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 없을 때 한 숟갈씩 곁들였는데.." 두뇌 건강에 이토록 도움 될 줄 몰랐네요

입맛이 떨어지는 날이면 따뜻한 밥에 된장국만 놓고 대충 끼니를 넘기기 쉽습니다. 그럴 때 국이나 나물 위에 고소한 가루 한 숟갈을 뿌리면 향이 살아나고 밥도 한결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너무 흔한 양념이라 뇌 건강과 연결해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작은 씨앗에는 중년 이후 부족하기 쉬운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오늘 다시 볼 식재료는 바로 들깨가루입니다.

들깨에서 짜낸 기름에는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알파리놀렌산이 전체 지방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알파리놀렌산은 몸에서 만들지 못해 음식으로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며, 일부가 EPA와 DHA로 전환됩니다. 특히 DHA는 뇌와 망막 조직에 많이 존재해 신경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중요한 지방산입니다. 다만 알파리놀렌산이 DHA로 바뀌는 비율은 높지 않으므로 들깨만 먹으면 생선의 역할까지 모두 대신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들깨가루는 생선·채소·콩류가 어우러진 식사에 부족한 재료를 보태는 조연으로 활용하는 것이 알맞습니다.

들깨가루를 씹어 삼키면 씨앗 속 지방은 소화액과 만나 작은 입자로 나뉘고, 장에서 흡수된 뒤 혈액을 통해 여러 조직으로 운반됩니다. 일본의 건강한 고령자를 대상으로 들기름을 섭취하게 한 소규모 연구에서는 혈중 알파리놀렌산 수치가 증가하고 일부 인지기능 지표가 개선된 결과가 관찰됐습니다. 반면 경도·중등도 치매 환자에게 추가로 들기름을 사용한 다른 임상시험에서는 인지기능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연구 규모가 작고 결과도 엇갈리는 만큼, 들깨가 기억력 저하를 되돌리는 식품이라고 받아들여서는 곤란합니다. 그래도 포화지방이 많은 양념 대신 불포화지방이 풍부한 씨앗을 적절히 이용하는 식사는 뇌혈관을 관리하는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습니다.

활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미역국이나 버섯국을 끓인 뒤 불을 끄기 직전에 들깨가루 한 숟갈을 넣으면 짠 양념을 많이 쓰지 않아도 국물 맛이 진해집니다. 시금치나물과 무나물, 두부무침에 조금씩 뿌리면 단백질과 채소를 함께 먹기도 쉬워집니다. 입맛이 없다고 흰밥에 들기름만 여러 숟갈 붓기보다, 들깨가루를 채소와 국에 곁들여 식사의 구성을 넓히는 편이 좋습니다. 고소한 향이 살아 있는 재료는 소금과 설탕에 의존하던 입맛을 바꾸는 데도 유용합니다.

들깨가루는 몸에 좋은 씨앗이지만 지방과 열량이 농축돼 있어 수북하게 퍼먹을 음식은 아닙니다. 한 번에 한 숟갈 안팎만 사용하고, 견과류와 기름진 반찬을 많이 먹은 날에는 양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이 많은 가루는 공기와 빛, 열에 오래 노출되면 맛과 향이 변하기 쉬우므로 밀폐해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하고 필요한 만큼만 꺼내야 합니다. 쩐내가 나거나 쓴맛이 강해진 제품은 양념으로 덮어 먹지 말고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들깨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식사 처방을 받은 사람은 건강식이라는 이유로 섭취량을 임의로 늘리지 않아야 합니다.

중년의 기억력은 들깨 한 숟갈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높은 혈압과 혈당, 흡연과 운동 부족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뇌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혈관도 함께 지칠 수 있습니다. 들깨가루를 곁들인 채소와 생선, 콩 반찬을 골고루 먹고 식사 뒤 가볍게 걷는 습관이 함께 이어져야 합니다. 오늘 저녁 밥맛이 없다고 짠 장아찌부터 꺼내기보다 따뜻한 국에 들깨가루 한 숟갈을 풀어 보십시오. 익숙한 고소함을 현명하게 사용하는 식탁이 오래도록 사람의 이름과 가족의 얼굴을 또렷하게 기억하는 생활의 밑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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