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팩 앞두고 폴더블 자신감?…삼성전자 노태문 MX 사장 자사주 매입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이 하반기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플립·폴드6 출시를 앞두고 자사주를 매입했다. 최근 삼성전자의 폴더블 폰 경쟁력을 두고 중국 공세에 뒤처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노 사장이 '갤럭시 언팩'을 앞두고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 사장은 지난 3일 삼성전자 주식 5000주(주당 7만3500원)를 장내 매수했다. 총 3억6750만원 규모다. 노 사장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난 2022년 3월 이후 약 2년 3개월 만으로 보유 주식 수는 기존 1만3000주에서 1만8000주로 늘었다.
노 사장을 비롯해 박학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 CFO)과 정재욱 삼성전자 부사장도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박 사장은 주당 7만3700원에 5500주, 정 부사장은 7만4800원에 1330주를 취득하며 자사주 매입에 각각 4억535만원, 9948만원을 투입했다.
이번 경영진의 자사주 매입을 두고 업계는 삼성전자가 언팩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하반기 출시될 '갤럭시 Z플립·폴드6' 시리즈와 웨어러블 기기인 '갤럭시 링'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갤럭시S24 시리즈는 정식 출시에 앞서 진행된 사전판매에서 121만대의 판매를 기록하며 역대 갤럭시S 시리즈 최다 사전판매 기록을 세웠다. 이를 토대로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카운터포인트리서치)을 기록하며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글로벌 74개국 중 아시아·브라질·칠레 등 38개 국가에서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의 공세가 이어지며 '폴더블 원조'인 삼성전자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당초 폴더블폰 시장은 2019년 '갤럭시 폴드' 시리즈를 선보인 삼성전자가 약 80% 이상의 점유율을 내며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화웨이·아너·모토로라 등 중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폴더블폰 시장에 나서며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선 점유율 50%도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 1위는 35%로 화웨이다. 화웨이는 전년 동기 14%에서 점유율을 2배 이상으로 끌어오르며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58%에서 23%로 감소하며 2위로 밀려났다.
MX사업부 의존도가 큰 삼성전자 입장에선 이번 언팩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야 할 상황이다. MX사업부는 올해 1분기 네트워크(NW) 사업부를 포함해 매출 33조5300억원, 영업이익 3조5100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6조6060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다.
이에 MX사업부는 갤럭시Z 시리즈에도 AI(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해 AI 폰 인기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신작 Z플립 6의 경우 메인 카메라가 5000만 화소, 배터리 용량은 전작 대비 300밀리암페어아워(mAh) 향상된 4000mAh, 램 용량은 동일한 수준인 8GB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전 세계 폴더블폰 시장 또한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폴더블폰 출하량은 1780만대로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5% 수준이지만 2028년까지 4.8%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