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30주년, 인천의 새 도약] (7) 친환경 도시, 선택 아닌 필수
석탄발전·매립지 오염물질
인천, 수십년 '불이익' 떠안아
영흥화력발전
수도권 전력 20% 공급 시설
탄소 배출량 49%…지역 최대
산자부, 조기 폐쇄 요구 외면
수도권매립지
당초 사용 종료 기한 연장돼
후속 대체 매립지 '4차 공모'
시민 친화 공간 청사진 제시
인천시 목표
2045년 탄소중립 비전 선포
국가 시점보다 5년 앞당겨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2045 인천시 탄소중립 비전과 전략을 선언합니다."
2022년 12월6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열린 '제2회 저탄소 도시 국제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유정복 인천시장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시점(2050년)보다 5년이나 앞당겨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정부는 2021년 10월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 설정하며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제로(0)로 낮추는 탄소중립 실현을 약속했다.
유 시장이 정부보다 탄소중립 실현 시점을 앞당기겠다고 선포한 것은 지역에 산재한 환경 현안들을 조속히 해결하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인천의 가장 큰 탄소 배출원으로는 영흥화력발전소가 지목된다. 여기에 수도권 2600만명이 버리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매립지도 지역 환경 훼손의 요인 중 하나다.
영흥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인천·경기·서울이 함께 사용하지만, 정작 발전소에서 내뿜는 온실가스 등 대기오염 문제는 오롯이 인천이 떠안고 있다.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주변 토양·수질 오염 문제 역시 인천이 홀로 감당해야 한다. 이처럼 각종 환경 문제와 마주한 인천의 '친환경 도시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시급
인천 옹진군에 있는 영흥화력발전소는 2004년 1호기 가동을 시작으로 현재 6호기까지 운영하고 있다. 총 5080㎿(메가와트) 용량 발전시설을 갖춘 영흥화력발전소는 수도권 전력의 약 20%를 공급하는 주요 기반시설이다.
문제는 석탄을 원료로 발전하는 영흥화력발전소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점이다. 연간 탄소 배출량은 3225만t으로, 인천 전체 탄소 배출량의 49%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기후 위기를 심화하는 영흥화력발전소를 조기 폐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환경단체인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등은 지난해 11월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유일의 석탄화력발전소인 영흥화력발전소는 지난 20년간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며 기후 위기를 심화시켰다. 발전소의 완전한 조기 폐쇄를 정부와 인천시에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시도 2045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를 정부에 지속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영흥화력발전 1·2호기를 2030년까지 LNG 등 친환경 연료로 조기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을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11차 계획에는 2024년부터 2036년까지 전국에 있는 노후 석탄발전 28기를 폐쇄한 뒤 LNG로 전환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흥화력발전 1·2호기는 28기에 포함돼 2034년 폐쇄될 예정이다. 나머지 영흥화력 3·4·5·6호기는 2028년부터 순차적으로 암모니아 혼소(혼합 연소)발전을 거쳐 최종 수소발전으로 전환된다.
시 관계자는 "영흥화력발전 1·2호기 조기 폐쇄가 전력수급기본계획 최종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부에 요청했지만 기본계획 수립은 국가 사무다 보니 조기 폐쇄를 담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지역 현안 중 하나인 만큼 지속해서 관련 사안을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대체 매립지 선정, 이번엔 꼭
1992년 인천 서구에 조성된 수도권매립지는 30년 넘게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당시 서울 난지도 매립장이 포화 상태가 되자 간척지 매립 사업으로 지금의 수도권매립지를 만들어 인천·경기·서울 쓰레기를 묻고 있다.
당초 매립지 사용 종료 기한은 2016년 12월이었지만 2015년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로 꾸려진 4자 협의체는 매립지 운영 기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한 후속책으로 2021년 1·2차, 지난해 3차 대체 매립지 공모를 진행했지만 응모한 지자체는 없었다.
연거푸 공모에 실패한 인천시는 지난 13일 네 번째 공모를 시작했다. 이번 공모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하고 반드시 대체 매립지를 선정하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인천시민들이 수도권매립지로 수십년간 고통을 받아온 만큼 기필코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겠다는 의지를 공모에 담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유 시장은 지난해 10월22일 인천시의회 시정질문에서 "4차 공모에 집중하되 이번에 실패하면 더 이상 공모는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150일간 진행되는 4차 공모는 이전보다 대폭 완화된 조건으로 이뤄졌다. 최소 부지 면적은 90만㎡에서 50만㎡로 줄었고, 면적이 최소치에 못 미치더라도 매립 용량이 615만㎥ 이상 확보된다면 응모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췄다. 또한 개인과 법인 등 민간도 공모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시는 수도권매립지를 시민 친화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시는 올 1월 매립지 내 승마장 부지 약 8만2600㎡에 아쿠아리움과 놀이시설을 갖춘 돔 형태 테마파크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와 매립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약 2500억원의 투자금을 들여 2027년까지 테마파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인천형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시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통한 미래 도시 경쟁력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수소산업 선도 도시를 목표로 '인천형 수소 생태계 구축 전략'을 수립해 체계적으로 수소차를 보급해온 게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는 대기질 개선 효과가 뛰어난 수소 상용차 중심 보급 사업을 추진했으며 지금까지 총 480대의 수소 버스를 보급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실적이다. 올해도 수소 버스 280대를 지원해 수소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신재생에너지 설비 보급 사업에는 88억원이 투입된다. 해당 예산은 공동주택 경비실 등 260개소에 미니 태양광을 보급하고, 단독주택 400가구에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지원하는 데 쓰인다.
시 관계자는 "투명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공공 주도 태양광 사업을 발굴하는 등 인천형 신재생에너지 보급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화력발전 조기 폐쇄·매립지 종료 반드시 해결돼야"


"기후 변화 대처가 시급한 과제가 된 시점에 기후환경대사란 직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홍일표 인천시 기후환경대사는 14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올 1월 기후환경대사로 임명된 홍 대사는 인천시 환경 정책 알리기에 힘쓰고 있다. 그는 국회의원을 지냈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회 기후변화포럼 공동대표의원을 맡는 등 기후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홍 대사는 "요즘 시민들에게 기후 변화가 얼마나 심각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며 "중앙정부와 다른 지자체를 방문해 인천시 기후 변화 정책의 특색을 홍보하는 등 인천시가 다른 지자체와 활발히 교류하도록 가교 역할을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이 친환경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와 '수도권매립지 종료'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사는 "인천이 과거 공업지대의 중요한 기지였던 만큼 산업화에 크게 기여했으나 환경 부문에서는 시민들에게 희생을 감수하도록 한 측면이 있다"며 "더는 인천이 서울·경기지역 쓰레기를 처리하기 힘든 상황으로, 수도권매립지의 대체 매립지 확보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 영흥화력발전소 조기 폐쇄 문제도 정부의 에너지 수급 계획을 고려해 무리 없이 단계적으로 추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가 2045 탄소중립 실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홍 대사는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역에서 추진하는 탄소중립 사업도 중요하지만,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펼쳐 실적으로 인정받는 것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홍 대사의 조언이다.
홍 대사는 "탄소 감축을 위한 여러 방안이 있는데 해외에서 감축 사업을 실시해 인정받는 제도도 있다"며 "다른 나라에 나무를 심어 탄소를 감축하는 사업을 참고해 북한 산림 조성 사업을 활용하면 어떨까 싶다. 지금은 남북 교류가 막혀 있지만 관계가 개선되면 환경 부문에서 북한을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글·사진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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