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중국 마스터스 듀스 접전 끝에 8강 진출!

안세영이 한숨을 돌리고 다시 올라섰다. 중국 선전에서 열린 중국 마스터스 16강에서 세계 24위 미아 블릭펠트를 2-0으로 꺾고 8강에 올랐다. 내용은 생각보다 험난했다. 1세트 막판 20-18에서 연달아 실점해 듀스까지 갔고, 20-21로 뒤지며 위기도 있었다. 그래도 여기서 평정심을 잃지 않고 3점을 내리 따내 세트를 잡았다. 이런 장면이 안세영의 강점이다. 흐름이 흔들려도 공 하나, 발 한 번 더 내딛으면서 끝내 균형을 돌려놓는다. 2세트는 11-11 동점에서 5점을 연속으로 뽑아 승부를 빨리 끊었다. 초반 고전, 중반 정리, 후반 마무리. 큰 선수의 경기 운영이었다.

이번 대회는 세계선수권 4강 탈락 이후 첫 복귀 무대다. 마음을 다잡고 다시 코트로 돌아왔는데, 첫판은 가볍게, 두 번째 판은 땀 좀 흘리며 넘어섰다. 이런 과정 자체가 좋은 신호다. 시즌 내내 우승을 쌓아온 안세영에게 중요한 건 “다시 내 리듬을 찾는 일”인데, 16강에서 그 감각이 살아났다. 무엇보다 듀스 접전에서 보여준 대응, 길게 끌지 않고, 네트 앞에서 먼저 찌르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선택이 반갑다.

8강 상대는 인도의 푸살라 신두다. 큰 체격과 직선 파워가 강점인 선수라 코스가 읽히면 골치 아프다. 키포인트는 딱 둘. 첫째, 리턴 길이를 짧게 끊어 네트 싸움을 선점할 것. 둘째, 랠리가 길어지면 템포를 바꿔 하프 스매시나 드롭으로 속도를 흔들 것. 초반부터 점수를 묶어 내면 신두의 파워 러시를 막을 수 있다.

시선은 자연스럽게 ‘결승 리턴매치’ 가능성으로도 향한다. 반대편에서 천위페이가 역시 8강에 올랐다. 두 사람이 차례로 이기면 결승에서 다시 만난다. 세계선수권의 아쉬움을 생각하면, 이번 대회는 결과 이상으로 “심리전의 복구”가 걸린 무대다. 다행히 안세영은 이미 보여줬다. 점수가 밀릴 때도 급해지지 않고, 필요한 공에서 스스로 흐름을 바꾸는 힘을. 그 힘이면, 8강·4강을 한 계단씩 밟아 결승까지 갈 수 있다.

정리하자면, 오늘 안세영은 내용이 흔들리는 순간에도 스스로 수습하며 이겼다. 기록으로 남는 건 2-0 완승이지만, 더 값진 건 “어려울 때 어떻게 버티고 이기느냐”를 다시 증명한 것이다. 여왕의 자리로 돌아가는 길은 화려하기보다 성가신 디테일로 채워진다. 안세영은 그 디테일을 다시 맞추기 시작했다. 이제 남은 건, 평소 하던 대로 빠른 발, 과감한 선택, 담백한 마무리 그걸 다음 경기에서 또 보여주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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