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30%는 술 안마셔도 걸린다고?...진짜 문제는 ‘이 음식’ 때문이라는데 [생활 속 건강 Talk]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4. 10. 6.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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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성인 3명중 1명이 환자
음주 무관한 비알코올성이
전체 지방간의 80% 차지
식이조절과 꾸준한 운동 중요
검증안된 민간요법은 자제해야

지방간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해서 관련 질환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평소 술을 안 마시는 사람일수록 지방간에 대해 더욱 무관심하다. 하지만 지방간은 장기간 방치할 경우 간경변증과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어 평소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간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고형 장기로, 다양한 역할을 한다. 신체 에너지를 관리하고 독성물질을 해독하며 담즙을 만들고 면역력과 살균작용에 관여한다. 호르몬 대사 역할도 한다. 심지어 우리 몸에서 사용되지 않고 남은 탄수화물 에너지를 중성지방 형태로 축적하기도 한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알려진 것처럼 과도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주로 걸린다. 문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다. 중성지방이 간세포에 5%이상 쌓인 상태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게도 생길 수 있다. 전체 지방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2018년 31만8325명에서 2022년 40만7719명으로 4년새 28% 증가했다. 의료계에선 국내 성인 중 30%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칼로리가 높은 음식과 맵고 짠 야식을 많이 먹을 경우 생긴다. 우리나라 전체 비만 인구의 19%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함께 앓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않다.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여성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여하는 과정에서도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 당뇨, 대사증후군 등을 앓고 있거나 간 효소 수치가 일반적이지 않을 경우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강균은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우측 상복부의 불편감과 복통, 복부 부종, 피로감, 소화불량, 식욕부진, 무기력감 등이 지속되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의심할 수 있다”며 “장기간 방치하면 만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돼 간경변과 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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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은 건강검진으로 발견해도 환자들이 이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지방간의 경우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지방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간 섬유화, 간경변증, 간암도 유발할 수 있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 중 21~26%가 8년 안에 간경변증으로 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간세포암종을 일으키는 세번째 주요 인자으로 알려져있다.

권혜미 강북삼성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은 젊은 성인에게서 갑상선암 위험도 증가시킨다”며 “알콜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 만성적인 염증 상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상승 등으로 인해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

지방간 치료의 핵심은 생활습관 교정이다. 알코올 지방간은 물론 비알코올 지방간도 음주를 제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체중도 5%이상 감량해야 한다.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한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라면 7~10%의 체중을 감량해야 간의 지방량과 염증, 섬유화가 모두 개선된다. 일주일에 3회씩 30분이상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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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인슐린 저항성 개선제, 항산화제, 지질강하제 등이 있다. 비타민E로 대표되는 항산화제 투여도 효과적이다. 만약 이상지질혈증을 동반한 경우라면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스타틴을 사용할 수 있다. 고중성지발혈증이 동반되면 오메가3를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고무적인 것은 갑상선 수용체 작용제인 ‘레즈디프라’가 비알코올성 지방간 치료제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는 점이다.

김영석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은 음식을 통해 섭취된 영양분이 첫 번째로 통과하는 관문으로 간에 해를 주는 술, 기름진 음식, 가공식품, 제대로 조리되지 않은 오염된 음식, 검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특히 농축된 것을 섭취하는 식의 민간요법은 간에 부담을 주거나 간 독성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간에 이로운 식습관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이견이 많다. 혹자는 저탄수화물·저지방 식이가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한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은 영양소의 구성 비율보다 총 에너지 섭취량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지중해식 식이’가 간 내 지방량을 감소시키고 인슐린 저항성을 크게 개선해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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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환자들 중에선 살을 빼기 위해 사우나에서 오랜 시간 땀을 흘리는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위가 동반질환을 악화시키고 심각한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김 교수는 “지방간을 ‘중년이라면 누구나 있는 질환’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며 “조기에 진단 후 치료하면 양호한 경과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방관하지 말고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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