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봉 당시만 해도 누구도 이 작품이 여름 극장가의 최종 승자가 될 것이라 장담하지 못했으나, 막상 막이 오르자 대한민국 스크린은 그야말로 역대급 흥행 폭풍에 휩싸였습니다.
조정석과 임윤아 주연의 영화 엑시트는 개봉 초반부터 믿기지 않는 속도로 관객들을 흡수하며 대한민국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천만 고지를 코앞에 두고 멈춰 선 아쉬움 속에서도 942만 명의 관객을 매료시키며 극장가를 뜨겁게 달궜던 당시의 폭발적인 흥행 질주를 낱낱이 파헤쳐 봅니다.

영화 엑시트의 흥행 레이스는 시작부터 엄청난 화력을 뿜어냈습니다.
지난 2019년 7월 31일 스크린에 오른 이 작품은 불과 개봉 3일째에 100만 관객 고지를 밟았고, 하루 만에 200만 명을 넘어서더니 6일 만에 300만 명, 8일 만에 400만 명을 가볍게 돌파했습니다.
나아가 개봉 11일째에는 누적 관객 500만 명을 넘어섰으며, 당시 손익분기점으로 꼽히던 350만 명을 이미 초반에 가뿐히 넘어서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초반의 반짝 흥행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는 기수에 불과했습니다.
영화는 식을 줄 모르는 입소문을 타며 개봉 18일 만에 누적 관객 700만 명 고지를 폭발적으로 넘어섰고, 8월의 열기를 넘어 9월 초순까지도 꾸준히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2019년 9월 4일 기준 누적 관객 900만 명을 돌파하며 개봉 한 달이 훌쩍 지난 시점에도 박스오피스 최상단에서 내려올 줄 몰랐던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기존의 재난 영화들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던 출중한 능력을 갖춘 영웅은 이 영화에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주인공 용남은 졸업 후에도 취업에 실패하여 집안에서 눈치만 보는 지극히 평범한 백수 청년이었습니다.
그런 그에게 유일하게 남은 무기라고는 대학 시절 산악 동아리에서 익힌 클라이밍 실력이 전부였습니다.
도시 전체에 정체불명의 유독가스가 퍼지는 재난 상황 속에서, 용남은 특별한 초능력 대신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와 몸을 던지는 생존 본능을 발휘하며 극의 몰입감을 극대화했습니다.

엑시트가 폭넓은 관객층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재난 영화 특유의 억지스러운 신파와 분노 유발 캐릭터를 과감하게 덜어냈다는 점입니다.
조정석과 임윤아가 선보이는 찰진 코믹 연기는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냈고, 유독가스가 차오르는 도심 속에서 건물 외벽을 맨손으로 오르고 뛰어넘는 탈출 시퀀스는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극도의 긴장감을 선사했습니다.
온 가족이 함께 즐기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는 영민한 오락 영화의 진수를 보여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엑시트는 최종 누적 관객 수 약 942만 명을 기록하며 아쉽게도 천만 영화의 반열에는 오르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목표 지점까지 불과 58만 명 정도를 남겨둔 상황에서 극장 상영을 마무리했기에, 당시의 놀라운 흥행 속도를 떠올리면 이토록 빠르게 관객을 모았는데 왜 천만을 넘지 못했을까 하는 유쾌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습니다.
비록 천만 타이틀은 놓쳤으나 평범한 청년들의 유쾌 통쾌한 탈출기는 2019년 여름 극장가를 장식한 가장 빛나는 흥행작으로 관객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각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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