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의료대란 부담, 건보재정으로 때워'…건보공단 "재정 문제 없다"

'정부 재정 투입해야' 주장에는 공단도 동의…복지위 국감인데 '명태균 실세 의혹' 질의한 의원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의료공백 해소를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문제를 두고 공방이 오갔다. 야당은 건보 재정 건전성 약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으나,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건보 재정에 큰 문제는 없다'고 맞섰다. 정 이사장은 다만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정부 일반 재정 투입은 필요하다고 밝혔다.

16일 국회 복지위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의원은 "의료대란 이후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장기화됨에 따라 건보 재정 부담이 클 것"이라며 "제가 받은 자료에는 이미 6237억 원을 부담했다고 돼 있다. 그 이상 추가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관리대책은 별도로 세우고 있나"라고 물었다.

정 이사장은 "아직까지는 다행히 예측보다 급여 지출 총액이 적게 나가고 있다"며 "한달에 1889억 원씩 지출하는 재정의 대부분은 응급실 중환자, 입원환자, 야간관리에 쓰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은 "예측보다 적게 나간다고 재정 관리에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라며 "건보 급여가 적게 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국민들이) 진료받기 어렵다는 뜻"이라면서 "그렇다면 (정부 의료개혁이) 국민 건강을 담보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되기 때문에 더 심각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부의 무능으로 의료대란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에 따른 부담을 건보재정으로 때우고 있다"며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재정 부담을 정부가 일반 재정으로 지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나"라고 물었다.

정 이사장은 "정부는 (재정을 부담)해야 된다"고 동의했다. 다만 "저희가 지출하는 부분은 아까 말씀드린 그런 요소들 때문에…(필요한 지출이고 부담이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서영석 의원도 의료대란 대응에 건보 재정이 투입되는 상황을 지적한 뒤 "건보 보장성도 악화되고 건보 재정 건전성도 악회되고 있는데 이사장의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정 이사장은 "재정에 큰 문제가 없다"며 "취약층 보호나 보장성 강화는 쉼 없이 가고 있다"고 답했다.

서 의원은 이 과정에서 건보공단과 무관한 '명태균 비선실세 의혹'에 대한 질의를 하기도 했다. 그는 "명태균 씨와 김건희 여사의 카톡 속 주인공인 '철없고 무식한 오빠'가 윤석열 대통령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고 어이가 없고 나라 꼴이 참 가관"이라며 "천공 위에 명 씨가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 이 정도면 용산을 둘러싼 여러 증상이 감염병보다 더 큰 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사장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정 이사장은 "그 부분은 제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다음에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실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