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러시아군은 값싼 FPV 드론들을 마치 벌떼처럼 날려 레오파드2의 취약한 상부 장갑을 공격했고, 안타깝게도 이 독일산 철갑 거인은 이런 공격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러시아군에 파괴된 레오파드2 전차

이에 대해 독일 싱크탱크 ERIC의 세르게이 섬레니 이사는 최근 영국의 텔레그라프지와의 인터뷰에서 "첨단이 항상 최선은 아닙니다"라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이어 "전쟁을 겪지 않은 엔지니어들이 만든 너무 복잡한 시스템은 실전에서 오히려 약점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의 말처럼, 레오파드2는 정밀한 기계와도 같았습니다.

마치 페라리 같은 고급차인데, 그걸 우크라이나의 오프로드에서 혹사시키는 격이었죠.

또한 텔레그라프지에 따르면, 레오파드2 전차가 전장에서 손상되면 그 자리에서 고치기는커녕, 멀리 떨어진 폴란드까지 보내야만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몰리자 아이러니하게도 우크라이나군은 레오파드2 전차를 움직이지 않는 포대처럼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K2 전차를 도입한 폴란드의 전략적 선택


흥미로운 점은 폴란드의 전차 도입 전략입니다.

폴란드는 사실 당초 레오파드2 전차를 추가 도입하려 했으나, 독일 방산업체의 납기일 지연 우려가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납기 지연은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였고, 이것이 폴란드가 2022년 7월 한국의 K2 흑표 전차를 대량 도입하는 계약으로 방향을 전환한 주요 이유였습니다.

K2 전차

그러나 이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레오파드2의 취약점이 드러나면서, 폴란드의 결정은 결과적으로 더욱 현명한 선택으로 평가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폴란드에서 생산될 K2 전차에 대한 업그레이드 계획입니다.

K2 전차는 상부 공격 방어 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해 능동방어체계(APS)와 재밍 시스템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특히, 적 드론과 대전차 미사일의 공격에 대비하여 능동방어체계를 장착하여 전차의 생존성을 높이고, 전자기전 기반의 재밍 시스템을 통해 드론 공격을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이 시스템은 레오파드2 전차가 무용지물이 된 것을 목격한 폴란드가 폴란드 생산 K2 전차에 장착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실전은 냉정한 스승


전쟁은 잔인하지만 정직한 시험대입니다.

평화시에는 화려한 스펙과 멋진 디자인, 첨단 기술력을 자랑하던 무기들도 실전에서는 완전히 다른 평가를 받곤 합니다.

우크라이나에 공여된 레오파드2 전차

우크라이나 동부의 진흙투성이 들판에서 레오파드2는 NATO의 완벽한 작전 환경을 가정하고 설계된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공중 우세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 정비 인프라가 부족한 환경, 그리고 예상치 못한 드론 위협까지... 이 모든 것이 레오파드2의 성능을 제약했습니다.

이에 대해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섬레이 이사는 "좋은 공중 자원이 있으면 제대로 작동하지만 실제 전장은 그렇지 않았다"라는 발언은 현대전의 본질을 꿰뚫는 통찰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


레오파드2의 사례는 군사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첫째, 첨단 기술이 항상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둘째, 실전 환경의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은 무기체계는 아무리 뛰어나도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K2 전차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점은 기술과 전술의 끊임없는 줄다리기입니다. 전차가 등장했을 때 보병은 무력해 보였지만, 대전차 무기가 발전했죠.

그러자 전차는 더 두꺼운 장갑을 얻었고, 이에 대응해 더 강력한 대전차 미사일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드론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해 또다시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습니다.

레오파드2의 우크라이나 경험은 군사 기술의 발전이 단선적이지 않다는 점을 상기시켜 줍니다.

때로는 '더 적은 것이 더 많은 것'일 수 있으며, 실전 적응성과 단순함이 첨단 기술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전쟁의 참상 속에서도, 우리는 이렇게 미래를 위한 교훈을 얻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것이 인류 역사의 슬픈 반복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레오파드2가 보여준 한계는 앞으로의 무기체계 개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입니다.

어쩌면 이것이 이 독일산 철강 거인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값진 유산일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