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한번도 공사를 하지 않은 아파트..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평범한 20대 직장인입니다. 올해 구축 아파트로 이사하며 반셀프 인테리어를 해보았는데요. 험난하지만 즐거웠던 과정과 그 결과로 완전히 탈바꿈한 저희 집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도면

저희 집은 방 3개, 화장실 2개로 구성된 24평 구축 아파트입니다. 다만 구조가 잘 나와서 손님들이 다들 30평대 초반 아니냐고 하세요! 처음 집을 방문했을 때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사방이 체리 색인 데다가 관리가 전혀 되지 않았었거든요. 2006년에 준공해서 15년이 넘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인테리어 공사를 하지 않은 순정 아파트였답니다.

내부 수리를 하기로 마음먹고 턴키 업체를 알아보니 평당 최소 100만 원은 들었어요. 예산이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반셀프로 노선을 변경했답니다. 그럼, 이제 공간별로 소개해드릴게요.

1. 현관

<BEFORE>

현관은 집의 첫인상과 같은 공간인데요. 비포는 대략 난감이었답니다. 공포의 체리색과 화투패 같은 유리, 환장의 콜라보였어요. 철거하고 교체를 할까도 생각했는데, 100만 원이 거뜬히 넘어 맘 편히 포기했어요^^;

대신 5만 원 주고 유리를 교체하고, 필름 작업까지 해주니 나름 새문처럼 깔끔하게 변신했답니다. 중문은 소음 차단과 온도 유지에 탁월해서 진심으로 강추 드려요. 철거 안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매번 들어요.

<AFTER>

중문 창은 무늬 없는 통유리로 교체해서,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집 전체가 보이도록 했어요. 투명한 유리가 개방감을 주어 공간을 한층 더 밝게 만들어줘요.

바닥 타일은 따로 교체하지 않고, 스티커처럼 붙이는 2만 원 정도의 데코 타일을 사서 직접 시공했어요. 처음에 타일 자르느라 고생은 했지만 직접 완성하고 나니 너무 뿌듯했어요! 바닥 데코 타일이야말로 가성비 최고의 아이템인 것 같아요.

2. 거실

<BEFORE>

거실 새시에는 시트지가 잔뜩 붙어있어서 그런지 들어가자마자 답답한 느낌이 들었어요. 게다가 천장과 벽쪽 체리색 원목 장식이 공간을 더 좁아보이게 했어요. 그래서 필요 없는 몰딩과 장식은 과감히 철거하고, 목공 작업을 통해 평탄화 후 매입등을 설치했습니다. 문제의 시트지도 다 떼고 나니 푸른 소나무가 보여 더 시원하고 깔끔하게 변신했답니다.

<AFTER>

거실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으로 꾸미고 싶었어요. 그래서 전체적인 톤을 화이트&베이지로 정해 가구와 소품을 고르고, 식물을 두어 싱그러움을 더해주었어요.

소파는 스툴이 있는 ㄱ자이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물색했어요. 그러다가 오늘의 집에서 많은 분들이 후기를 남겨주신 듀커라는 브랜드를 알게 됐고, 3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잘 사용 중이랍니다. 20만 원 후반대라는 가격이 무색할 정도로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편안해서 실용성 만점이에요.

TV를 보면서 식사하는 날이 많을 것 같아서 특히 테이블 선택에 신중을 기했어요. 제품 서치할 때 중점적으로 보았던 것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높이와 적당한 폭, 그리고 소파와 어울릴 우드 다리였어요. 폭풍 검색을 통해 어렵게 찾은 아이템인 만큼 정말 요긴하게 잘 사용 중이랍니다.

거실에는 장식장을 따로 두지 않고, TV 선 정리를 통해서 더욱 깔끔하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습니다.

바닥은 포셀린 타일 느낌을 줄 수 있는 장판으로 시공했어요. 강화 마루나 타일보다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관리가 정말 간편해요. 물을 아무리 쏟아도 흡수가 안되어서, 특히나 반려동물 키우신다면 장판 추천드려요!

