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전조증상, ‘바람만 스쳐도 아픈’ 통풍을 예방하려면?

- 건강검진 시 ‘고요산혈증’이 아닌지 살필 것
- ‘퓨린’ 함량이 높은 고단백 음식을 자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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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프다.’

통풍(通風, gout)을 한 줄로 표현하기에 이만큼 적절한 문장이 또 있을까. 한자를 어느 정도 아는 사람이라면 ‘바람이 통하다’라는 뜻에서 어느 정도 감을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아프다(痛)’라는 뜻의 글자로 오해했을 수도 있다. 뭐, 그렇다 해도 뜻은 어느 정도 통하는 것 같긴 하다.

통풍의 본질은 일종의 ‘관절염’이다. 다만, 보통의 관절염과는 근본적인 원인이 다르다. 관절염 하면 단골처럼 언급되는 류마티스성 관절염과도 차이가 있다. 보통의 관절염은 퇴행성 질환, 류마티스성 관절염은 자가면역질환에 해당하지만, 통풍은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통풍 환자 수는 약 51만 명이다. 최근 5년간 꾸준히 환자 수가 증가하는 질병 중 하나다. 비율로 따지자면 연령으로는 40~50대가 대다수를 차지하며, 해가 갈수록 20~30대 발병도 늘고 있다. 성별로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통풍이란 정확히 무엇이고 왜 생기는 것인지, 발병을 의심할 수 있는 통풍전조증상은 무엇인지, 치료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알아보도록 한다.

출처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_ 통풍 환자수 추이

통풍, 정체가 무엇인가?

통풍은 ‘부자병’ 또는 ‘제왕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에는 그랬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과거 기록에는 왕족, 귀족, 부유층이 주로 앓는 병이었다고 한다. 왜일까? 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 부유층과 서민층은 먹는 것이 달랐고, 사는 것이 달랐기 때문이다. 즉, 통풍의 원인은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요산(uric acid)이라는 물질이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대사 및 소화 과정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생성되는 물질이다. 요산은 대사 과정의 최종 산물이자 노폐물의 일종으로, 주로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하지만 어떤 이유로 인해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경우가 있다. 이렇게 되면 요산은 바늘 모양의 결정체를 이뤄 관절이나 연골, 힘줄 등에 달라붙는다. 이것이 바로 ‘통풍’이다.

통풍은 주로 말단 관절 부분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에 관해 검색해보면 가장 흔히 발견되는 사례가 바로 엄지발가락이다. 그 외에도 손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발등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귀 부분에 생기는 경우도 있다.

요산은 본질적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다. 그런데 배출되지 않고 몸 안에 쌓였다가, 달라붙는 부위도 관절, 연골, 힘줄처럼 통증에 예민한 곳이다. 하필이면 결정도 바늘 모양이란다. 자그마한 자극에도 바늘 모양의 결정이 관절, 연골, 힘줄을 콕콕 찌른다고 상상해보라. 통풍을 수식하는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라는 말이 왜 생겼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풍, 왜 생기는가?

앞 문단에서 말한,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는 경우’가 통풍의 원인이다. 요산의 과도한 축적이 발생하는 원인은 두 가지 경우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것, 다른 하나는 생성이 과도한 것.

우리 몸에서 노폐물 배출을 담당하는 기관은 신장(콩팥)이다. 즉, 요산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경우는 대표적으로 신장기능 이상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으나, 본질적으로 몸 안에 쌓인 요산이 제대로 배설되지 못하게 한다는 기전은 같다.

요산의 과도한 생성은 대사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환 때문일 수 있지만, 가장 흔한 원인은 ‘원료의 과다 공급’이다. 요산은 질소화합물의 일종인 ‘퓨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생긴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음식은 대개 퓨린 함량이 높다. 즉, 퓨린을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요산 생성도 많아진다는 뜻이다.

또, 과량의 지방을 섭취할 경우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앞서 통풍이 제왕병, 혹은 부자병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언급한 것 역시 이 부분과 관련이 있다. 계급이나 지위가 높은 사람일수록, 부유한 사람일수록 고단백, 고지방 식단을 섭취했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통풍전조증상,
무엇으로 알 수 있는가?

평소 별다른 이상이 없었던 곳에 갑작스레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면? 특히 그 통증이 밤 사이에 발작적으로 느껴진다면? 곧장 통풍전조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잠깐 ‘욱신’하고 지나가는 통증이라도 그 발생 부위가 기존에 전혀 이상이 없었던 부위의 관절이라면, 그 부위가 부어오르고 통증의 정도가 심상치 않다 싶을 정도로 심하다면 더욱 그렇다.

