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 유리터널 도시…"네옴시티 최대 도전은 이걸 믿게 하는 것"

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이소은 기자 2022. 11. 1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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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네옴시티' 들고 온 사우디 왕자]②타렉 캇두미 네옴시티 도시계획 총괄 디렉터 인터뷰

[편집자주] 사막 한가운데 170km의 수직 직선도시를 건설하고 바다엔 팔각형 모양의 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다. 누구는 판타지에 불과하다고 비판하지만 전세계 기업들은 670조원에 달하는 '네옴시티'에 참여하기 위해 뛰고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네옴 프로젝트를 짚어본다.

타렉 캇두미 네옴시티 도시계획 총괄 디렉터가 더라인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사우디 공동취재단

높이 500m(롯데월드타워 555m)의 벽체 건물 2개동이 200m 간격을 두고 170km 길이로 이어진다. 폭 200m, 높이 500m, 길이 170km, 유리로 된 선형도시 안에 총 900만명의 인구가 모여산다. 네옴시티의 중심도시 '더라인(The Line)'의 구상이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첫 공사가 이미 시작됐지만 유리터널처럼 생긴 도시의 모습은 일반인들에겐 생경하다. "과연 저 안에 사람이 살 수 있나" 하는 근본적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설계를 맡은 타렉 캇두미(Tarek Qaddumi) 네옴시티 도시계획 총괄 디렉터는 "믿지 않는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전"이라며 "네옴시티는 기술과 과학을 통해 사막에 생명을 불어넣는 프로젝트"라고 자신했다. 리야드에 마련된 더라인 전시장에서 그를 만났다.

-더라인은 어떤 도시인가.
▶런던 같은 도시에서는 사람들이 각자 멀리 떨어져서 살고 중심지의 좋은 서비스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우리는 도시를 3차원 안에 밀어넣는 게 해결책이라 생각했다. 더라인은 보행자 구역, 공공 구역, 공원 등이 겹겹이 쌓여있는 도시다. 교통 체증, 소음 없이 3차원으로 엮인 공간에서 이웃들을 만날 수 있는 선형도시로 지어진다.

-설계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헬리콥터를 타고 처음 부지를 찾았을 때 풍경이 너무 아름다웠는데 거기에 길과 다리, 공장을 건설해야 했다. 우리는 이들이 차지하는 면적을 최대한 줄이자고 생각했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했다. 실제 건설면적은 전체 부지의 5% 밖에 되지 않으며 95%는 사막과 산, 협곡 등 자연 상태로 보존한다.

-더라인에서 사람들의 삶은 어떨까.
▶런던에서는 5분 안에 1만6000명의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면 더라인은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8만명에게 닿을 수 있다. 병원, 갤러리, 경기장 등 모든 서비스가 응축돼 있어 5~10분 안에 도달할 수 있다. 도시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은 경제적 수준에 상관없이 모두 즐길 수 있다. 맨하튼은 시티 안에 중앙공원을 갖고 있지만 더라인은 공원 안에 도시가 생기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더라인 안에 사람들이 갇혀 있을거라고 생각을 하지만 사실은 큰 정원이 딸린 집인 셈이다. 주말에는 차를 타고 산으로, 바다로 얼마든지 나갈 수 있다.

-더라인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도전은.
▶가장 큰 도전은 이것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믿게 만드는 것이다. 또다른 도전은 공급망이다. 우리는 세계의 콘크리트, 강철이 필요한데 이것을 항구로 가져올 수 있는 물류시스템을 찾고 있다. 컴퓨터칩도 양이 충분하지 않아서 더 사야 한다.

더라인 단면을 형상화 한 구조물. /사진=사우디 공동취재단

-더라인 안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이동할 수 있나.
▶2가지 이동수단이 있다. 하나는 지하로 다니는 초고속열차인데 끝에서 끝까지 달린다. 런던은 끝에서 끝까지 1시간 반이 걸리는데 더라인은 20분 만에 닿을 수 있다. 총 170km 중 24km마다 정차하기 때문에 장거리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이용하면 된다. 단거리를 이동하고 싶다면 특정층에 마련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 햇볕이 들지 않거나 공기 순환이 어려울 것 같다.
▶더라인은 500m로 매우 높지만 그 유리벽은 투명하기 때문에 빛이 들어올 수 있다. 오히려 빛을 어떻게 막을지가 고민이다. 일부 남쪽 지역은 너무 밝고 뜨거워 음영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유리벽은 바람, 먼지로부터 도시를 보호할 거다. 대학들과 함께 내부 자연 냉각을 위해 도시 안의 공기질, 기후 등을 시뮬레이션 하고 있다.

-높이에 따라 계급이 생길 수 있지 않나.
▶고급주택, 경제적주택이 혼재돼 있겠으나 우리는 사회주택을 도입해 수직 계층화 없이 서로를 혼합시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최대한 건설하는 과정에서 자원배분이 골고루 되도록 할 것이고 정부 정책으로 소셜믹스를 보장할 거다.

-더라인 안에 식물이 살 수 없을 것 같은데.
▶220가지의 식물이 있을 거다. 세계에서 다양한 식물을 가져와 적절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층별로 온도와 습도가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환경에 맞는 여러가지 식물을 심을 수 있고 농사도 지을 수 있다.

-한국 건축가,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은.
▶프레젠테이션이 훌륭하다면 우리는 당연히 디자인 경쟁에 초대할 거다. 우리 프로젝트 실행팀이 이번달 서울을 두번 방문해 대형 건설사와 미팅을 한 것으로 안다. 이미 파트너십은 명백하게 최고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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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야드(사우디아라비아)=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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