식물이 있고 없고에 따라 집안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지는 걸 알게 됐어요. 이 아레카야자 덕분에 집안에 생기가 도는 느낌이랄까요? 처음 키우는 식물이라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자라줘서 참 다행이에요.

거실 커튼은 암막으로 할까 고민하다가, 은은하게 빛이 들어오는 사계절용 리넨 커튼으로 선택했어요. 낮에는 빛이 적당하게 들어오고 밤에는 완전히 차단이 되어서 너무 만족스러워요.

3. 주방

<BEFORE>

주방은 예산 절감을 위해 상하부장 교체는 따로 하지 않았어요. 대신 인테리어 필름 작업과 손잡이, 조명 교체만을 통해 드라마틱 한 효과를 볼 수 있었어요.

<AFTER>

평소 저의 로망이었던 원형 식탁을 구입하고, 그 위에는 주백색의 라운드 쉐입 조명을 설치해서 더욱 따뜻한 느낌을 주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여름에 어울리는 시원한 포스터로 포인트를 주었습니다.

지금은 예전 모습은 생각이 안날 정도로 사랑스러운 주방이 되었답니다. 요리를 잘 못하는데 뭔가 자꾸 만들어보고 싶어지네요!

식사는 오히려 거실 테이블에서 자주 하고, 원형 식탁은 책을 읽거나 PC를 할 때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향을 너무 좋아해서 테이블 위 캔들 워머를 하루 20시간 정도 켜두고 생활해요. 집에 들어서는 순간, '아, 우리 집 냄새!'라고 느낄 수 있게요.

4. 욕실

<BEFORE>

화장실은 대충 방수 페인트칠을 하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요, 실제로 보고 나서 '아~ 이건 그냥 뜯어고쳐야겠구나' 느낌이 뽷 왔어요 ^^… 도저히 내버려둘 수가 없더라고요.

숨고라는 앱을 통해 여러 업체에 견적 요청을 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가격이 합리적이면서도 시공 사진이 깔끔한 곳을 골랐습니다. 공사하는 김에 큰맘 먹고 안방 화장실까지 모두 했어요. 가장 큰 예산이 들어간 곳인 만큼,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답니다.

<AFTER>

화장실은 최대한 간결하게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젠다이를 따로 설치하지 않고 대부분의 용품은 수납장에 넣어서 보관하고 있습니다.

5. 침실

<BEFORE>

침실은 그야말로 숙면을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집의 전체적인 화이트 톤과는 달리, 안방만큼은 블랙&그레이로 콘셉트를 잡아보았어요.

<AFTER>

불필요한 가구는 배치하지 않고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쾌적하게 구성했어요. 군더더기 없는 공간이라서 그런지 마음이 아주 차분해진답니다.

거실과 다르게 안방에는 빛이 완벽하게 차단되는 암막 커튼을 설치했어요. 덕분에 대낮에도 한밤중처럼 꿀잠이 가능하답니다. 하하

커튼과 침구는 그레이 톤으로, 협탁과 조명, 시계는 블랙으로 구매해서 전체적인 톤 앤 매너를 통일했어요. 평소 화이트를 사랑하지만, 침실은 유일하게 블랙이 허락되는 공간이랍니다.

무채색만 넣으면 자칫 삭막해 보일 것 같아서, 모던한 느낌의 네이비 포스터로 완성시켰어요. 작은 액자 하나만으로도 공간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 같아요.

글을 마치며

반셀프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결심한 순간부터 완성되기까지 대략 한 달의 시간이 걸렸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진행하느라 더욱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집이 완성된 지금은 새삼 뿌듯하고 행복해요. 주변 지인들이 물어보면 무조건 추천할 정도예요!

궁전같이 거창한 집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손길을 거쳐 더욱 소중하고 애정이 가는 저의 집을 구경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