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김새도 징그럽고 너무커 무서워"…캠핑장에 나타난 이 녀석들 정체 뭐길래

최근 서울 도심을 중심으로 나타난 팅커벨과 평년보다 일찍 찾아온 모기 탓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벌레 때문에 캠핑 등 야외 취미활동을 취소하는 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모기까지 일찍 등장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2024년 5월 24일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서울의 대표 번화가 성수동 거리. 가로등 아래 벌레가 한가득입니다. 큰 날개 때문에 '팅커벨'로 불리는 동양하루살이입니다.

놀란 시민들은 허공에 주먹도 날려보고, 벌레를 피해 이리저리 도망가기 바쁩니다. [시민 : "너무 심해요 밥 먹다가 깜짝 놀랐어요. 왜 여기까지 왔는지가 궁금해요."]

이에 일부 시민은 가정용 포충기를 구입하거나 방충망을 교체하는 등 저마다 대응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합니다. 주말마다 캠핑을 자주 즐긴다는 직장인 고모씨는 최근 한강 근처에서 ‘팅커벨’ 떼를 마주한 뒤 가정용 포충기를 샀습니다.

그는 "생김새도 징그럽고 크기도 커서 무서운데 불빛을 좋아해 밤에 램프를 켤 수가 없다"며 "캠핑은 즐기고 싶고 팅커벨은 실호 해서 포충기를 샀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여름이 다가오면서 벌레에 대한 시민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여름 ‘곤충 대발생’이 예년보다 더 잦아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은 탓입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 7월은 40%입니다. 강수량의 경우 6월은 50% 확률로 평년과 비슷하지만 7월과 8월은 40% 확률로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무더운 날씨에 달갑지 않은 모기 조기 등판

서울시  모기활동 지수 변동 추이(자료:서울시청)

이런 가운데 여름 불청객 모기도 벌써 나타났습니다.

서울시가 발표하는 모기 예보를 보면, 오늘(23일) 서울시의 모기활동 지수는 50.5, 모기발생단계는 3단계(주의)로 나타납니다. 일주일 전 모기활동 지수 26.8에 비해 2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특히 주거지 모기활동 지수는 66.3으로 더 높게 나타났는데, 이에 따라 서울시는 아기침대에 모기장을 사용하고 저녁 7시 이후에는 방충망 없이 창문이나 출입문을 열지 말라고 권고했습니다.

모기 방제를 위해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디지털모기측정기(DMS)'를 가을까지 가동해 유연하게 방역작업을 펼칠 예정입니다. 또 정화조에 유충구제재를 투입하는 등 사전 방제 작업도 병행합니다.

불빛에 몰려드는 습성…조명 조절하면 유인 막을 수 있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불빛을 좋아하는 습성입니다. 가로등과 간판은 물론 사람에게도 달려들고 지하철 내부에서도 떼를 지어 모여 있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미관상 징그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입이 퇴화해 사람을 물 수 없고 감염병을 옮기지 않는 무해한 곤충입니다.

거주 시설의 조명을 최소화하거나 외부로 향하는 빛을 차단하고 백색 등을 황색등으로 교체하는 것은 동양하루살이의 유인을 막는 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최근 지하철에서 하루살이가 출몰한 것도 지하철 운행이 끝나고 지상에서 객차에 불을 켜놓은 상태에서 출입문이나 창문을 열어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천적 풀고 포충기로 방제…물 뿌려서 떨어뜨려

한편 동양하루살이의 수명은 길어야 2~3일이므로 굳이 살충제를 살포하진 않습니다. 강동구 한강유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있어 화학적 방제가 어렵기도 합니다. 대신 강변에 밝은 빛을 내는 포충기를 설치하고 있으며, 창문이나 방충망에 붙은 하루살이들은 호스나 스프레이를 이용해 물을 뿌리면 쉽게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지자체들은 천적을 이용한 방제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을 잡아먹는 물고기와 다슬기 등을 서식지에 방류하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동양하루살이의 천적은 잠자리, 거미 등 절지동물이나 개구리 등 작은 동물도 있습니다.

한편, 동양하루살이가 해충은 아니지만 죽은 개체가 쌓여 먼지처럼 잘게 부서져 날리면 호흡기 장애나 드물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길에 쌓인 사체가 날리지 않도록 제때 청소하는 것도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