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대신 해파리만… 경남 해역 어민들 속 탄다

기온이 오르며 여름철 어업 현장에 골칫거리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경남 해역에 해파리 떼가 대량으로 출현하면서 어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보름달물해파리가 그물 안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고기 대신 해파리만 가득 찬 어망을 마주한 어민들은 말 그대로 허탈한 상황이다.
경상남도는 지난달 18일 고성군 삼산면 두포 해역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시행했다. 이 지역은 경남 해역 중에서도 해파리 발생이 두드러진 곳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역 어민들은 “그물에 고기는 보이지 않고 해파리만 가득 찼다”며 어획량 감소로 인한 생계 위기를 호소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달 4일 경남 전 해역에 해파리 예비 주의보를 내렸다. 그 중심에 있는 해역은 고성 자란만과 거제 동부 해역이다. 해당 지역들은 보름달물해파리 개체 수가 급증한 곳이다. 자란만의 경우 지난달 기준 해파리 밀도는 1㏊당 28만 5000마리로 측정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도 관계자는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무려 9배가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현재 발견되는 해파리 유생은 동전 크기지만, 앞으로 수온이 더 오르면 어른 손바닥 크기까지 성장한다. 성체 해파리는 어망에 더 큰 피해를 주고, 그물 손상과 어획물 부패 등 2차 피해로 이어진다.
56년간 수온 1.44도 상승… 해파리 급증 배경

해파리 대량 출현의 배경은 기후변화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난 1968년~2023년, 총 56년간 우리나라 연근해 표층 수온은 1.44도 상승했다. 이는 전 지구 평균 상승치(0.7도)의 두 배를 넘는다.
해파리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바다를 선호한다. 수온이 오르면 서식지와 생존력이 동시에 커진다. 올해도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도 이상 높을 것으로 전망돼 해파리 성장은 더 빨라질 수 있다.
해수 온도 상승 외에도 인공 구조물 증가로 인한 서식지 확대, 해파리 천적의 감소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양식장, 해상풍력 구조물, 방파제 등 해양 구조물은 해파리 유생이 달라붙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어민들 피해 심각… 경남도 해파리 제거 나섰다

경남도와 연안 시군은 어민 보호를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어민들이 어망에서 직접 건져낸 해파리는 수매 방식으로 처리되며, 해파리 절단 망을 장착한 선박도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해파리는 번식력이 강하고 해류를 따라 이동해 빠르게 확산한다. 보름달물해파리처럼 생존력이 높은 해파리 종은 제거가 늦어지면 어업 전반에 장기 피해를 준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해파리 유생 단계부터의 제거 기술, 예측 시스템 정교화, 해파리를 먹는 어종 방류 확대 같은 대응책이 필요하다. 경남도는 올해 해파리 발생 예측을 토대로 어민 피해를 줄일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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