통풍은 특히 엄지발가락이나 발목, 무릎 등 하지 쪽 관절에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부위에서 부어오르는 증상이나 통증이 발생한다면 곧장 통풍을 떠올릴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잠이 깰 정도의 심한 통증이라면 더더욱 가능성이 높아진다.

통풍전조증상은 발작성으로 생겨나 약 12시간 전후로 급격하게 심해지다가 며칠 내로 괜찮아지는 경향이 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묘사대로, 통증이 심할 때는 움직일 엄두조차 낼 수 없을 만큼 아프다. 또, 1~2일 후 통증이 완화되고 나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에 굳이 병원을 찾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전조증상 발생 후 중요한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 흔한 패턴이다.

물론, 통풍전조증상을 무시하고도 운이 좋으면 오랫동안 재발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도박과 같다 말하고 싶다. 발작이 일어나지 않는 동안에도 몸 안에서는 통풍 증상이 진행될 수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재발하게 되면 더욱 자주, 더 많은 부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통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일단 한 번이라도 전조증상이 발생했다면, 반드시 제대로 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통풍전조증상 발생 후 적절한 시기 안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관절이 손상돼 만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고, 관절 외 피하 조직 등에 통풍성 결절이 나타날 수도 있다. 염증의 확산으로 인해 자연스레 전신 곳곳에 다른 병증을 유발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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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전조증상,
예방하기 위한 방법은?

통풍전조증상 자체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연예계 몸짱 하면 빠지지 않는 가수 김종국도 과거 통풍을 앓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통풍을 앓고 있음을 밝히며 “단백질을 많이 먹어서 그렇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는 평소 몸을 만들 목적으로, 혹은 건강한 식단을 추구한다는 이유로 단백질 위주의 식단을 챙겨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통풍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통풍이라는 병은 보통 ‘고요산혈증’ 환자에게서 나타나기 쉽다. 고요산혈증이란 글자 그대로 혈액 속의 요산 농도가 기준치보다 높다는 뜻이다. 혈중 지방 함량이 높은 ‘고지혈증’과 글자 구성이 같다. 만약 건강검진 등을 통해 혈액 검사를 한 결과에서 요산 농도가 높다는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면, 평소 통풍전조증상을 겪은 적이 있지는 않은지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혈중 요산 농도가 높다고 해도 모두가 통풍을 앓는 것은 아니다.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라고 해서, 고요산혈증을 겪는 이의 약 95%는 거의 평생 아무런 증상을 겪지 않는다. 즉, 혈중 요산 농도가 높다는 판정을 받은 뒤 그때부터라도 요산 농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한다면 통풍을 겪지 않을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앞서 통풍의 발생 원인을 설명하며 ‘퓨린 섭취 조절’을 언급한 바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일 경우 체내 지방량이 많아 요산 배설이 억제될 수 있다. 이 또한 요산 농도를 높여 통풍의 원인이 되므로, 적당 수준의 체중 감량이 필요하다. 단, 너무 급격하게 체중을 감량할 경우 오히려 혈중 요산수치가 갑작스레 높아질 수 있다. 체중을 줄일 때는 반드시 서두르지 말고 건강한 방법으로 감량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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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 치료, ‘저퓨린 식단’이 핵심

통풍은 일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질환이지만, 다행인 점은 진단과 치료법이 비교적 명확하다는 것이다. 통풍전조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찾으면, 해당 부위에서 관절액을 채취하는 등의 방법으로 확실하게 진단할 수 있다.

통풍의 치료는 통증과 염증을 감소시키고 재발을 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진행된다. 애당초 통풍은 요산이 결정체를 이루고 그것이 관절 등에 침착될 정도로 농도가 높은 상황에서 발생한다. 통풍전조증상을 경험할 만큼 진행된 상황이라면, 단기간에 해결되기를 바라는 성급한 마음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의료 측면에서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약물 요법 등을 사용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환자 본인의 협조와 자발적 노력이다. 근본적으로 요산 농도를 낮출 수 있는 약물을 쓸 경우, 장기간 복용하며 경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완화됐다고 해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반드시 전문가가 처방한 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발적 노력으로는 무엇보다도 식생활 개선이 중요하다. 퓨린이 많이 함유된 음식 섭취를 최소화하고, ‘저퓨린 식단’을 찾아 식습관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흔히 건강한 식단이라 알려진 것들 중에서도 퓨린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으니, 식단을 구성할 때 반드시 찾아볼 것을 권한다.

한 번 증상이 발생했다는 것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스스로의 건강은 스스로 지켜가는 것.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통풍을 멀리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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