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방산의 대표주자 K-9 자주포가 또 하나의 거대한 기록을 써 내려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인도 육군이 K-9 바즈라 자주포 200문을 추가로 도입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번 계약이 성사될 경우 인도의 K-9 보유 대수는 무려 400문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과 폴란드 다음으로 큰 규모이며, 인도가 명실상부 세계 최대의 K-9 수입국 지위를 굳히게 되는 것을 의미하죠.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번 거래가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한국과 인도 양국의 방위산업 협력 구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2025년 5월 파키스탄과의 실전에서 그 위력을 유감없이 증명한 K-9이 이제 히말라야 고산지대부터 라자스탄 사막까지 인도 전역을 지키는 핵심 화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400문 시대 개막... 해외 최대 규모의 K-9 전력
이번 추가 도입 협상의 규모는 그야말로 압도적입니다.
인도 육군은 현재 200문의 K-9 바즈라를 운용하고 있는데, 여기에 200문이 더해지면 총 보유량이 400문으로 두 배 증가하게 되는 것이죠.
종주국인 한국이 1,000문 이상의 K9 썬더를 운용하며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해외 운용국 중에서는 인도가 단연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도 현지 방산 기업 라르센앤투브로(L&T)가 공동으로 생산한 1차 물량 100문은 약 50%의 국산 부품을 사용했으며, 2021년에는 예정보다 앞당겨 전량 납품을 완료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이어 2024년 말에는 7,600억 루피, 우리 돈으로 약 1조 2천억 원 규모의 2차 계약이 체결되었고, 이때는 국산화율이 60%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3차 협상에서는 인도 측이 국산 부품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내걸고 있는 것입니다.
단계가 거듭될수록 인도의 자체 생산 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는 것이죠.
사막에서 히말라야까지... 전천후 화력으로 진화한 K-9 바즈라
K-9 바즈라는 한국의 K9 썬더를 인도 환경에 맞춰 개량한 155mm, 52구경 곡사포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초기 생산분이 라자스탄 지역의 뜨겁고 모래가 많은 사막 환경에 최적화되어 설계되었다는 것입니다.
50톤에 달하는 이 육중한 무기가 모래바람 속에서도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각종 방진 대책이 적용되었던 것이죠.

그런데 인도의 안보 위협은 사막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북쪽으로는 중국과 맞닿은 라다크와 시킴 같은 해발 4,000미터 이상의 고산지대가 펼쳐져 있고, 이곳에서도 강력한 포병 화력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이에 따라 최근 개량된 버전들은 산악전 환경에 적합하도록 대대적인 개조가 이루어졌습니다.
산악전용 K-9에는 특수 동절기 대비 키트가 장착되는데, 첨단 난방 시스템과 영하 20도에서도 얼지 않는 특수 윤활유, 그리고 전용 보조 동력 장치(APU)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막용 무기에서 고산지대까지 아우르는 전천후 자산으로 거듭난 것이죠.
단순 무기 구매를 넘어선 '3단계 협상'의 큰 그림
이번 200문 도입 협상을 단순한 무기 거래로만 바라본다면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인도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번 협상은 뉴델리와 서울 간에 진행 중인 광범위한 '3단계' 외교·군사 협상의 일환인 것입니다.
핵심은 제품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이전받고 공동으로 발전시키는 데 있다고 보입니다.

향후 협력 분야로 거론되는 항목들을 살펴보면 그 깊이가 놀라울 정도입니다.
첨단 사격 통제 장치, 고성능 전자 장비, 특수 장갑 소재 같은 핵심 하위 시스템이 기술 이전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며,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이러한 협력은 포병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대공 시스템과 차세대 미사일 플랫폼의 공동 개발로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죠.
인도 정부는 자국 제조업체를 공급망에 깊숙이 통합시킴으로써 강력한 국내 방위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군사 작전에 대한 완전한 자주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신두르 작전에서 드러난 K-9의 진짜 실력
서류상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전에서 증명되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됩니다.
K-9 바즈라는 2025년 5월 신두르 작전에서 그 진가를 명확하게 입증해 보였습니다.

5월 7일, 결정적인 25분의 공격 기회가 찾아왔을 때 인도군은 궤도형 K-9 바즈라와 경량 M777 견인 곡사포를 함께 투입하여 다층적이고 파괴적인 포격벽을 구축했습니다.
특히 K-9은 GPS 유도 방식의 M982 엑스칼리버 포탄을 발사하여 최대 사거리인 약 50km 지점에서도 목표물을 정밀하게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장거리 정밀 화력 덕분에 인도군은 아군 병력을 최전선의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고도 적진 깊숙이 위치한 발사 기지와 보급 거점을 안전하게 파괴할 수 있었던 것이죠.
5월 12일에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파키스탄이 누르 칸과 라힘야르 칸을 포함한 인도군의 물류 거점과 공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시도했던 것인데, K-9 부대는 신속한 반격으로 아군의 생존성을 확보하는 핵심 역할을 해냈습니다.
운용병들은 1분 이내에 정지, 사격, 이동을 모두 수행하는 '사격 후 재이동(shoot and scoot)' 전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적의 정밀 타격 무기와 드론 공격을 유유히 회피했던 것입니다.
산악 지형에서 입증된 압도적 기동성
신두르 작전이 보여준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장면은 바로 K-9의 기동성이었습니다.
1,000마력의 강력한 엔진을 탑재한 이 궤도 차량은 가파르고 험준한 산악 지형을 놀라운 속도로 누비고 다녔는데, 이는 견인포가 주류를 이루던 산악 환경에서 50톤급 중형 자주포도 충분히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가 된 것이죠.

이 성과는 단순히 인도군의 자부심 차원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간 많은 군사 전문가들은 고지대 산악전에서는 헬기로 공수 가능한 견인포가 실용적이라는 통념을 고수해 왔는데, K-9이 이 상식을 정면으로 뒤집어 버린 것입니다.
중(重)자주포의 활용 범위 자체가 크게 확장된 셈이며, 이는 유사한 지형을 가진 다른 잠재적 수입국들에게도 강력한 세일즈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달라진 시각... K-9, 이제는 네트워크 정밀 타격 무기
신두르 작전이 인도군 내부에 남긴 가장 큰 변화는 어쩌면 K-9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전까지 인도군에게 K-9은 그저 '강력한 중장갑 포대' 정도로 인식되었지만, 이 작전을 계기로 K-9은 '신속하고 생존성 있는 고정밀 네트워크 타격 무기'라는 전혀 새로운 지위를 부여받게 된 것이죠.

이러한 인식 전환은 곧바로 신형 설계에 반영되었습니다.
향후 생산될 K-9 바즈라에는 고도로 국산화된 통신 시스템과 다발 동시 타격(MRSI, Multiple Rounds Simultaneous Impact) 기능을 지원하는 디지털 사격 통제 시스템이 탑재될 예정입니다.
MRSI는 한 대의 자주포가 여러 발의 포탄을 각기 다른 궤도로 발사하여 모두 동일한 지점에 동시에 도달하도록 만드는 고난도 기술로, 단일 포대가 마치 여러 문의 포를 동시에 쏘는 것 같은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첨단 전자 장비가 완비되면 K-9은 인도의 광범위한 군사 네트워크와 매끄럽게 연결되어 즉각적인 데이터 공유, 실시간 표적 지정, 그리고 전장 전반에 걸친 협동 공격을 구현할 수 있게 됩니다.
한국에서 태어나 인도에서 진화한 이 자주포가, 이제는 K-방산이 지향해야 할 미래형 무기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죠.
400문의 K-9이 인도 대륙을 지키는 날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