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립의 수익성이 빠르게 둔화되는 가운데 배당성향은 오히려 높아지며 재무 부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40%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상승했다. 다만 이는 주주환원 확대라기보다 실적 급감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배당이 이어질 경우 현금흐름 관리 부담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 1%대로 하락…원가 부담·공장 이슈로 수익성 악화
실제 지난해 삼립의 실적은 수익성 측면에서 크게 악화됐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조37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387억원으로 60%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77%에서 1.15%로 하락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19.25%에서 2.92% 수준까지 낮아졌다. 당기순이익은 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83.77%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의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상승과 고환율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삼립은 밀가루·설탕·유지류·유제품 등 주요 원재료를 대량 사용한다. 최근 국제 곡물 가격 변동성과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원가 부담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전쟁 장기화로 인해 국제 밀 가격 변동성이 커졌고, 팜유와 유지류 가격 역시 기후 변화와 글로벌 공급망 불안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입 원재료 매입 비용 부담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곡물 가격 자체는 과거 고점 대비 일부 안정됐지만,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상기후 영향으로 원재료 가격 변동성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제빵업 특성상 원가 부담이 제품 가격에 즉각 반영되기 어려워 단기간 내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을 전망이다.
여기에 올 초 발생한 시화공장 화재 영향과 생산 구조 개편 비용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실제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은 8123억원으로 소폭 감소했고, 영업손실 43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고정비 부담과 생산 효율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이 지속 반영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높아진 배당성향…주주환원보다 실적 감소 영향 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삼립의 배당성향은 오히려 상승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기조와 주주환원 확대 요구 속에서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려는 부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주당순이익(EPS)은 1만23원에서 1626원으로 급감했다. 회사는 주당 배당금을 기존 1800원에서 1000원으로 낮췄지만, 순이익 감소 폭이 더 컸던 탓에 배당성향은 약 40%까지 상승했다.
현금창출력 둔화도 부담 요인이다. 회사의 잉여현금흐름(FCF)은 2023년 2070억원에서 지난해 47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는 영업활동 현금흐름 감소와 함께 설비 투자 및 생산 효율화 비용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회사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은 올해 1분기 기준 4500억원으로 아직까지 여유가 있으며 지난해 지급된 배당금 총액은 55억6500만원으로 당장 부담을 줄 규모는 아니다. 그러나 현금흐름 악화가 장기화될 경우 배당 여력은 빠르게 고갈될 수밖에 없다. 다만 삼립은 아직까지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한 명확한 방안을 밝히지는 않고 있다.
주주환원과 관련해서도 정확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의 계획을 알 수 있는 기업가치제고계획(밸류업)은 아직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삼립 측은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 당시 “삼립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소액주주의 실질적인 배당 수익을 보호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차등배당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한국신용평가는 리포트를 통해 “베이커리 부문의 경우 올해 상반기 시화공장에서 화재 및 안전사고가 발생하여 저하된 수익성 회복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푸드 및 유통 부문은 낮은 제품 인지도와 높은 원재료가격 변동성, 외식시장 위축 등으로 인해 저마진 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업현금창출력이 다소 저하된 상황에서, 당분간 경상 투자 중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를 견지하며 재무부담을 통제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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