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속 노숙자, 아무도 몰랐던 충격적 '정체'

엄태화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는 엄태구가 특별출연한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밀수' '콘유' '달짝'의 특별출연 활용법

잘 쓰면 득, 못 쓰면 실이 크다.

정식 출연은 아니지만 잠깐의 등장으로 관객의 집중도를 높이는 특별출연 얘기다.

특별출연은 감독 또는 배우와의 친분으로 출연하는 경우가 많은데 숨은그림찾기 못지않게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올 여름영화들이 특별출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가운데 관객들의 호응이 높았던 영화들의 그 활용법을 살펴봤다.

'밀수'에서 권상사 역으로 특별출연한 조인성. 사진제공=NEW.

●조인성, 주연인 듯 주연 아닌 주연 같은 너~

최근 손익분기점을 넘고 흥행에 성공한 '밀수'(제작 외유내강)의 후기를 살펴보면, 조인성 외모 관련 글들이 넘쳐난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원래 잘생겼는데 더 잘생겼다" "조인성 얼굴만으로 표값 했다" "2회차 고민할 정도로 잘생김" "내가 아는 조인성 중에 제일 잘생김" "조인성 재입덕 영화" 등등 '밀수'속 조인성이 잘 생겼다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다.

조인성은 밀수판에 뛰어드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그린 '밀수'로 '모가디슈'에 이어 다시 한번 류승완 감독과 작품 인연을 맺었다. '밀수'에서 전국구 밀수왕 권상사 역으로 등장한다. 춘자(김혜수)에게 칼을 휘두르며 위협하는 첫 등장 장면은 서늘한 기운을 뿜지만, 도리(박정민) 일당에 맞서며 신사도를 발휘하는 후반부의 호텔 액션 장면은 권상사의 매력이 극대화됐다. 올초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을 패러디한 "권상사의 문단속"으로 '밈화'될 정도다.

'밀수'의 하이라이트 장면 중 하나인 호텔 액션은 류승완 감독이 조인성에게 마음의 빚(?)을 갚는다는 생각으로 공들여 찍은 장면이다.

류승완 감독은 "'모가디슈' 하면서 사람을 너무 망가뜨려놔서 부채감이 있었다"며 "이번에 작업하면서 이자를 조금씩 갚다가 액션 장면에서 원금상환 했다"며 해당 장면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노숙자로 특별출연한 엄태구.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엄태구, 가족 찬스 놉! 정식 요청

엄태구는 엄태화 감독과 함께 류승완 감독 류승범을 잇는 형제 영화인이다.

엄태구는 지난 9일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 특별출연해 관람의 재미를 더한다. 그는 '잉투기'부터 '가려진 시간' 그리고 '콘크리트 유토피아'까지 엄태화 감독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며 형의 작품에 힘을 보탰다.

엄태구는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아파트에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존극을 그린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외부인인 노숙자로 등장한다. 영화는 재난 상황에서 인간성을 상실해가는 사람들을 묘사하는데 엄태구가 영화의 비극적인 분위기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엄태화 감독은 "엄태구가 맡은 역할은 극의 흐름을 잡아주는 인물"이라며 "그래서 존재감이 확실한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캐스팅 배경을 밝혔다. 엄태구를 캐스팅하는데 가족 찬스가 아닌 소속사를 통해 정식으로 출연을 제안했다는 게 감독의 얘기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16일까지 누적관객 223만명을 동원했다.

'달짝지근해:7510'에 특별출연한 정우성. 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정우성, 형이 거기서 왜 나와?

배우 인생 30년차에 감독으로 데뷔한 정우성의 행보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종잡을 수 없다. 'SNL코리아' 시즌4에 출연하더니 경쟁작의 문턱까지 넘어섰다.

정우성 감독이 15일 개봉한 '보호자'(제작 영화사 테이크) 홍보로 바쁜 와중에 같은 날 개봉한 '달짝지근해:7510'(제작 무비락)에 특별출연해 서프라이즈를 선사중이다.

그의 출연은 이한 감독과의 친분으로 성사됐다. 살인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자폐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증인'에서 따뜻한 감동을 선사한 정우성 감독은 연애에 서툰 중년의 풋풋한 로맨스를 그린 '달짝지근해:7510'에서 허를 찌르는 반전의 인물로 깨알 웃음을 선사한다.

이한 감독은 "(특별출연을 제안했더니) 정우성이 자기가 많이 보고 싶은가 보다고 말하면서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며 "('보호자'와)같은 날 개봉하게 될지 몰랐는데, 시사회 때 몰래 와서 영화를 보고 갔다"고 고마워하며 '보호자'와 함께 잘 되기를 바랐다.

왼쪽부터 조인성, 엄태구, 정우성. 사진제공=각 배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